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7월 27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자는 주로 질문하는 일을 한다. 그런데 최근 부동산 디벨로퍼 피데스개발 관계자를 만났을 때는 평소와 달리 몇 가지 질문을 들었다. 20대인 기자에게 "20대는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커뮤니티 시설 활용을 자주 하나요. 업무와 주거공간을 분리할 수 있는 복층형 오피스텔이 나오면 살고 싶은가요" 등을 물었다.이런 질문은 연구역량에서 나왔다. 피데스개발은 2년에 한 번씩 주거공간 트렌드를 발표할 정도로 주거 문화 분석에 공을 들인다. 트렌드 조사를 맡는 R&D 센터 직원은 단순히 책상에만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미래 주거 환경에 대한 수요 조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상품을 기획하는 일이 주 업무다. 기자가 들었던 질문도 최근 트렌드 조사 결과에 대한 여러 의견을 모으기 위함이었다.
피데스개발이 미래 주거 트렌드 연구를 강조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많은 사람이 부동산 시행사는 사업 초기 분양에만 성공하면 많은 돈을 벌어들일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토지 매입과 시공사 선정, 금융권 자금 조달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 사업 특성상 이해당사자에게 지급해야 할 비용도 많다. 결국 시행사는 수분양자가 최종 잔금까지 치러야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다.
피데스개발은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 분양된 주거공간이 다 지어졌을 3~4년 후에도 수분양자가 살고 싶은 주거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가 미래 주거 공간 연구였던 셈이다.
오래된 백화점 건물을 주거형 오피스텔로 바꾼 '힐스테이트 안양 범계역 모비우스'처럼 트렌드 연구가 현실화한 사례도 있다. 피데스개발이 2017년 말 발표한 2018~2019 주거공간 트렌드에선 도심 내 노후시설이 복합 생활공간으로 교체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2018년 실제로 이 오피스텔이 청약에서 완판되며 부동산 컨버전(용도변경)의 시작을 알렸다.
이 오피스텔은 주 고객층인 맞벌이 신혼부부의 희망사항을 잘 반영한 공간 배치로도 알려져있다. 피데스개발은 출근시간 분주한 화장실 사용 패턴을 보이는 이들을 위해 두 개의 화장실을 만들고 싶었으나 중소형 평형이란 제약 탓에 하나의 화장실을 크게 만든 후 변기·세면대·샤워부스마다 칸막이를 설치해 두 사람이 사용해도 무리가 없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얼마 전 만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를 "내가 본 디벨로퍼 중 가장 학구적인 인물"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김 대표를 비롯한 학구파 경영진의 연구개발 역량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실행력이 피데스개발을 디벨로퍼 업계 선두그룹으로 이끈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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