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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비교 모니터]진격의 양극재, TSR 평균이 100%급격한 주가상승이 수익률 견인, 고민되는 주주친화정책

김위수 기자공개 2023-03-30 09:26:27

[편집자주]

소액주주가 증가하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당을 확대하기도 하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실시하기도 한다. 주주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정책보다는 성장성을 통한 주가상승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곳도 있다. 어떤 기업이 실질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주주친화적 행보를 보이고 있을까. 더벨이 같은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주주환원 현황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7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시장의 침체 국면에도 올들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기업들이 있다. 2차전지와 관련된 소재를 생산하는 곳들이다. 특히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제조하는 업체들의 존재감이 시장에서 크게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올 3월 24일까지 국내 대표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코스모신소재 등 4사의 TSR(Total Shareholder Return·총주주수익률) 평균은 102%로 나타났다. TSR은 통상 1년 단위로 산출하지만 최근 치솟은 주가 변동을 반영하기 위해 기간을 늘려 계산했다.


◇TSR 176% 육박하는 양극재 업체, 어디?

양극재 업체들의 높은 TSR은 급격한 주가 상승에서 기인했다. 대표적인 고성장주인 양극재 업체들은 이미 2020년 이후 전기차 시장의 확대와 맞물려 꾸준한 기업가치 성장세를 보였다. 사실 그동안 양극재 업체들의 주가는 오를 만큼 올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1년만 놓고 보면 연초 대비 연말 시가총액이 더 낮은 양상을 띄기도 했다.

하지만 올들어 에코프로 그룹주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며 '밈(meme) 주식'화되기 시작했다. 밈 주식이란 온라인에서 소문을 타고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을 말한다. 이를 계기로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가운데 각 업체들이 테슬라 등 해외 고객사로부터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양극재 업체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주가, 배당을 더해 지난해 초부터 올 3월 24일까지 TSR이 가장 높은 양극재 업체는 코스모신소재로 나타났다. 당초 시가총액이 크지 않았던 탓에 상승흐름에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 1년 3개월여간 주가가 176% 올랐는데 별도 배당을 집행하지 않아 이 수치가 고스란히 TSR로 옮겨갔다.

에코프로비엠은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 116.6%, 총배당금 439억원 집행으로 TSR이 플러스(+) 117%로 계산됐다. 포스코퓨처엠의 TSR이 82%, 엘앤에프가 32%로 에코프로비엠을 뒤따랐다.


◇아직 미흡한 주주친화정책, 에코프로비엠 눈길

현재로서 양극재 업체들이 모두 주주환원에 적극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시장상황과 대외환경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해 높은 TSR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주주정책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곳들도 있었다.

주주친화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에코프로비엠이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지난해 중 보통주 1주당 3주를 배정하는 형태의 무상증자를 실시했다. 배당 외에 별도의 주주환원이 없는 양극재 업체에서 유일하게 실시된 주주친화정책이었다.

무상증자는 기업이 주식 대금을 받지 않고 주주들에게 주식을 추가로 나눠주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가치에는 영향이 없지만 새로 발행하는 주식만큼 유통량이 늘면서 거래가 활발해지는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또 시장에서는 무상증자가 회사의 자본여력이 충분하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인다. 때문에 무상증재는 주주 입장에서 보통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배당성향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별도 배당성향은 25%로 계산됐다. 포스코퓨처엠의 배당성향은 20%, 엘앤에프는 6%로 나타났다. 다만 양극재 업체들의 배당성향은 모두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인 27.82%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주주가치 제고 목적의 자사주 정책을 실시한 기업은 없었다. 포스코퓨처엠이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는 했으나 이는 우리사주조합 출연과 임직원 보상을 위해서였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지난해 임직원 보상 명목의 15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다.

◇"아직은 성장에 자원 집중해야 할 때"

양극재 업체와 같이 성장기에 속한 산업군의 기업들은 주주친화정책에 인색한 측면이 있다. 모든 재무적 역량을 투자에 집중해 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부적으로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주주들은 주가 상승을 최고의 주주환원으로 여기곤 한다. 주주환원이 다소 미흡하더라도 주가가 치솟은 현재 상황이 나쁠 일은 없다. 그럼에도 주주친화정책이 중요한 이유는 결국 투자자를 대하는 기업의 자세를 나타내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경영으로 얻은 수익을 투자자들과 나눌 준비가 돼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인 셈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주친화정책을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양극재 업체로서도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만큼 주주환원에 대한 고민이 크기는 하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은 투자에 자원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투자를 통한 생산능력 확대가 곧 미래의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란 설명이다.

시장이 막 성장하고 있는 지금 시점을 놓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양극재 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성장을 통해 수익 규모를 늘리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주주친화정책 확대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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