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은행 계열 VC 톺아보기]정훈 BNK벤처 전무 "AUM 8000억, 중견 하우스 목표"⑧14년째 투자본부장으로 재직, "내년 펀드 레이징 주력하겠다"
이기정 기자공개 2023-11-22 08:15:16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0일 14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벤처투자로 사명을 변경한 지 어느덧 3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BNK금융지주 문화에 적응하고 기 결성한 펀드 투자에 집중해왔다. 내년부터는 펀드레이징에 속도를 올려 외형 성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현재 3500억원 수준인 AUM(운용자산)을 8000억원까지 중장기적으로 늘려 중견 벤처캐피탈(VC)로 도약하겠다."최근 서울시 서초구 BNK금융센터 BNK벤처투자 본사에서 더벨과 만난 정훈 전무(사진)는 내년 회사의 AUM 증가를 위한 펀드 결성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동안 BNK금융에서 여러 도움을 받은 만큼 지주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성장에 속도를 올리겠다는 포부다.
◇통신 담당 애널리스트 출신, 대표 포트폴리오는 '에스페임탈로스·우듬지팜'
1969년생인 정 전무는 서울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했다. 정보통신부 정책연구원을 거쳐 한빛증권(현재 NH투자증권)에서 통신 분야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이어 2000년 아이벤처캐피탈에 입사한 후 CJ인베스트먼트와 한화인베스트먼트를 거쳐 2010년 유큐아이파트너스(현재 BNK벤처투자)에 합류했다.

이어 "CJ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업계 경험을 쌓기 시작했고 한화인베스트먼트 재직 시기 인연을 맺은 정홍규 전 유큐아이파트너스 대표가 같이 일을 해보자는 제안을 하면서 입사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현재 BNK벤처투자의 구성원 중 가장 근속연수가 긴 인물이다. BNK금융 자회사로 편입 시기 유큐아이파트너스 동료들이 모두 회사에 남았지만 현재는 정 전무를 제외하고 모두 회사를 떠났다.
그는 "기존 모회사였던 유니퀘스트도 물론 좋은 곳이었지만 튼튼한 자본력을 갖춘 BNK금융의 품에 안기며 기대가 많아 회사에 남기로 결정했다"며 "실제 BNK금융은 인수 후 자본금 지원 및 펀드 출자로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정 전무는 가장 기억에 남는 포트폴리오로 에스피엠탈로스와 우듬지팜을 꼽았다. 에스피엠탈로스는 유큐아이파트너스로 이직 후 처음으로 투자한 기업이고, 우듬지팜은 IPO(기업공개)를 통해 최근 엑시트를 마친 포트폴리오다.
정 전무는 "에스피엠탈로스는 투자한 기업 중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은 사례"라며 "회사의 성장성을 믿고 투자에 나섰고 우수한 회수 실적이 기대됐지만 펀드 청산 시기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중도에 엑시트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듬지팜은 최근 엑시트한 기업 중 성과보수가 나올 정도로 가장 우수한 실적을 기록한 사례"라며 "특히 중간에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상장까지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투자 철학 '적극성'..."경영자 아닌 심사역으로 오래 남고파"
정 전무는 2010년부터 줄곧 BNK벤처투자 투자1본부장 역할을 맡고 있다. 투자 부문 임원중에서는 가장 선임이기도 하다.
정 전무는 "투자 본부를 구분하고는 있지만 본부간 섹터나 업종, 투자 시점 등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며 "투자 총괄이라기보다는 선배로서 심사역들에게 조언하는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투자 철학은 '적극성'이라는 단 하나의 단어로 설명이 가능하다. 벤처투자 업종 특성상 실패를 두려워하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적극성뿐 아니라 책임감 역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는 정 전무가 후배 심사역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조금 강하게 표현하면 무조건 실패한다는 생각으로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야 한다"며 "투자를 진행한 후 문제가 생기면 피봇팅 등의 방법으로 대처가 가능하지만 투자 자체에 소극적이면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다고 심사역이 책임감 없이 투자에 나서서는 안된다"면서 "심사역은 회사 구성원이기도 하지만 본인의 트랙레코드 등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가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무는 경영자보다는 심사역으로 오래 VC업계에 남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통상 임원에 오른 후 직접적인 투자보다는 심사역 관리, 투자 총괄 등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일선 심사역이 적성에 맞다는 것이다.
그는 "역량이 닿는 한 스타트업 발굴부터 투자, 관리, 회수까지 내 손으로 하고 싶다"며 "임원에 올랐다고 다른 직원에게 심사역 업무를 맡기는 등 나태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자주 채찍질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임원 역할을 소홀히 여기는 것은 아니다. 그는 내년 펀드레이징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BNK벤처투자를 AUM 8000억원 이상의 중견 하우스로 도약시키겠다는 각오다.
정 전무는 "VC업계 한파가 지속되고 있지만 은행계열 VC는 지주 도움을 받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BNK벤처투자 역시 이같은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펀드레이징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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