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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미래에셋운용 "최적의 퇴직연금 운용 솔루션 제공 목표"손수진 상무 "꾸준한 트랙레코드로 시장 선점 자신"

이돈섭 기자공개 2023-03-23 08:21:0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0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시장은 보수적이다. 장기 투자를 통해 성과를 거둬야 하기에 안정적인 상품이 각광을 받고, 운용 성과가 노후생활로 직결되기 때문에 가입자도 조심스럽다. 오랜 기간 국내 퇴직연금 운용 비히클로 은행 예·적금을 비롯해 보험사 GIC, 증권사 ELB 등이 활용된 것은 이 시장 보수적 성향이 일부 반영된 결과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원리금보장형 상품에만 치우친 구조는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한다. 연 2% 수익률 남짓으로 운용되면서 일각에서는 풍요로운 노후를 위한 방주가 되기 보다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296조원 중 약 86%에 해당하는 255조원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됐다. 그 대안으로 정부는 지난해 새로운 제도를 속속 도입했다.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DB 운용 사업장에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용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을 의무화한 데 이어 DC·IRP 시장에 사전지정운용제도를 도입해 펀드 가입을 유도한 것이 대표적이다. 퇴직연금 운용 상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꾸준한 트랙레코드를 기록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손수진 WM연금마케팅부문 마케팅1본부장(상무·사진)은 이러한 변화의 선봉에 선 인물이다. 14년이라는 오랜기간 동안 퇴직연금 분야에만 집중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손 상무는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화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에서 일했다. 2010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겨 은퇴연구소와 퇴직연금마케팅 조직을 거쳐 2020년 WM연금마케팅부문 본부장을 맡았다.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 제도가 크게 개편되면서 대기업 계열사와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DB 적립금을 예·적금에서 펀드 상품으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DB 적립금 운용 결과는 기업 부채 변화로 직결된다. 적립금 운용 수익률이 직원 임금 상승률보다 낮다면 외부에 적립해야 하는 적립금 규모(부채)가 그만큼 늘어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증시가 달궈지면서 대기업 계열사와 외국인 기업을 중심으로 적립금 증시 진입이 두드러지기도 했지만, 지난해 매크로 환경 변화로 금리 수준이 크게 높아지면서 차츰 둔화하기 시작했다. 경기 움직임과 그에 따른 기업 부채 관리를 면밀히 분석해 최적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퇴직연금 마케팅 조직을 꾸려온 미래에셋운용은 그간 다양한 형태의 운용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DB 적립금 전체를 특정 펀드에 투입한 경우는 물론, 특정 지역이나 특정 업종에 속한 복수의 기업 적립금을 한데 묶어 기금화하기도 한다. 그룹 계열사 적립금을 하나로 뭉쳐 굴리는 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

부산광역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이 대표적이다. 부산버스조합은 37개 업체로 구성돼 있다. 그중 17개 업체가 조합 퇴직연금 사업자인 부산은행을 통해 미래에셋운용 펀드에 DB 적립금을 투자하고 있다. 2017년 일부 업체 DB 적립금 90억원으로 운용을 시작했는데, 나날이 수익자를 더해가면서 현재는 300억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조합은 협약을 통해 운용 컨센서스를 정해놓기도 했다. 손 상무는 "서로 이해관계가 겹치는 기업들 적립금을 모아 운용하는 경우 특정 이슈가 터졌을 때 수익자 간 협의가 원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펀드의 연 환산 수익률은 4% 안팎 수준. 작년 한 해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조합의 퇴직연금 펀드는 플러스를 유지했다.

손 상무는 "미래에셋운용에서 14년째 퇴직연금 업무에 주력하면서 보여준 일관된 운용 철학을 기업들이 인정해 주고 있다"며 "표현을 바꿔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오랜기간 퇴직연금 시장에 매달려온 결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이 현재 위탁 운용하고 있는 DB 적립금 규모는 1조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가 도입되면서 DC·IRP 시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퇴직연금 가입자에 사전지정운용제도에 참여케 하는 이른바 '옵트인(Opt-In)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퇴직연금 사업자가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220억원의 적립금을 유치했다. 그중 절반 정도가 미래에셋운용 펀드에 유입됐다.

손 상무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이벤트를 안내하자 이에 화답하듯 따라오는 고객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220억원이라는 숫자가) 의미가 있었다"며 "향후 10년간 기업에서 은퇴자들의 수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퇴직연금 시장에 쏟아지는 적립금 규모는 앞으로 급격하게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사전운용제도 상품 선정 과정에서 전 금융업계 30개 사업자 124개 포트폴리오에 32개 펀드를 공급하면서 사전지정운용제도 집중 수혜 기업 중 한 곳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손 상무는 "지금까지는 제도 개편에 따라 시장이 성장한 것이고 앞으로는 실제 연금화 작업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사전운용제도가 퇴직연금 사업자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것은 아쉽다. 사업자 포트폴리오는 위험대별로 대부분 복수의 타깃데이트펀드(TDF)로 구성돼 있는데, 여러 가지 상품들을 한데 묶어 제시하다 보니 특정 TDF가 가진 생애주기 모델 기반의 리밸런싱 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손 상무는 해외투자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 생산가능인구가 많아지는 신흥국에서 기회를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경제가 성장을 멈출 경우 자산을 매각하지 않아도 수익이 나는 상품에 주목할 수밖에 없어 부동산 자산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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