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HDC 정상화 첫걸음]'안전주의' 만전 A1추진단, 철거 고도화 '집중'②39층 전체 철거법 윤곽, 공사 정상화 본궤도

신준혁 기자공개 2023-03-16 07:45:22

[편집자주]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났다. 사고를 초래한 HDC현대산업개발은 희생자를 위한 지원과 함께 돌아선 민심을 돌리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선 리빌딩과 신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해 정상화 작업에 고삐를 쥐었다. 자기주식 매입과 현금 배당을 통한 주주가치 높이기도 한창이다. 더벨이 경영 정상화에 첫걸음을 내딛은 HDC현대산업개발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16: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 위기의 진원지는 안전사고였다. 정상화를 위해 가장 크게 신경쓰고 있는 것도 역시 안전이다. 무엇보다 광주 학동4구역과 화정동 사고 수습과 함께 지역 민심을 달래고 기업 이미지 제고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담조직을 현장으로 파견하고 사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1현장(화정 아이파크) 리빌딩을 위해 신설된 'A1추진단'이 그 주인공이다. 사내에서 영향력이 높은 임원과 실무진 등 핵심인력 40여명으로 꾸려진 A1추진단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신뢰회복 발판 마련이란 핵심 임무를 맡아 뛰고 있다.

◇'최우선' 의미 담은 A1추진단, 완전 철거 후 재시공 돌입

13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1월 화정동 아이파크의 외벽 안정화 작업을 마쳤다. 현재 본격적인 철거작업에 앞서 유관기관과 인허가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상반기 인허가 작업을 마치고 철거에 돌입할 예정이다.

1개 층을 철거하는데 걸리는 예상기간은 약 14일로 2025년 6월께 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7년 말 준공을 목표로 '완전 철거 후 재시공'에 돌입할 방침이다.

39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 8개동을 전체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체 공정은 맨 위층부터 한 층씩 아래로 진행된다. 철거 층을 임시 가시설로 둘러싼 뒤 압쇄 중장비를 꼭대기로 올려 슬래브를 철거한다. 기둥부는 살수 작업과 함께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절단공구를 활용한 DWS공법을 적용한다.

건물 철거와 리빌딩 작업은 올해 초 신설된 A1추진단이 책임진다. A1추진단의 'A'는 알파벳 첫 글자로 신뢰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와 ‘어게인(Again)’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A1추진단은 최익훈 대표이사 부사장(CEO) 산하에서 직접 운영현황을 보고하는 방식으로 모니터링과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출범 직후 광주 지역으로 파견됐으며 철거 인허가와 설계, 공정관리 등 마스터플랜을 구축하고 외부 기술자문단과 협업 중이다.

정익희 최고안전책임자(CSO) 대표이사는 취임 후 CCTV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며 현장을 직간접적으로 점검하고 DfS(Design for Safety, 설계 안전성 검토)를 도입하는 등 기존과 다른 방식의 변화를 줬다.

박홍근 교수를 단장으로 하는 시공혁신단은 전문적 시각으로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각종 피드백을 통해 안전·품질 경쟁력을 확보한다. 이사회 내 안전보건위윈회와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고 독립적 의사결정 조직으로서 역할을 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A1추진단과 시공혁신단의 활동을 바탕으로 사고 이전 수준의 안전관리시스템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0년 말 기준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사망재해 0건'을 기록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했었다. 당시 하루 평균 2~3만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작업에서 단 1건의 중대재해도 발생하지 않은 것은 HDC현대산업개발로서도 7년 만의 기록이었다.


◇지역내 사업별 온도차, 민심 달래기 과제

HDC현대산업개발의 사고 수습에도 불구하고 광주 지역에선 이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 일단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은 점차 수습되는 분위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조합 임시총회에서 90%에 가까운 득표율을 획득하며 재신임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선 조합에 1043억원 규모의 대여금을 실행하는 등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조합은 이 대여금을 사업경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착공 예정일은 2024년 상반기다.

1년 5개월간 중단됐던 철거 공사는 지난해 11월 재개 후 작업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철거 작업은 안전을 위해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지상에서 길이가 긴 롱붐암(Long Boom Arm)를 활용해 고층부를 해체하는 방식 대신 크레인으로 철거장비를 건물 위에 올려 한 개 층씩 해체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1개 층씩 철거를 진행하고 주변 파편을 최소화했다.

화정동 아이파크 사업의 경우 사고 수습과 함께 보상안 협의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국토부와 고용부, 광주시 등과 함께 '안전실현 상생협의체'를 발족한 후 첫 회의를 개최했으나 일부 보상안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업계에선 법원의 판결이 이같은 시각 차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학동4구역 관련 1심 소송에서 징역형과 금고형의 집행유예 처분과 일부 무죄 판결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리고 사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반면 화정동 아이파크 사업의 경우 현재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주택법·건축법 위반 혐의로 형사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이다. 1심 소송에서 형사처벌 등 우발사항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법원의 판결이 나온 후 사고 대책이 확정될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철거방식에 신중을 기하는 한편 협의체를 통해 지역 주민과 인근 상인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학동 재개발사업은 조합의 신뢰를 얻어 철거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그간의 노력에 대한 지역내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앞으로도 사고 수습과 피해 보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조감도. 사진=HDC현대산업개발>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