SK건설, 'F1 풋옵션' 8개월째 표류 청구금액 1075억…전라남도 결정만 기다려
이 기사는 2011년 08월 18일 17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10월 전라남도 영암에서 열리는 ‘F1 코리아 그랑프리’ 운영의 최대 주주인 SK건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SK건설은 지난해 말 F1 운영에 대한 주식 전체와 경주장 건설을 위해 조달됐던 PF대출금에 대한 채무보증액을 전라남도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결론은 수개월이 넘도록 나지 않고 있다. SK건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F1 대회는 코앞으로 다가왔다.
SK건설은 F1 경기장 건설과 F1 운영법인 카보(KAVO) 지분에 참여하면서 전라남도와 풋옵션을 맺었다. 내용은 ‘건설투자자가 주식매도권을 청구할 경우 공공출자자(전라남도)가 인수한다’는 것. SK건설은 지난해 말 풋옵션을 행사키로 했다.
금액은 SK건설의 초기 지분 24.67%에 대한 출자금 148억원, PF 대출금에 대한 채무보증액 488억원, 지난해 카보(KAVO)의 대표 주주사였던 MBH(엠브릿지홀딩스)로부터 받은 지분의 출자금 102억원, MBH의 채무보증액 337억원 등 총 1075억원이다.
MBH는 투자처였던 금광기업이 지난해 4월 법정관리신청에 들어가면서 금융권으로부터 PF 보증채무에 대한 대책을 요구받았고, 지난해 8월 SK건설이 관련 채무보증을 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SK건설의 한 관계자는 “경기장을 짓다가 대회 운영까지 참여하게 됐다”면서 “결론이 나기가 쉽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보의 지분은 SK건설 41.67%, 전남도 28.83%, 전남개발공사 15%, 신한은행 6.67%, 농협중앙회 6.67%, 광주은행 1.16%.
전라남도 관계자는 “건설회사가 건물 다 지으면 사업에서 빠지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도 “F1 사업이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첫 F1 대회를 열었던 지난해 영업이익만 약 6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전라남도 측은 밝혔다. 운영법인인 카보(KAVO) 역시 자본금이 완전한 잠식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런 와중에 풋옵션 행사에 대한 결정은 청구한 지 8개월이 넘도록 나지 않고 있다. 카보(KAVO)의 재무제표 주석에 나온 기한 6월 30일도 넘긴 상태다.
업계에서는 원금이라도 회수하려는 SK건설 측과 매도 가격을 최소화하려는 전라남도의 입장이 상충되고 있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적절한 매도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F1 대회가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에서 빠지면 모양새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F1 대회 수익이 지난해보다는 낫지 않겠는냐는 의견도 조심스레 제기됐다. SK건설은 지난해 F1 경기장을 지으면서 1천억원이 넘는 공사 미수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 관계자는 풋옵션 문제를 두고 소송을 걸 수는 없느냐는 질문에 “카보 측에서 추가 출자 요구가 없는 만큼 새로운 손실을 본 건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워했다.
SK건설을 뺀 카보(KAVO)의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사들은 SK건설의 움직임에 크게 동요치 않는 분위기다. 전라남도는 현재 SK건설과 협상을 벌이고 있으면서도 SK건설이 대회 운영에서 빠지는 것까지 염두에 둔 모습이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SK건설을 대신할 새로운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다른 금융기관들은 역시 “SK건설보다 신용도가 낮은 회사라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SK건설 수준의 투자자라면 지금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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