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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부채의 덫'에 빠지나 재무레버리지 98년 수준..올해 3분기 외환환산차손만 7000억대

문병선 기자공개 2011-10-21 15:30:23

이 기사는 2011년 10월 21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늘을 나는 특급호텔 'A380' 5대를 포함해 올해 16대의 항공기를 새로 도입할 예정인 대한항공이 '부채의 덫(Debt Trap)'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 공격적 투자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차츰 외생변수에 민감해져 가고 있다.

지난 19일 발표된 대한항공의 3분기 실적에 따르면 2097억원의 영업이익(별도 재무제표 기준)을 올리고도 영업외 실적에서 외환환산차손실(7710억원)이 발생해 적자전환(-5444억원)했다.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려놓고 정작 불안한 외생변수 탓에 실적이 뒷걸음 한 것인데,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호전된 영업이익에 더 시선을 두는 측은 외환환산차손을 일시적 요인으로 평가절하한다. 장부상 변화이지 실현 손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실적은 높은 제트유가 및 원화약세 등 최악의 영업환경이었음을 감안하면 견조한 수준"이라며 "원화강세시 최대 수혜주로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대한항공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현금흐름으로 커버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환율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산손이 예상보다 컸다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에 무게를 두는 분석도 있다. 증권가 다른 애널리스트는 "부채가 생각보다 더 많이 늘어나 있었고 환산손도 예상했지만 예상보다도 2000억원 가량 더 많은 수치"라고 했다.

변동성이 더 커지고 있는 이유는 부채 증가와 무관치 않다.

지난 15년간 부채 추이를 보면 재무 레버리지 확대 추세가 확인된다. 재무레버리지가 확대된다는 것은 타인자본(부채) 의존도가 커진다는 것이고 이는 비용을 유발시켜 당기손익에 점점 더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한마디로 '부채의 덫'에 빠질 확률이 차츰 더 높아간다는 뜻이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말 1119%에 달했다. 이후 구조조정과 자산재평가 등 재무구조 개선 덕에 1999년말에는 135%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차츰차츰 다시 늘기 시작하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585%를 기록, 1998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말(462%)보다도 높다.

3분기에는 상반기보다 더 늘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원화, 엔화, 유로화 금융부채는 상반기에 비해 1억5000만달러 가량 감소했으나 달러 부채가 5억달러 순증해 전체 금융부채는 3분기에 상반기말 대비 3억5000만달러 순증했다.

순이자비용도 함께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3분기에만 1182억원이다. 올해 전체로는 3514억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로 가면 올해 전체로 지난해(4130억원)보다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그러나 "올해 전체로 순이자비용은 작년보다 약 6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부채가 늘어난 이유는 12대의 항공기가 올해 새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올해 전체로는 A380 5대를 포함해 총 16대가 도입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뤄두었던 항공기를 도입하면서 부채도 늘고 재무비율에 영향을 줬다.

특히 도입 항공기 상당수가 원화 자산으로 장부에 잡히는 반면 대금 지급은 달러 부채로 장부에 계상된다는 점에서 실적 변동에 더 영향을 준다. 자산과 부채의 표시 환율이 다르다보니 3분기처럼 원달러 환율이 약 10%만 평가절하되어도 영업외실적에서 7000억원 이상 손실이 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같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항공사는 많은 자산을 차입해서 조달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일시적 환율 변화로 장부상 손실이 났으나 실제 영업에서는 비용이 절감되는 등 신규 항공기 투자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체 특수한 상황 때문에 부채는 많을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재무비율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관리가 필요할 듯 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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