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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FM사업부의 '재탄생' [thebell note]

김경태 기자공개 2021-09-10 08:10:07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8일 07: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건설·부동산업계를 출입할 때 취재원들에게 '국내 4대그룹 중 함께 일하기 좋은 곳이 어디냐'고 물은 적이 있다. 당시 대부분은 모 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을 파트너로 인식하고 용역에 대한 제값도 준다고 했다. 일을 추진하는 방식이나 트렌드를 배우려는 노력도 한다고 했다.

반면 박한 평가를 받았던 곳은 LG그룹이다. 과거 부동산 시장에서 보여준 행보가 영향을 미쳤다. 외부의 부동산자문사 등과 협업할 듯이 나섰다가 철회한 경우가 있었다. LG그룹을 위해 공을 들여 준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입맛만 다신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물론 LG그룹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만했다. S&I코퍼레이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옛 서브원 시절부터 부동산시설관리(FM·Facility Management) 사업부를 갖고 있다. 이름은 FM이지만 사실상 그룹사가 보유한 부동산의 관리(PM·Property Management)를 담당했다.

그룹의 식구가 있는데 계열사의 부동산 관련 업무를 다른 곳에 맡기는 건 쉽게 결정될 일은 아니었을 터다. 또 나름의 복잡한 사정이 작용해 외부와의 협업이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을 수 있다.

FM사업부 입장에서도 LG그룹은 안락한 품이었다. 내부(캡티브) 물량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어찌 보면 새로운 것보다 집안일을 잘하는 게 중요했다. LG그룹의 일원이라는 점은 임직원들에게 강력한 무형자산이기도 했다.

LG그룹이라는 큰 울타리는 FM사업부의 성장을 이루는 큰 보호막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능력을 저평가받게 한 요인이었다. 역설적으로 FM사업부를 틀 안에 가둬놓기도 했다. 안전하고 검증된, LG그룹의 평판에 해가 되지 않을 일을 잘하면 족했다. 시장에 임팩트를 줄 만한 딜에 등장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달라지고 있다. LG그룹이 FM사업부를 분할한 뒤 지분 60%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27일 진행한 예비입찰에는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대거 참전했다. 이번 매각을 두고 FM사업부 입장에서 리스크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간 쌓아온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전환점이 될거라 믿는다.

시장에서는 매각이 성사되도 LG그룹이 일정 기간 캡티브 물량을 보장할 것으로 본다.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과거에는 LG그룹의 일원이기에 조심스러워 했던 여러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유력 인수 후보로 회자되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맥쿼리 PE, IMM PE 등은 피인수기업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걸 업으로 하는 곳이다.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하는데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S&I코퍼레이션 FM사업부가 종횡무진 활약해도 전혀 기이하지 않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그들이 국내 대형 부동산 자문·투자 시장에 예상보다 영향이 큰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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