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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탈중국 로드맵]사라진 불확실성, 본격 경쟁의 시대 개막①중국 지분 25% 넘으면 보조금 제외…합작사 지분정리·공급망 다변화 과제로

김동현 기자공개 2023-12-07 08:22:30

[편집자주]

전기차 전환 흐름과 맞물려 고공행진을 하던 이차전지 업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전기차 성장세가 한풀 꺾였고 이에 따라 이차전지 및 소재 업체도 투자를 재검토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규정이 명확해지며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점차 해소되고 있다. 중국업체와의 합작사 지분 정리, 공급망 다변화, 제품 경쟁력 강화 등 이차전지·소재 업체의 주요 과제를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6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차전지 업체들은 지난해 시행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보조금 혜택을 받으며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가동하면 주어지는 보조금을 영업이익에 반영해 수천억원대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봤다.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주요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들 역시 전방시장의 수요 확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업규모를 확장할 수 있었다. 특히 흑연, 망간, 코발트 등 이차전지 주요 광물을 생산하는 중국 업체와의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다만 앞으로 북미 시장을 겨냥한 사업을 이어가려면 이 범위를 축소해야 한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할 경우 중국쪽 지분율을 25%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한 외국우려기업(FEOC) 관련 세부 규정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해당 조건을 맞추기 위해 중국 측 지분을 매입하거나 자체적인 공급망 확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베일에 감춰졌던 FEOC 기준이 명확해지며 사업자들 입장에서 불확실성은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상황이 마냥 부정적이진 않다. 미래 전기차 시장의 핵심이 될 북미를 겨냥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을 부각해야 할 시기라는 평가다.


◇자국 투자 방점 찍힌 IRA, FEOC 지분율 제한 25%

지난해 8월 시행된 미국 IRA는 대외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자국 내 고용 창출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물론 광물·원료 공급망과 전기차 시장을 쥐어 잡고 있는 중국을 겨냥하기 위한 목적도 있긴 하지만 미국 내 투자 확대에 보다 방점이 찍혀 있다.

그렇기에 국내 이차전지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보조금 혜택을 얻기 위해 북미 현지에 생산공장 투자를 결정했고 자연스럽게 제품에 들어가는 소재를 공급하는 업체들도 수혜를 누리고 있다. 다만 주요 원료 공급망을 중국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 기업과 합작사 설립을 결정하고 공동 투자를 진행 중이었다.

실제 LG화학, 포스코퓨처엠 등 양극재 업체들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사를 설립해 국내에 생산기지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에코프로는 중국 거린메이(GEM)와 손을 잡고 전구체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화유코발트, GEM 등이 보유한 한·중 합작사 지분율은 대체로 50%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FEOC 세부지침 발표로 국내 업체들은 지분율 조정에 따른 추가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의 정부가 소유·통제·관할하는 기업을 FEOC로 규정했다. 이들 기업에서 생산한 부품(2024년)이나 광물(2025년)이 들어가면 IRA 세제 혜택(최대 7500달러)을 누릴 수 없다.

특히 한·중 합작법인을 준비하던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관심사였던 FEOC 지분율 규정은 25%로 제한됐다. 당초 업계는 중국 공급망 배제가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지분율 규정이 50% 정도에서 결정될 것으로 희망 섞인 기대를 했지만 지침은 지분율 규정을 25%로 정했다. 쉽게 말해 중국 기업의 합작사 지분율이 25%가 넘으면 FEOC로 간주해 해당 합작사에서 부품·소재 등을 조달한 업체는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북미 사업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이차전지·소재 업체라면 중국 기업과의 합작사 지분율을 조정해야 한다. 아울러 이사회 의석이나 의결권 등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FEOC 기업이 25% 이상을 보유하면 안 된다. 이러한 내용의 FEOC 세부지침은 30일간의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투자 확대 불가피, 비중국 공급망 기업 부각

이미 상당 부분 투자를 진행한 기업을 비롯해 중국과 합작사 설립 초기 단계인 기업들까지 한·중 합작사 설립을 결정한 업체들의 지분 재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다 명확해진 IRA 규정을 맞추려면 중국 측 지분을 직접 인수하거나 제3자에게 넘겨야 한다. 지분을 직접 인수할 경우 투자비는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다.

LG화학의 경우 중국 화유코발트 합작사를 설립하는 가장 큰 장점으로 원재료 확보를 꼽으면서도 FEOC 규정에 따라 지분을 회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경북 구미에 양극재 생산공장을 둔 합작사 LG에이치와이비씨엠의 화유코발트 측 지분율은 49%에 이른다.

FEOC 세부지침 시행이 단기적으로는 합작사 지분율 조정이라는 과제를 줬지만 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비중국산 시장을 차지할 중요한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급망 다변화와 제품 경쟁력 강화로 국내 업체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아직 전세계적으로 선두주자가 없는 실리콘음극재 시장의 경우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 대주전자재료 등 소재 업체들이 양산을 시작했거나 생산을 앞둔 상태다. 실리콘음극재는 중국산 수입 의존도(70%)가 높은 흑연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아 비중국 광물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실리콘음극재 생산을 준비 중인 국내 기업들은 수요처인 이차전지 업체와 공급 시기를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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