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침' 원익피앤이, 원재료 매입금 축소 불가피 유증 공시 후 주가 하락 지속, 1차 발행가 기준 조달 예상액 343억→304억
정유현 기자공개 2023-09-26 08:29:11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0일 09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장비업체 원익피앤이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꺼낸 주주배정 유상증자 카드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당초 343억원의 자금 조달을 목표했으나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가 하락한 영향에 1차 발행가가 예상보다 소폭 낮게 책정됐다. 최종 발행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주가가 급등하지 않는 한 큰 반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최근 주주배정 일반공모 증자를 추진 중인 기업 대부분이 주가 급락으로 조달 금액이 대폭 줄었지만 원익피앤이는 예상 발행가와 1차 발행가의 괴리가 큰 편은 아니다. 큰 흐름에서 지출 계획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1차 발행가액을 6080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예정발행가는 6860원이었지만 이보다 780원 낮게 산출됐다. 최종 발행가액은 1차와 2차로 나눠 산출된 가격을 비교해 결정한다. 구주주 청약 3거래일전인 다음 달 26일 2차 발행가액이 정해지면 다음날(27일) 둘 중 더 낮은 가격으로 최종 발행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1차 발행가액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최근 분위기 대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1차 발행가로 조달 금액을 계산해보면 304억원이다. 계획보다 일단 39억원 줄어든 규모다. 대주주인 원익홀딩스가 청약 100% 참여를 예고하며 사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자금 조달 성격도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지만 주주가치 희석 및 향후 유통물량 확대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주가가 힘이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원익피앤이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1만원대에 거래가 됐지만 최근 몇 달간 주가가 8000원 후반에서 9000원대에 움직였다. 지난 달 초 주가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며 16일에는 1만4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상증자를 위한 예정발행가액을 산출한 1개월 거래량 가중 산술 평균 주가는 1만1738원이었다.
8월 17일 하한가를 맞으며 1만원대로 내려 앉더니 유상증자를 공시한 8월 24일 이후에는 하락세가 지속됐다. 1차 발행가 산출 기준으로 1개월 거래량 가중산평균주가는 8817원, 1주일 거래량 가중 산술 평균 주가는 7833원으로 내려왔다.
1차 발행가 공시 전날인 18일 종가는 7770원으로 이 세 주가의 산술 평균으로 8140원이 산출됐다. 전일 종가와 산술 평균 중 낮은 금에 할인율 20%를 적용해 6080원이 나왔다. 결국 1차 발행가액이 예상가보다 약 11% 정도 낮게 산출됐다.
발행가액 산출 규정을 살펴보면 2차 발행가액이 산출되기 전까지 주가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1차 발행가액과 비교해 더 낮은 금액으로 최종 발행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발행가액을 올릴 방법이 있다. 청약일 전 과거 3거래일부터 5거래일까지 가중 산술 평균 주가의 60%가 1차 및 2차 발행가액의 낮은 가격보다 높을 경우 확정 발행가액으로 정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 청약일 전에 주가가 급등한다면 발행가액을 높일 기회는 있다.
다만 최근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 스타트업 '베르코(VERKOR)'와 배터리 활성화 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 등에도 주가가 힘을 받지는 못했다. 대규모 수주건이나 테마주로 엮이지 않는 이상 주가가 크게 움직일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조달 금액이 줄어들었지만 원익피앤이의 지출 계획은 큰 변동은 없는 상태다. 큰 틀에서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고 자금 사용 목적을 명시한 상태였다. 세부적으로는 2차전지 충방전장비 원재료를 매입할 계획이다.
장비 업종 특성상 장비를 공장에 설치하고 검수가 완료돼야 최종 잔금을 수취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현금이 필요하다. 원익피앤이는 신규 수주가 통상적으로 1년 반에서 2년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 과정에서는 자체자금을 활용해 원재료 매입 등에 대응하고 있다. 자체 자금이 많을수록 여유 있게 수주에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에 유증에 나선 것이다.

현재 엔비전 등 유럽배터리사와 지속적인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신규 고객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1회성 수주가 아닌 연속적인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수주 잔고 추이를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2281억원, 2021년 2684억원, 2022년 433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658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번 조달 받은 금액으로 4분기 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원재료 매입 규모를 키워 추가 수주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원익피앤이 측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 예정인 금액은 원재료 매입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며 "발행과 관련된 비용, 부족한 자금은 자체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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