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롯데웰푸드 vs 오리온]같은 사법리스크, 활발한 신동빈 회장·은둔한 담철곤 회장⑦[오너십&전문경영인]등기·미등기임원 대조, 전문 CEO 활용 유사
이우찬 기자공개 2023-11-21 07:17:15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6일 14:3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웰푸드와 오리온은 각각 모기업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지주회사는 최대주주 오너일가가 지배한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지주사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각각 13.0%, 28.7%다. 경영 참여 관점에서는 둘은 차이를 보인다. 신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담 회장은 미등기임원이다. 각 사 모두 동시에 전문경영인을 활용하는 점은 유사하다.두 기업은 안정적인 지배 체제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웰푸드의 9월 말 기준 최대주주는 롯데지주로 지분율은 47.5%다. 롯데알미늄과 일본 롯데홀딩스 등을 더해 특수관계인 지분은 70.2%에 달한다. 오리온 최대주주는 반기 말 기준 오리온홀딩스로 지분율은 37.4%다. 담 회장과 배우자 이화경 부회장, 장남 담서원 경영지원 상무 보유분을 더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43.8%다.
신 회장과 담 회장은 모두 법적 고초를 겪었으나 그 이후의 행보는 사뭇 다르다. 신 회장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돼 2019년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됐다. 지난해 8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담 회장은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3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신 회장은 사법 고초를 겪은 뒤에도 그룹 총수로 활발히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담 회장은 대외 활동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롯데웰푸드 대표이사로 재직한다. 올해 미국 판매법인 설립, 건과 지사 신설 승인, 사외이사 겸직 승인 등 주요 안건 처리를 위해 이사회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 판매법인 설립은 그룹 식품군 차원에서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중요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JV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과정이다. 신 회장은 올해 하반기 사장단회의(VCM)에서 "해외 사업은 불가피한 선택이다"며 "동남아시아 등 신성장 시장과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을 함께 고려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신 회장은 또 다른 식품 계열사인 롯데칠성음료 대표도 맡는다. 올초 3년여 만에 롯데칠성음료 등기임원에 복귀했다.
신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대외적으로 활발한 경영을 펼치는 것과 비교하면 담 회장은 공식 활동은 자제하는 편이다. 등기임원이 아니고 후방에서 경영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 회장은 오리온에서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을 총괄한다. 오리온홀딩스에서도 미등기임원으로 일한다. 오너로 내부 경영에 적극 관여하지만 대외 경영활동은 언론에 노출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과 비교하면 은둔한 경영자에 속한다.
담 회장은 과거 '초코파이 정(情)' 텔레비전 광고에 나올 만큼 활발한 경영을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가사가 들어간 CM송을 부른 일화도 유명하다. 다만 2010년대 초반 법적 고초를 겪은 뒤 외부 경영을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웰푸드와 오리온은 전문경영인을 쓰는 점에서 비슷하다. 우선 롯데웰푸드는 올초 이창엽 대표를 영입했다. 롯데웰푸드 창사 첫 외부 출신 CEO다. 한국P&G, 허쉬 한국 법인장, 농심 켈로그 대표, 한국코카콜라 대표 등을 거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된다.
오리온은 이마트 대표 출신 허인철 부회장이 담 회장 오너십을 위임받아 경영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상징한다. 담 회장이 2013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허 부회장 중심으로 성장 곡선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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