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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나라셀라, 와인 1호 상장사 명예회복 '언제쯤'시장 성숙기, 성장세 주춤…주주가치 제고방안 '눈길'

서하나 기자공개 2024-02-26 14:26:5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6: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국내 1호 와인 유통·수입 상장사 나라셀라는 지난해 6월 코스닥 상장 이후 좀처럼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면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주가는 22일 5690원으로 전일보다 0.87%(50원) 하락한 채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해 6월 2일 상장할 당시 시초가가 1만9500원으로 공모가 2만원을 밑돌았습니다. 주가는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0월 26일엔 52주 최저가인 4550원을 찍기도 했습니다.

물론 나라셀라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말부터 약 3개월에 걸친 총 44만5683주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어느 정도 주가 방어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총 27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진 뒤 주가는 저점을 벗어나면서 6000원대를 바라보며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한 지난해 잠정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투심이 또 다시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나라셀라는 지난해 상장 이후 처음 받아든 연간 성적표에서 연결 기준 매출 약 82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역성장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약 2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감소했고 당기순손실 17억원을 내면서 적자전환했습니다.

나라셀라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열고 배당 정책을 결정해 주주가치 제고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나라셀라의 주가 부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창 호황을 누렸던 와인 시장이 다시 정체기에 접어든 탓처럼 보였습니다. 다만 복수의 시장 분석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와인 시장은 크게 침체기를 겪지 않았으며 국가별·기업별로 제각기 다른 성장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선 글로벌 1위 주류 기업인 모엣샹동(Moët & Chandon)은 지난해 상반기 샴페인 판매량이 거의 4% 감소했는데 이는 대부분 프랑스 내수시장(6.3% 하락), 수출(3.7% 감소) 등에서 기인했습니다.

반면 중국 최대 규모 와인 브랜드인 창위(Changyu)와 펜폴즈 브랜드의 경우 성장을 지속했습니다.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에 따르면 창위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약 3506억763만원(19억3447위안)으로 전년 약 19억2991위안(3506억 755만원) 대비 소폭 성장했습니다. 또한 펜폴즈는 지난해 회계연도(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 수익이 약 14.2% 증가한 약 4847억2000만원(3억6500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지난해 글로벌 와인 시장이 중국의 무역 관세와 같은 이슈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성장했고 역동적으로 움직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와인 시장의 규모는 약 57조259억원(428억9600만 달러)에 이르렀는데 직전 연도 약 54조4056억원(409억2500만 달러)보다 약 4.82% 성장했습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성적표는 대부분 좋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글로벌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골프, 명품, 와인 등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고, 국내 와인 산업도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한 풀 꺾였단 분석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고충을 겪고 있는 기업은 나라셀라 뿐만이 아닙니다. 이날 나라셀라를 포함한 '음료' 업종의 주가는 전일보다 약 0.21% 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 16곳의 기업 가운데 제주맥주(10.66%), 창해에탄올(0.43%)을 제외한 14곳의 기업이 모두 주가에 파란불을 켰습니다.

◇Market View

나라셀라는 지난해 6월 상장 이후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장 조사기관인 잉크우드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와인 시장의 성장세는 긍정적입니다. 2022년 7억2640만 리터의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08%을 거듭해 8억1427만 리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주류 전자상거래 규제 완화 움직임 역시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던 한국은 2020년 4월 스마트 오더 방식으로 제한적인 유통을 허용하고, 미성년자 주류 구입 문제에 대한 기술적·규제 보완책을 갖추는 등 주류 전자상거래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온라인 주류 판매가 금지된 국가는 한국과 폴란드 등 단 두 곳에 불과합니다.

나라셀라는 지난해 말 본격적으로 위스키 부문을 강화하겠단 의지를 보였습니다. 독립법인으로 분리됐던 위스키 사업부문 '나라스피릿'을 나라셀라로 이관하면서 나라스피릿의 위스키 사업부문과 나라셀라의 전국 유통망을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입니다.

◇Keyman & Comments

나라셀라는 두산그룹 두산씨그램에 입사한 뒤 디아지오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까지 역임한 주류 전문가 마승철 회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마 회장은 2015년 12월 나라셀라를 인수한 후 해외 와이너리를 직접 돌며 상품을 확장, 200억원대였던 매출을 작년 1000억원 이상으로 키워낸 인물입니다.

이와 더불어 오의석 나라셀라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가 나라셀라 내부에서 재무통이자 키맨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오 전무는 1993년 동부그룹(현재의 DB그룹)에 입사해 약 28년을 회계, 자금, 재무기획 업무를 맡아왔습니다. 2021년 나라셀라에 CFO로 합류해 2023년 6월 기업공개(IPO)를 이끌었습니다.

나라셀라 측은 이번 잠정 실적 발표에서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 혼술 트렌드 감소를 주요 부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와인 시장이 위축되면서 재고가 늘어나자 일부 할인 판매 등을 시행하며 판가 하락이 손익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율 상승도 이익률 저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됩니다.

오 전무는 이런 상황에서도 나라셀라가 주가 부양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오 전무는 "올해 1월부터 실적이 나아지고 있고 내부에서 IR 부문 강화에 힘쓰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라며 "3월 중 주주총회를 열고 가능한 범위 내 배당에 대해 결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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