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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록코리아 감사 취임 포기…쿼드운용 '절반의 성과' 5월 임시주총서 주주활동 여부에 업계 이목 집중

이돈섭 기자공개 2023-03-24 08:17:0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쿼드자산운용이 주주활동에서 절반의 승리를 뒤늦게 맛봤다. 쿼드운용이 꾸준히 선임을 반대해 온 하이록코리아 이사회 측 추천 상근 감사 후보가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이 확정되자마자 취임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하이록코리아는 새로운 후보를 내세워 5월 초 임시주총을 개최할 예정인데, 쿼드운용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하이록코리아 정기주총에서 선임된 이준홍 신임 상근 감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감사 취임을 포기했다. 이 전 후보자는 최근 정기주총에서 임기 3년 상근 감사로 선임된 바 있다. 과거 서부산세무서장을 역임한 이준홍씨는 세무회계 해인의 대표 세무사로 일하고 있다.

현행 세무사법에 따르면 현직 세무사는 영리 법인 임원으로 종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이록코리아에 주주활동을 전개해온 쿼드운용은 정기주총 전부터 현직 세무사로 일하고 있는 이 전 후보가 신임 감사로 선임될 경우 현재 맡고 있는 세무사 업무를 중단할 것인지 여부를 회사 측에 꾸준히 문의해왔다.

하이록코리아도 정기주총 소집공고에서 이 전 후보자가 신임 감사로 선임되더라도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승인 심사결과에 따라 선임이 취소될 수 있다'는 문구를 기재하는 등 이 전 후보의 상근 감사 선임 부적합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쿼드운용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히지만 하이록코리아는 쿼드운용 측 문의에 일절 응답하지 않은 채 정기주총을 개최하고 이 전 후보자를 감사로 선임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전 후보자가 선임과 거의 동시에 취임을 포기하자 그 자리를 대체할 인물로 SC제일은행 지점장 출신인 김태석 후보자를 내세웠다. 감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은 5월 초 개최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쿼드운용이 임시주총에서 주주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 전 후보자와 같이 현행법 위반 요소가 뚜렷이 존재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와 함께 이번 감사 취임 포기로 쿼드운용이 주주활동 소기 목적을 이룬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쿼드운용 관계자는 "이 전 후보자가 현행법을 무시한다는 비판에 맞서 하이록코리아 상근 감사직을 수행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랐을 것"이라며 "임시주총 관련 주주행동의 경우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쿼드운용은 지난해 10월 '하이록코리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주주서한을 하이록코리아 측에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5개월여간 주주활동을 전개해왔다. 당시 쿼드운용 지분은 5%. 쿼드운용은 하이록코리아 지배구조와 지분거래가 불투명해 결과적으로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지적해왔다.


최근 10여 년간 하이록코리아 자기자본은 2배 이상 커졌지만 주가는 과거로 회귀해 기업 시가총액이 본질가치보다 낮은 상태가 오랜 기간 이어졌다는 게 쿼드운용 측 주장이다. 21일 현재 하이록코리아 시가총액은 약 2970억원. 쿼드운용은 하이록코리아 정상화 요건 중 하나로 독립적 감사를 선출할 것을 제안했다.

든든한 우군도 확보했다. 국민연금과 마이다스자산운용, 베어링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GVA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들이 하이록코리아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측 정관변경 안과 감사 선임 안에 반대표를 던지거나 쿼드운용 측에 의결권을 위임하면서 이번 주주활동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17일 정기주총은 5시간여에 걸쳐 진행됐고 박빙의 표대결로 치달았다. 결과는 53대 47로 쿼드운용 측이 간발의 차이로 졌다. 지분 7%가량을 들고 있는 피델리티매니지먼트가 하이록코리아 측 손을 들어준 것이 결정적 패인이었다. 패시브 전략에 주력하는 피델리티는 현상유지 선호 경향이 뚜렷하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말 하이록코리아의 최대주주는 지분 15.72%를 가진 문휴건 대표 부회장이다. 문 대표 일가족 등 특수관계인을 모두 포함하면 지분율은 41.8%로 불어난다. 같은 기간 소액주주 지분은 34.47%정도다.

쿼드운용 관계자는 "피델리티자산운용을 제외한 국내기관 전부가 쿼드운용 주주제안 안건에 찬성 의견을 냈고, 상당 수의 개인주주들도 의결권을 위임하면서 하이록코리아 측이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며 "정기주총 이후에도 그간의 주주가치 제고 활동을 꾸준하게 이어 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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