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가장 위험…운수업도 리스크관리 [여신전망 서베이②]"건설업 더 어려워질 것·해운업도 부정적"
이 기사는 2011년 09월 07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하반기에도 건설·부동산 업종에 대한 대출 제한이 이어질 전망이다. 해운·조선업 등 운수업종에 대한 리스크관리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7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 7개 은행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여신전망 서베이 결과, 은행권은 건설업을 올 하반기 중점 리스크관리 업종으로 꼽았다.
은행권의 85.7%가 건설업을 가장 리스크가 높은 업종으로 분류했다. 부동산업 및 임대업(71.4%)도 리스크관리 대상으로 지목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발업에 대한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데다 분양이 안 돼 임대업으로 돌아선 사례도 늘고 있다"며 "건설업은 2009년 이후 올해 정점에 이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침체기에 접어들 경우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모두 '쌍봉세대' 비중이 감소하면서 주택 가격이 하락추세로 돌아선 선례가 있다"며 "한국 역시 2017년부터 쌍봉세대 인구 수와 비중이 줄면서 주택 수요 감소와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쌍봉세대'는 일생 중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하는 40∼50대 베이붐 세대를 지칭하며, 부동산시장을 주도하는 세력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실적으로 건설·부동산업에 대해 여신을 제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주로 적정 프라이싱에 의한 금리정책을 통해 대출을 해줄 방침"며 "건설·부동산업종에 대한 한도관리는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개최할 정도로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경기민감 업종으로 분류되는 운수업(항공운수, 해운·조선업)도 하반기 중점 리스크관리 대상으로 꼽혔다.
항공운수의 경우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둔화 가능성으로 화물수요를 중심으로 항공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으로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 현금지출 부담 증가와 함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운수업종은 유가에 민감하기 때문에 리스크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경우 '유가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고 있다"며 "현재 유가(86달러, 9월6일 기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언제 또 급등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공 수요 및 환율변동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운·조선업종의 경우도 유럽 및 미국의 재정위기가 선박금융 위축, 해상물동량 감소 등으로 이어지면 전반적인 조선 업황의 회복시기는 더 지연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해운·조선업종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원자재 가격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과잉공급 상태로, 선주사가 선수금 지급방식을 정할 수 있는 등 바게닝파워도 쥐고 있어 조선사에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에너지 수요둔화, 가격하락이 나타나면 일반 상선의 수주 부진을 보완해 온 LNG선, 해양플랜트 부문의 업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제조업의 경우도 자동차, 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다 내수 소비가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중점 리스크관리대상에 포함됐다.
글로벌 리딩 컴퍼니인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과 같은 대기업은 감내할 수 있지만 가격민감도가 높은 내수산업은 세계경제의 침체가 지속될 경우 재무적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은행권의 설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제조업 중 원자재 가격에 민감하고 내수와 직결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한도캡을 씌워 적정 수준을 넘지 않는 한도관리를 통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상황에 따라 거액여신도 가급적 자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기변동성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에 제조업에 대한 장기예측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다만 단기적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재정적자가 심화될 경우 해외소비가 감소하는 등 국내 수출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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