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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우리금융 vs 농협금융]금융사 지배구조 선진화, 농협은 쉽지 않은 이유는⑤옥상옥 구조 특수성, 지주 독립성 제한…임추위에 내부 인사 포함 여부도 달라

서은내 기자공개 2023-11-13 08:16:51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와는 구별되는 특수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KB금융이나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과 함께 마찬가지로 금융지주회사법의 적용을 받고 있으나 금융지주사가 그룹 지배구조에서 가장 정점에 있는 조직이 아니다.

통상 금융지주회장은 그룹의 수장으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인 반면 농협금융은 수장의 리더십 행사에 한계가 있다. 농협중앙회가 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하고 상단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장이 과감한 리더십을 보이기 어려운 환경이다.

금융지주의 거버넌스 개선은 금융업권의 오랜 과제다. 다만 농협금융은 지배구조 선진화의 수준이 타 지주들만큼 올라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고착화된 조직 자체의 관행과 특수성을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 회장 후보 면접 등 임추위 운영 미흡 국감 지적

지난 10월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농협금융지주 회장 인선을 놓고 국회의원들은 "합법을 가장한 낙하산 인사"라며 임추위 규정 개선을 요구했다. 윤병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임추위 회의록이 부실하게 기록됐으며 면접 과정에서 최종 후보들 중 1인만 면접을 진행했다는 점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윤병준 의원 측은 "헤드헌터 업체를 통해 몇몇 후보들을 받고 실제로 최종 면접은 미리 지정해 둔 1인만 면접을 진행했다"면서 "이런 점들을 볼 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규정과 절차가 투명하지 못하다고 평가되며 이에 따른 문제점 개선 사항을 반영할 것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전직 금융위원장 출신 인사는 "농협금융은 독립적 의사결정 필요성 등 지배구조와 관련해 고민이 많이 있었으며 완전한 금융기관으로 바꾸자는 얘기들도 있었지만 워낙 조직과 구성원 자체가 변화를 주기에는 만만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임추위 운영이나 그 절차에 있어서는 우리금융이 농협금융에 비해 더 선진화 수준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승계절차나 후보군 관리 등에 있어서도 투명성이 높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은 올해 금융지주 회장 인선 당시 최종 숏리스트 후보 네 명을 공개했다. 롱리스트 선정 당시 후보자 수를 언급하며 후보군 압축 시기마다 주요 정보들을 외부에 공개했다.

반면 농협금융은 최종 후보 1인 선정만을 발표했으며 후보군 압축 절차들을 일일이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거버넌스 선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련 TF가 가동 중이며 내년 중으로 지배구조 개선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농협금융도 그에 맞는 개선 방안들을 적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10월 13일 열린 농해수위 국정감사.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맨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과 중앙회 및 금융, 경제지주,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자리했다.

◇ 농협금융, 임추위에 조합 및 사내 이사진 포함

농협금융지주는 2016년 지배구조법 시행에 따라 기존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합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들었다.

현재 임추위는 세명의 사외이사와 1명의 사내이사(상임이사), 1명의 비상임이사를 포함해 총 5명의 이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함유근, 이종백, 이윤석 사외이사와 농협금융지주 CFO인 김익수 부사장(상임이사), 안용승 비상임이사까지 5인이다.

위원장은 함유근 사외이사다. 함 이사는 2021년 4월부터 농협금융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한국금융연구원 자문위원, 한국빅데이터학회 회장을 거쳤으며 현재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안용승 비상임이사는 이사회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시조합운영협의회 의장, 농협중앙회 대의원을 거쳐 현재 남서울농협 조합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농협금융의 비상임이사로 자리해왔다.

이종백 사외이사는 현재 농협금융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국가청렴위원회 위원장을 거쳤으며 현재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있다. 이윤석 사외이사는 국제경제학회 이사, 한국수출입은행 경영평가위원을 거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임추위는 사내이사, 비상임이사가 포함된 농협금융 임추위와 달리 총 6명의 사외이사로만 구성돼있다. 독립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다. 정찬형, 윤인섭, 윤수영, 신요환, 지성배, 송수영 사외이사로 구성돼있으며 지성배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성배 사외이사는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아이엠엠 대표이사,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을 거쳐 현재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정찬영 사외이사는 2019년 1월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며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포스코기술투자 사장으로로 재직한 이력이 있다.

윤인섭 사외이사는 지난해 1월 선임됐으며 하나HSBC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한국기업평가 대표이사,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을 거쳤다. 윤수영 사외이사는 키움자산운용 대표이사, 키움증권 부사장을 역임했다. 신요환 사외이사도 지난해 1월 선임됐으며 신영증권 대표이사, 고문으로 재직했다. 송수영 사외이사는 지난해 3월 선임된 인사로 현재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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