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열 VC 톺아보기]BNK벤처, 중후기·팔로우온 선호...회수 성적도 '우수'④투자분야 경계 허물어 자율성 부여...사명변경 후 포트폴리오 기업 48→97곳
이기정 기자공개 2023-11-16 08:03:03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은 저마다 특색있는 투자 철학을 보유하고 있다. BNK벤처투자의 경우 유연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자율성을 보장하지만 그만큼 책임감 있는 투자문화를 선호한다. 또 투자 방식에 있어서는 팔로우온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한번 관계를 맺은 기업을 장기고객으로 확보하려는 BNK금융지주의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BNK벤처투자는 특정 산업군이 아닌 여러 분야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회수 과정에서 꾸준하게 실적을 쌓아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6년 동안 관계를 맺어온 스마트팜 기업 우듬지팜이 지난 9월 상장에 성공하면서 우수한 회수 실적을 기록했다. 이외에 바이오 벤처 지투지바이오와 배양육 스타트업 셀미트 등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투자1~3본부 운영, 지역 스타트업엔 초기투자도 적극
BNK벤처투자의 투자본부는 1본부에서 3본부까지 총 3개로 구분된다. 1본부는 정훈 전무가, 2·3본부는 허환 상무가 맡고 있다. 각 부서의 심사역은 1~4명 수준이다. 이외에 부울경벤처투자 조직에 4명의 심사역이 근무하고 있다.
특이점은 투자본부별로 투자 분야를 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VC들은 산업 영역을 기준으로 본부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투자 본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본부 내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BNK벤처투자의 경우 투자본부 전체를 하나의 팀으로 두고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심사역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심사역들이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에 있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기를 유도하는 것이다.
BNK벤처투자 관계자는 "회사가 보유한 모든 자원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투자본부별로 큰 경계를 두지 않고 있다"며 "자유로운 투자 문화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만큼 심사역들에게 책임있는 투자를 강조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팔로우온 투자가 활발한 것도 BNK벤처투자만의 특징이다. 첫 투자를 시작으로 기업이 상장하기까지 후속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투자 기업과 지속적인 관계를 쌓아 BNK금융의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선호하는 투자 시점은 초기보다는 시리즈B 이상의 중후기 라운드다. 이는 BNK벤처투자가 운용중인 펀드 가운데 초기투자와 관련한 펀드가 없는 영향이다. 다만 부울경 지역 투자에 있어서는 중후기보다는 초기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초기 투자를 주목적 투자대상으로 둔 펀드가 없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은 초기 투자에 나설 유인 요소가 없다"며 "다만 지역 투자에서는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관점에서 초기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우듬지팜·이지트로닉스 엑시트 '성공'...지투지바이오·셀미트는 기대감↑
BNK벤처투자가 보유한 포트폴리오는 총 145개다. 이중 유큐아이파트너스 시절 조성한 펀드로 투자한 기업이 48개, BNK벤처투자로 사명을 바꾼 후에는 97개의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결성했던 펀드 중에서는 주목적 투자대상이 다소 독특한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BNK 미세먼지해결 투자조합'과 '비엔케이 수산투자조합 제1호', '비엔케이-코바코 광고마케팅 투자조합'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BNK벤처투자는 1~3호의 농식품투자 펀드를 결성해 농업 분야 스타트업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BNK벤처투자의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우듬지팜 △이지트로닉스 △지투지바이오 △셀미트 등이 있다. 구체적으로 우드지팜은 BNK벤처투자로부터 2017년 첫 투자, 2020년 팔로우온 투자를 받았다. 지난 9월 우듬지팜이 스팩 상장에 나서며 7배의 멀티플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에는 이지트로닉스의 회수에 나서 멀티플 5.1배를 달성했다. 이지트로닉스 투자는 2018년 진행했다.
지투지바이오와 셀미트는 향후 회수 성과가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다. 지투지바이오의 경우 2020년과 올해 총 두차례 투자했고 셀미트에는 2020년과 2022년, 올해 총 세차례 베팅했다.
BNK벤처투자 관계자는 "우듬지팜은 스마트팜의 본질인 농작물 재배에 주력한다는 점에서 투자에 나섰다"며 "이지트로닉스는 전기차, 통신장비(5G), 방산분야 등 전방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수혜가 기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투지바이오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계약이 임박하면서 높은 가치 상승과 빠른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셀미트는 국내 배양육에 대한 최초 허가가 연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 개척자로서 입지를 굳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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