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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신용도 하락에 난처한 이슈어 "ABS 찍어볼까"등급하향 엠캐피탈, 조달 창구 전환…리스크 절연 콘셉트로 발행 수월

양정우 기자공개 2024-02-27 07:37:1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최대출자자인 엠캐피탈이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1000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회사채 발행 리스크가 점증하자 조달 창구를 ABS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ABS의 구조는 무엇보다 기초자산과 보유기업(발행사) 간 리스크가 절연되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자산 본연의 캐시플로우와 신용도만 별도로 진단해 제값을 책정받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ABS 특유의 복잡한 구조과 재투자 위험이 부담스럽지만 발행사 신용도 리스크와 무관한 자산에 투자를 벌일 수 있다.

◇엠캐피탈 1000억 발행 'KB증권 주도'…등급하향 이슈 부각, ABS 니즈 쑥쑥

IB업계에 따르면 엠캐피탈은 KB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확정한 후 보유 자산 유동화에 나섰다. 이번 ABS의 기초자산은 대출과 할부약정, 리스계약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각종 채권과 이에 부수하는 권리다.

먼저 이들 기초자산은 신탁회사인 우리은행에 맡겨졌고 이를 기초로 1000억원 규모의 제1종 수익권과 462억원 규모의 제2종 수익권이 발행됐다. 이 가운데 제1종 수익권이 엠캐피탈제칠차유동화전문(SPC)에 양도되면서 이번 ABS의 구조가 완비됐다. 향후 리스나 할부로 의료기기, 자동차 등을 구매한 개별 채무자가 엠캐피탈에 부채를 상환하면 이 ABS의 상환 재원으로 우선 사용된다.

본래 엠캐피탈은 지난해 말을 전후해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일제히 엠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A-(긍정적)→A-(안정적)'로 하향 조정하는 난관에 부딪혔다.

무엇보다 부동산 금융 리스크에 따른 자산 건전성의 위험이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 꼽혔다. 2023년 9월 말 기준 엠캐피탈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기업 금융과 투자 금융의 비중은 55.8%에 달한다. 근래 들어 부동산 경기가 저하되는 동시에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점증한 탓에 부동산 금융과 투자 금융 등 포트폴리오의 위험 수준이 증대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규 취급 자산 가운데 거액 투자 건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도 주목을 받았다. 신용 위험의 가능성이 확대된 대목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모범관리규준의 개정으로 부동산 금융 영업자산의 건전성이 재분류된 것도 역시 위험 요인이다. 엠캐피탈의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과거 2% 수준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8.9%로 껑충 뛰었다.

이 때 구원 투수로 등장한 게 바로 ABS였다. KB증권을 필두로 주관사단과 머리를 맞댄 결과 ABS로 조달 니즈를 풀어내면 신용도 하향에 따른 발행 리스크를 덜어내는 게 가능했다. ABS의 경우 발행사 신용도와 기초자산의 위험이 절연되기에 등급 하향의 기로에 선 기업이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만한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엠캐피탈이 발행한 ABS 구조도.
◇단말기할부채 중심 국내 ABS 시장…낮은 인지도에도 니즈 중첩 시기 '기회'

국내 ABS 시장은 오랜 기간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단말기할부대금채권과 자동차할부금융채권 등이 두 축으로서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 무엇보다 ABS를 투자하려는 수요층의 저변이 넓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구조가 복잡하기에 ABS 포지션을 만들고자 경영진을 설득하는 게 번거롭다. 일반 회사채의 경우 발행사의 신용등급과 만기 등을 언급하면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나 ABS는 아직까지 생소하게 여기는 인사가 적지 않은 동시에 새롭게 설명하기도 난해하다.

더구나 ABS엔 일반적으로 콜옵션이 붙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재투자 위험을 감안해야 한다. 일반 회사채처럼 만기까지 보유하려던 와중에 가격상 유리한 시점에 유통시장에서 매각하는 것과 사정이 다르다. 투자 기관이 원하지 않는 시점에 콜옵션 행사로 투자 원금을 되돌려 받을 수 있기에 그 때마다 포트폴리오가 시장 변동성에 노출되는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그럼에도 신용도 하락에 난처한 발행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루트를 통한 자금 조달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일단 안정성이 확보된 기초자산을 갖고 있는 만큼 투자자를 상대로 금리 메리트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ABS 발행에 접근해 나가고 있다. 물론 이슈어 입장에서도 안정적 자산만 묶어 발행에 나서기에 일반 회사채보다는 조달 금리 측면에서 유리한 구조로 설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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