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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우리금융 vs 농협금융]1000억 파생손실에서 드러난 '운영리스크'⑧우리, 은행 중심 모니터링 한계…포트폴리오 따라 다른 리스크관리 스타일

서은내 기자공개 2023-11-24 07:19:0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2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과 우리금융은 리스크관리에서도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우리금융은 보험과 증권업 포트폴리오를 두지 않고 있어 은행을 중심으로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게 된다. 증권, 보험 포트폴리오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타 금융지주들과 비교할 때 비교적 리스크관리의 형태가 단순하다는 특성을 띠고 있다.

반면 농협금융은 해당 사업군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우리금융지주에 비해 3년 정도 빨리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았다. 농협금융은 감독원으로부터 2017년 1월 '그룹 신용리스크 내부등급법' 사용 승인을 획득했는데 우리금융은 당시 우리은행의 지주 전환 이슈가 진행 중이던 때다. 우리금융지주는 2021년 내부등급법 승인을 완료했다.

내부등급법 사용을 승인받게 되면 금융지주가 BIS자기자본비율을 산출할 때 자체적으로 설계한 리스크 모형을 활용해 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게된다. 자본비율 산출을 효율적으로 각 회사의 리스크 특성과 상황에 맞게 할 수 있게 된다. 내부등급법 승인 전까지는 감독원에서 제시한 기준값에 따라 위험을 평가하고 BIS비율을 산출해야한다.

우리금융지주의 리스크관리책임자(CRO)는 박장근 상무다. 우리은행에서 리스크총괄부장, 리스크총괄부 본부장, 본점영업부 영업본부장, 영업총괄그룹 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올해 3월부터 지주 CRO 역할을 맡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의 CRO는 강신노 부사장(농협은행 부행장)이다. 올초부터 지주 리스크관리부문장을 맡고 있으며 금융지주 홍보부장, 기획조정부장 등을 거쳤다.

왼쪽부터 우리금융지주 CRO 박장근 상무, 농협금융지주 CRO 강신노 부사장

◇ 프론트 오피스에서 헷지거래, 상호검증 어려워

은행의 경우 리스크 관리에 있어서 그 역량을 판가름 짓는 중요한 항목을 꼽으라면 신용리스크를 들 수 있다. 신용리스크는 은행이 각각의 통계 데이터 분석 평가 역량을 바탕으로 설계한 신용평가모형의 정확도에 따라 결정된다. 회사의 신용 평가모형은 시간이 흘러 실제치와 부합할수록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용리스크가 재무적 리스크의 주요 항목이라면 비재무적 리스크 중 주요한 항목은 운영리스크다. 시스템이나 인력, 프로세스 상의 요인으로 나타나는 리스크를 뜻하며 내부통제 이슈와 맞닿아있다. 운영리스크는 특히 변동성이 큰 영역이다. 변수에 대한 관리가 어렵고 미치는 어떤 충격이 가해졌을 때 그 여파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000억원대의 파생상품 손실 사례는 운영리스크가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우리은행 트레이딩부는 주가연계증권상품 관련 파생거래에서 시장가격 변동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했으며 담당 딜러가 손실 만회를 위해 헷지전략을 실행했으나 시장 변동성이 지속돼 손실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손실에 대해 리스크 전문가들은 은행의 프론트 오피스에서 하면 안되는 업무가 수행되면서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 케이스로 분석하고 있다. 또 시장리스크의 영역에서 리스크를 제대로 계산하지 못했고 그 결과 리스크에 맞는 수준으로 헷지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지주 리스크관리 담당자는 "대부분 시중은행들은 헷지같은 파생거래는 상호 검증이 가능한 프로세스를 두고 독립된 영역에서 담당하며 프론트 오피스에서는 하지 않게돼있다"며 "우리은행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며 이는 그룹 내에 증권사가 없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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