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인사 코드]하나금융, '증권 CFO' 은행 출신으로 회귀④'실무형→재무통' 전환, 초대형IB 앞두고 건전성관리 특명
최필우 기자공개 2022-12-09 07:19:36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더벨이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2일 11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은 수년간 하나증권에 증권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기용하던 관행을 깨고 은행 출신을 배치했다. 증권사 현안에 밝은 '실무형' CFO에서 하나은행 출신 '재무통'으로 변화를 줬다. 초대형 IB 진출을 앞두고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기 위한 포석이다.현재 하나증권 CFO는 박종무 경영관리그룹장 상무(사진)가 맡고 있다. 박 상무는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에 입행했다. 2009년 경영관리부 팀장에 취임해 5년 간 경력을 쌓았고 이 기간 카이스트 금융MBA를 졸업하며 재무 전문가로 거듭났다. 잠시 지점 생활을 하다 2017년 재무기획부 부장으로 재무라인에 복귀해 4년을 보냈다. 줄곧 은행에 몸담던 그는 지난해 7월 하나증권 CFO로 이동했다.

하나증권이 은행 출신 CFO를 기용한 건 5년 6개월 만이다. 변재연 전 상무는 하나금융지주 재무기획팀 팀장, 하나은행 경영기획부 부장을 거쳐 하나증권 CFO에 취임했다. 이후 하나증권 CFO는 증권 내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이상훈 전 전무의 몫이었다. 그는 뉴비즈본부장, 국제영업본부장, E-비즈니스본부장, PIB본부장 등을 맡았다. 하나증권 내 여러 현안에 밝은 '실무형' CFO였다.
은행 출신 CFO를 기용한 건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 체제의 인사 기조와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은행 CIB그룹장(부행장)이 겸직하던 IB그룹장을 증권 내부 임원인 편충현 부사장에게 맡겼다. 마찬가지로 은행 인사가 맡던 WM그룹장 자리도 강민선 WM총괄본부장을 승진 시켜 채웠다. 그룹 내에서 하나증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추세를 엿볼 수 있다.
경영관리그룹장 만큼은 은행 출신에게 맡긴 건 하나증권에 재무통 CFO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은 초대형 IB 요건을 갖추고 금융 당국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인가를 받은 후에는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한다.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당국의 눈높이를 맞춰야하는 시점이다.
증권사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값이다. NCR 비율이 높을 수록 신규 투자 및 위기 대응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NCR 비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운용의 묘가 필요한 영역이다.
하나증권 NCR은 박 상무 취임 전 하락 추세를 이어갔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연결기준으로 2017년 286.3%, 2018년 233%, 2019년 173.7%, 2020년 169.8%를 기록했다. 그가 취임한 2021년에도 159.8%로 낮아졌다. 하나증권이 해외 투자를 확대하면서 건정성 지표가 악화된 것이다.
금융 당국은 NCR이 100%를 밑도는 증권사에 경영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권고 기준까진 아직 여유가 있는 셈이다. 다만 추후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하면 NCR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발행어음 조달 자금의 50% 이상을 기업에 투자해야 해 위험액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초대형 IB 진출 전후로 NCR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박 상무에게 주어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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