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싱크탱크 탐방/하나금융경영연구소]"현업 조직과 매칭 가능한 소팀제 전환 추진"③정중호 소장 "현안 중심 연구 지향…데이터 분석 강화해 계열사 지원"
최필우 기자공개 2023-02-07 07:20:55
[편집자주]
은행 영업점이 팔다리라면 연구소는 브레인이다. 금융권 연구소는 자료 취합 업무로 시작해 거시경제와 산업 분석 역량을 갖췄고, 이젠 CEO 아젠다를 제시하는 싱크탱크로 진화했다. 글로벌, 디지털 등 신성장동력 발굴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새 전략을 제시할 연구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권 연구소를 찾아 설립 후 현 체제를 갖출 때까지 겪은 변천사와 그룹 내에서의 역할에 대해 알아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구소는 현업 조직이 필요로하는 영역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내부 과제에 매몰되기보다 현안과 맞닿아 있는 연구를 지향한다. 가능하다면 현업 조직 구조와 매칭할 수 있는 소팀제로 조직을 개편하고 싶다."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사진)은 연구소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36년 전통을 가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조사국 역할로 시작해 거시경제 분석과 전략 컨설팅 기능을 갖췄고 이젠 현업과의 연결고리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연구소 조직 재편과 현업 시너지 강화 구상을 밝혔다.
정 소장이 고민하고 있는 소팀제는 하나금융 현업 부서와 동일한 조직 구조를 뜻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현재 전략컨설팅팀, 소비자데이터분석팀 등을 두고 한 팀에 하나의 기능을 부여하고 있다. 연구소 조직을 자산관리, 기업금융, 디지털 등 현업 조직과 동일하게 재편하면 각 팀이 각 조직에 맟춤형 컨설팅 및 데이터 분석 기능을 지원할 수 있다.
정 소장은 전통적인 연구소 기능에서 한 단계 발전을 추구하면서 조직 개편 필요성을 느꼈다. 금융지주 산하 연구소들은 보통 거시경제 분석을 핵심 업무로 하고 금융산업 동향 파악, 실적 분석, 해외 트렌드 연구에 집중한다. 이와 달리 정 소장은 그룹의 경영 전략 수립을 뒷받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략컨설팅팀을 두고 각종 전략 수립에 기여하는 게 정 소장 체제에서 두드러진 변화다. 소비자데이터분석팀의 데이터 분석 기능을 강화해 지주 및 계열사의 의사결정 수준을 높이는 것도 핵심 업무다. 하나금융 경영진도 연구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긴밀하게 소통해 연구 결과를 최대한 활용한다. 조직 재편시 이 같은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정 소장은 "하나의 연구 조직이 현업 바운더리 내에서 일해야 긴밀하게 소통하고 깊이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연구소의 제안이 현업에 100% 반영되진 않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하나카드에 데이터 분석 인력 2명을 파견한 것도 계열사 시너지 강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하나은행 CIC(Company in Company) 조직이다. 2014년 KB국민카드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계열사 간 정보 공유가 금지되자 지주에서 은행으로 적을 옮겼다. 고객 데이터의 보고인 하나카드와 시너지를 내긴 어려운 구조다. 이를 파견으로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정 소장은 데이터 분석 인력을 충원해 그룹 데이터 역량을 높이려 하고 있다. 우선 하나카드에 파견된 인력을 활용해 카드 고객 데이터를 기민하게 활용하고 협업 사례를 남겨야 한다. 이후 하나카드 뿐만 아니라 지주와 은행 현업 조직으로 데이터 관련 협업을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데이터와 관련한 연구소와 현업의 역할 재정립도 고민하고 있다. 연구소가 분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업의 미들오피스, 백오피스가 직접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연구소는 중장기에 걸친 구조적인 연구가 가능하다면 세일즈, 마케팅 지원 조직에서는 데이터를 순발력 있게 활용할 수 있다.
정 소장은 "연구원들이 연구소에만 있으면 실용적인 결과물을 내는 데 한계가 있고 현장에 있으면 구조적인 문제를 고민할 기회가 적어 다양한 경험을 할 필요가 있다"며 "데이터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조직이 확대되고 그룹 차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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