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해외 JV 돋보기]LG-HY비씨엠 앞에 놓인 IRA 딜레마LG화학·중국 화유코발트 합작…양극재 '확장기', 국내 생산 뒷받침 역할

김동현 기자공개 2023-10-13 07:21:51

[편집자주]

해외 기업과 합작사(JV)를 설립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핵심 기술 확보, 비용절감, 원자재 내재화 등 여러 사업적 요소들을 고려한 끝에 양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JV를 설립·운영한다. 우리나라 후방산업을 책임지는 석유화학·소재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기술·원재료 내재화를 통해 생산 밸류체인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선진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더벨이 국내 석유화학·소재 기업의 JV 설립 배경, 전략 등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은 토요타 북미법인과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발표하며 한가지 조건을 강조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요건을 충족하는 양극재를 공급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글로벌 완성차·이차전지 업체뿐 아니라 소재 사업자에도 부여되는 북미 진출의 선결조건과도 같다.

국내외 합작사를 설립하며 양극재 생산능력을 키워가고 있는 LG화학이 IRA 충족 요건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다만 주요 협력 대상이 중국 화유그룹인 탓에 향후 합작 조건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새롭게 국내 생산을 담당하게 된 합작법인 LG-HY BCM(LG에이치와이비씨엠)이 앞으로 풀어갈 숙제이기도 하다.

◇다시 한번 손잡은 화유

2021년 말 설립된 LG에이치와이비씨엠이 처음부터 화유그룹과의 합작사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지역 상생형 일자리의 일환으로 LG화학이 경북 구미에 신설법인 LG비씨엠을 세우고 투자를 약속한 것이 그 시작이다.

당시 LG화학은 2025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해 양극재 공장을 세우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니켈, 코발트 등 원재료 조달력을 높이기 위해 화유그룹과 손을 잡았다. 화유그룹의 코발트·니켈 생산업체인 화유코발트는 자체적인 광산을 보유한 곳으로 LG화학은 중국 현지에 양극재·전구체 생산공장을 설립할 때도 화유그룹과 합작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LG화학은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을 위해 LG비씨엠 설립 다음해인 2022년 5월 화유코발트의 자회사와 구미공장에 공동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LG비씨엠은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화유코발트로부터 자금 1574억원을 조달받았고 사명도 올해 LG에이치와이비씨엠으로 바꿨다. 자연스럽게 LG화학의 보유 지분 역시 100%에서 51%로 떨어졌다.

올해부터는 화유코발트 측 인사가 이사진에 들어오며 임원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전까지는 사내이사(김우성 대표·홍상현 재무담당) 및 기타비상무이사(이향목 LG화학 양극재사업부장), 감사(정광우 LG화학 재무회계팀장) 등이 모두 LG화학 인사로 채워졌지만 지난 5월에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감사에 각 한명씩 화유코발트 인사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정비 작업을 어느 정도 마친 LG에이치와이비씨엠은 올 상반기 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아직은 가동 초기 단계이지만 지속적인 구축 작업을 통해 내년까지 6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영관리부터 생산설비, 품질관리 등 전영역에 걸친 인력도 지속해서 충원하고 있다.



◇북미 증설까지 최소 2년, 지분 조정 전망도

LG화학은 현재 세계 전역에서 양극재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에이치와이비씨엠 구미공장의 증설작업이 마무리된 시점 이후부터는 모로코(2026년·5만톤), 미국 테네시(2027년·12만톤) 등에서 새롭게 생산거점이 구축된다.

여기서 핵심은 역시 북미 현지 수요를 겨냥한 테네시 공장이다. LG화학의 단독공장으로 지어져 미국 IRA 요건에 들어맞을 뿐 아니라 생산규모 측면에서도 다른 거점의 생산능력을 압도한다.

그러나 최초 양산 개시 시점이 2025년 말로 예정된 탓에 완공 때까진 국내 공장을 통해 양극재를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LG에이치와이비씨엠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현재 가동 중인 LG화학의 양극재 공장은 청주(7만톤), 구미(내년 6만톤), 중국 우시(4만5000톤) 등이 있다. 중국 생산을 배재한 IRA 요건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청주·구미공장 물량으로 북미 수요를 소화해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국 화유코발트와 손잡아 운영되는 구미 LG에이치와이비씨엠의 지분구조는 고민거리로 남은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IRA를 발효하며 2025년부터 해외우려국가(FEOC)에서 추출·처리된 광물이 포함된 양극재는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아직 FEOC 규정이 구체화하진 않았지만 중국기업과의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에 규제가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업계에선 LG에이치와이비씨엠의 지분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LG화학은 화유그룹과 새롭게 모로코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앞으로 나오는 FEOC 규정에 따라 지분 비율을 조정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