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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기금 쟁탈전]계묘년 OCIO 최대 딜, 누가 가져갈까 '초미 관심'①자격심사 투명성 항목 등 변수…대형 운용사 불리

이돈섭 기자공개 2023-03-07 08:18:11

[편집자주]

고용보험기금 여유자금을 맡길 위탁운용 주간사 선정 작업이 4년만에 다시 시작됐다. 주간운용사로 선정되면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간 6조6500억원에 육박하는 고용기금 운용을 주도하게 된다. 국내 내로라하는 증권사 대부분이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 행보 확대를 위해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더벨은 이번 고용기금 주간운용사 선정 경쟁을 둘러싼 이슈를 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2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조6500억원 규모 고용보험기금(이하 고용기금) 여유자금 위탁운용 주간사 선정 과정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한국투자증권의 수성 여부다. 한국증권은 2015년 1차 고용기금 위탁 주간사로 선정된 이후 2019년 2차 위탁 주간사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올해로 8년째 고용기금 운용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증권은 올해 3차 입찰 경쟁에도 참여한다.

고용기금 주간사는 자본시장법상 투자매매업 혹은 투자중개업자 중 금융위원회에 투자일임업을 등록한 기관이 참여할 수 있어 사실상 증권사 리그로 불린다. 한국증권뿐 아니라 국내 중대형 증권사들이 대거 입찰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 간 경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고용부가 한투증권을 기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용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입찰을 진행, 같은 달 중순 1차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용기금 주간사 선정은 자격심사(정량평가)와 기술평가(정성평가)를 통해 이뤄진다. 자격심사 결과 상위 4개 업체를 대상으로 기술평가를 실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올해 6월 중 위수탁 계약을 체결해 7월부터 운용을 본격 시작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자격심사 상위 4위 안에 진입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자격심사 과정에서는 ▲재무안정성(20) ▲투명성(10) ▲운용자산(15) ▲인적자원(35) ▲운용성과(20) 등을 심사한다. 평가 결과 점수가 비슷한 경우 인적자원과 재무안정성, 운용성과, 운용자산, 투명성 항목 순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 업체를 우선 선정키로 했다.

눈에 띄는 점은 4년 전과 자격심사 구체적 평가 항목이 달라진 것이다. 투명성 항목이 대표적이다. 투명성은 기관·임직원 제재내역과 금융사고 건수·금액을 바탕으로 평가한다. 이번 고용기금 주간사 선정 과정에선 기관·임직원 제재내역에 금융위원회 중징계 여부와 고용노동부 자산운용 관련 제재 여부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해당 항목은 각각 3점과 1.5점을 차지한다. 고용기금 주간사 선정 경쟁에 참여한 증권사들 점수가 대동소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결과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해당 중징계 및 제재를 받은 업체는 손에 꼽힐 정도인 점을 들어 고용부 속내가 비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최근 3년간 금융위에서 '영업·업무 일부에 대한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받은 업체는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등이다. 이 증권사들은 감독당국으로부터 과거 일련의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가 도마 위에 올라 많게는 3개월 적게는 6개월 동안 신규 사모펀드를 판매하지 못하는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고용부 자산운용 관련 제재 부분에 해당하는 업체는 한국증권 한 곳 뿐이다. 한국증권은 2018년 고용기금 하위운용사를 선정, 대체투자 자산 일부를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상품에 투자해 82% 수준의 손실을 발생시켰다. 고용부는 한국증권의 컴플라이언스 기준이 미흡하다고 판단, 민사소송을 제기해 현재까지 법정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한국증권 측에)앞으로 제재를 가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사항으로 현재 시점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이번 투명성 평가항목에는)기준 시점에 해당하는 내용에 대해 기재하게 돼 있는 것으로 한국증권의 경우 반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고용부가 한국증권을 포함해 대형 증권사에 주간사를 맡기기 힘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고용부가 한국증권에만 해당하는 사항을 투명성 요건에 넣었다는 점은 그만큼 해당 사안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기술평가에 가더라도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자산 항목에서 펀드 판매규모 3년 평균치가 제외된 점도 눈길을 끈다. 2019년 제안서에는 일임계약자산 총액 3년 평균과 일임계약자산 총액 3년 증가율에 더해 펀드판매규모 3년 평균이 포함돼 있었지만 이번에는 일임계약자산 총액과 증가율만 들어갔다. 운용자산 전체 점수 항목도 2019년 20점에서 이번에 15점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공·사모 포함 펀드 판매 규모 상위 4곳은 미래에셋증권(76조1071억원), NH투자증권(66조1756억원), 한국투자증권(52조6859억원), KB증권(33조8009억원) 등이다. 2019년 평가 기준을 적용하면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었던 대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번 평가 기준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국증권이 자격심사를 통과해 기술평가 대상으로 오르면 이를 대체할 증권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기술평가에는 자격심사 점수가 반영되지 않는데다, 2015년 1기 주간운용사에 선정된 데 이어 2019년 2기 선정사가 돼 올해로 8년째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만큼 고용부 측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증권의 지난해 고용기금 수익률은 마이너스 0.89%였다. 2차 주간운용사로 선정된 2019년 7.06%를 시작으로 2020년 5.72%, 2021년 4.35% 등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고용기금 규모는 6조6469억원. 이에 기반한 추정 보수율은 0.0615%였다. 해당 보수율을 지난해 말 기금 규모에 단순 적용해 산출한 연보수는 약 4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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