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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내셔널의 파생상품 미스터리 거래없던 상품선도 손실 발생···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

김동희 기자공개 2011-08-30 15:27:11

이 기사는 2011년 08월 30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파생상품거래 손실을 자율 공시했다. 상품선도 거래로 인해 약 23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5월31일에는 손실규모가 196억원으로 줄었다고 정정 공시했다.

덧붙여 가격변동위험이 큰 PX(Para Xylene: 폴리에스테르 원재료) 선도거래에서 시장가격 예측에 실패,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무역이 주력사업인 만큼 환율, 상품가격 변동 위험 회피를 위한 파생상품거래 손실은 있을 수 있는 일로 보였다. 손실 규모도 크지 않아 금융시장에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문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과거 대우인터내셔널의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 어느 곳에도 상품선도 거래를 찾아 볼 수 없다.

그 동안 대우인터내셔널은 파생상품거래로 통화선도와 상품선물 거래만 보고했다.

지금까지 존재한다고 한번도 밝히지 않았던 상품선도 거래가 느닷없이 등장, 손실로 나타난 것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공시에서 "지난해까지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부외상품선도 거래 및 실제와 다른 매출과 매입거래를 발견했다"고 해명했다.

화학/석유 사업을 맡은 영업부서가 단독으로 투기목적의 PX 상품선도 거래에 나서 회사측은 알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쉽게 납득하기는 힘들다. 상품선도 규모가 작지 않은데다 거래가 1년 넘게 지속됐기 때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상품선도거래 손실은 지난해 139억원, 올 1분기 56억원을 나타냈다.

위험회피목적이 아닌 투기목적의 거래를 사업부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도 이해하기 어렵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내부적으로 위험회피목적 이외의 파생상품 거래는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학/석유 사업의 2분기 매출 감소가 상품선도 거래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화학/석유 사업 2분기 매출액은 8935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632억원, 전년동기보다 176억원 감소했다. 포스코에 인수된 이후 품목별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품선도거래 손실과의 연관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화학/석유 사업의 매출액 감소가 파생상품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지는 모르겠지만 사업위축을 초래했을 수는 있다"며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파생상품 거래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내부통제 시스템 하에서는 재무제표에 확인되지 않은 사업부서별 파생상품 거래가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학/섬유사업 부서의 단독적인 파생상품 거래가 드러났지만 아직까지 임직원 등 관련자 문책이 전혀 없었다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확인해 봐야 겠지만 파생상품 거래로 인한 임직원 문책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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