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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의 밥줄, 침체 시장서 가치 부각 IB조직 최전선에서 치열한 경쟁..'영업력 + 재무 컨설팅' 뒷받침 돼야

박창현 기자공개 2011-09-05 10: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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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커버리지는 자본시장과 기업이 만나는 접점이자 소통이 이뤄지는 통로다. 그래서 커버리지가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금융 솔루션을 내놓느냐에 따라 IB 하우스의 경쟁력이 좌우된다. 국내 IB 하우스 역시 공을 들여 커버리지 조직을 꾸리고 다양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더벨은 'IB 커버리지 해부' 시리즈를 통해 주요 증권사의 커버리지 조직 현황과 특징, 전략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1년 09월 05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은행(IB) 시장은 전쟁터에 비유된다. 고지(거래 수임)를 점령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이 매일 벌어진다. 거래를 따내기 위해 역정보를 흘리고, 언론 플레이를 주도하는 등 다양한 전술이 펼쳐진다. 어제의 경쟁자에게 연합을 제안하는 대담성을 보이기도 한다. 치열한 전투에서 살아남은 승자(주관사)는 모든 것을 독식한다.

IB 내 커버리지(Coverage) 부서는 이 전장의 돌격부대다. 기업 공략의 첨병으로서 시장의 악전고투를 감내해야 한다. RM(Relationship Manager)들은 돌격대원이다. 해당 산업 영역의 선봉에 서서 치열한 수임 경쟁을 펼친다. 먹거리를 책임지는 커버리지의 활약 여하에 따라 한 해 성적이 판가름 난다 과언이 아니다.

특히 국내 자본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커버리지 역할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IB조직을 갖추고 있고, 인력 역시 상향 평준화되면서 프로덕트 엑서큐션(거래 실행) 역량 면에서는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

결국 IB조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커버리지의 서비스 품질이 시장 경쟁력의 척도가 되고 있다. 커버리지는 기업과의 대화 창구 역할을 담당하면서 일선 영업 부서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기업의 재무 컨설팅 역량이 중요시되고 있다.

기업이 가장 효과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자문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IB의 역할이다. 고객을 만족시킬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고객사의 모든 것을 꿰뚫어봐야 한다. 재무 상태와 경영 전략 등 기업의 현 상태를 완벽히 파악해야만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같은 '전문가' 임무를 바로 커버리지가 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커버리지 조직은 생각만 있다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 해당 산업이나 기업을 전담할 수 있는 인력 풀을 갖춰야 할 뿐 아니라 조직원들에게 더 많은 책임과 성과, 경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담당 RM들은 고객사에 딱 맞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채권과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구조화 상품 등 다양한 금융 상품에 정통해야만 한다. 특정 업무만 전담하고 있던 조직원들에게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아울러 주관 업무를 따내기 전까지 다른 IB와 무한 경쟁을 펼쳐야 하며, 담당 영역이 확실히 정해지는 만큼 구성원들의 고과도 명확히 구분된다. 무한 책임과 치열한 경쟁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조직인 셈이다. 그래서 커버리지 역시 사람이 중요하다.

마케팅을 주력으로 하는 커버리지와 거래 실행을 담당하는 프로덕트(Product) 조직을 분리 · 운영하는 조직 형태는 외국계 증권사에서 널리 활용되는 방식이다. 커버리지가 고객사의 니즈를 파악해 자금 조달 방식을 제안하면 해당 산업 전문가(Sector Banker/Analyst)와 프로덕트 인력이 실무 업무를 담당하는 시스템으로 딜을 진행한다.

현재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등 국내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 외국계 IB의 대부분이 커버리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가격 결정(Pricing)과 구조화(Structuring) 등 프로덕트 업무는 홍콩 등 글로벌 조직을 활용해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는 영업 범위가 넓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먼저 조직이 커버리지 조직이 갖춰졌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등 국내 대표 IB들 조차도 수년 간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야 현재의 영업 조직을 꾸릴 수 있었다.

우투는 2007년이 되서야 산업별 커버리지 조직이 갖춰졌고, 대우증권도 두 차례 실패 끝에 2008년 비로소 커버리지와 프로덕트 조직으로 완벽하게 분리됐다. 다른 중형사들 역시 최근까지도 조직 개편을 반복하며 제 몸에 맞는 커버리지 부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물론 여전히 커버리지와 거래 실행을 담당하는 프로덕트 조직의 일원화를 고수하는 IB도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딜소싱(Deal Sourcing)부터 거래 완료(Deal Done)까지 하나의 전담 조직이 담당하기 때문에 창구 이원화에 따른 의사소통 문제없이 효율적으로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금융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종합 금융 서비스의 통로가 되는 커버리지의 중요성은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영업 조직을 새롭게 꾸리고, 기존 조직 강화에 나서는 IB들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대다수의 IB들이 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최근, 우리투자증권은 다양한 거래 영역에서 연달아 거래를 수임하며 시장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놀랍게도 우투의 고객사는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바로 코오롱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코오롱의 지주사 전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우투는 담당 커버리지 조직을 발판삼아 코오롱아이넷 유상증자와 코오롱생명과학 BW 거래의 인수 및 주관사를 꿰찼다. 최근에는 IPO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코오롱패션머티리얼즈 상장 주관사로서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

침체기에 빠진 시장, 커버리지의 가치가 더 빛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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