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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50주년' 삼성전자, 세계 1위 되찾기 다짐 경계현 사장, 주총서 '지난해 과오 인정'…차세대 기술 통한 근원적 경쟁력 확보

이상원 기자공개 2024-03-21 07:45:37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이 2~3년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례없는 메모리 업황 침체로 DS부문은 삼성전자 실적 악화의 주범이었다.

주총 내내 이어진 주주들의 질타에도 그는 피하지 않고 사업이 부족했음을 인정했다. 아울러 삼성의 반도체 출범 50주년이 되는 올해 반드시 사업을 반등시키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올해부터 실적 회복, 기흥 R&D 단지에 20조 투자

삼성전자는 20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55회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각 부문 사업 전략을 설명하는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과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을 비롯해 각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 13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사업 현황과 전략 등 주주들의 질문에 직접 답했다.

경 사장에게 가장 많은 질문이 집중됐다. 그만큼 삼성전자를 향한 주주들의 투자 무게추가 반도체의 미래 성장성에 쏠려 있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었다.

작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5년 만에 10조원 이하로 떨어진 데에는 DS부문의 부진이 컸다. DS부문은 지난해 연간 14조8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그는 "올해 전반적으로 보면 구체적인 액수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1분기에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준비를 잘 해서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부터는 훨씬 더 좋은 사업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6300억달러(약 848조원)로 2022년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그만큼 DS부문의 실적도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시장은 올해 회복세를 넘어 인공지능(AI)의 발전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2030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1조3000억달러 규모를 보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는 오픈 AI의 샘 올트먼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DS부문이 적자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는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흐름을 파악하고 새로운 기술을 선행해 도전적인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흥 캠퍼스에 건설 중인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에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입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맡을 단지다.

3월 20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주와의 대화에서 삼성전자 13명의 2024년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제공=삼성전자

◇삼성 반도체 50주년, '최고의 회사로 만들 것'

경 사장은 이날 자리에서 올해 메모리 업황의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차세대 기술을 확보하고 리더십 우위를 위한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도 중요하다. 특히 이번 경험을 토대로 경 사장은 업황을 덜 타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는 "경쟁력이 있었더라면 시장과 무관하게 사업을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며 "올해는 근본적으로 근원적인 경쟁력을 회복해서 시장에 좀 영향을 덜 타는 사업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사업은 AI 업계가 요구하는 고용량 제품을 서둘러 상용화해 시장 우위를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12나노급 32기가바이트(GB) DDR5 D램을 활용한 128기가바이트(GB) 대용량 모듈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단 적층 고대역폭메모리(HBM) 선행으로 HBM3, 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경 사장은 "D1C D램, 9세대 V낸드, HBM4 등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다시 업계를 선도하겠다"며 "HBM4는 메모리뿐만 아니라 파운더리와 시스템 LSI의 개발 역량을 총결집해 원팀으로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겠다. 상단 공정 비중을 확대하고 제조 능력 극대화로 원가 경쟁력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올해 가장 큰 목표는 파운드리의 지속 성장 가능한 사업 구조 확보다. 이를 위해 업계 최초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3나노 공정 모바일 AP 제품의 양산을 시작한다. 내년에는 GAA 2나노 선단 공정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오토모티브, RF(Radio Frequency) 등 특수 공정의 완성도를 향상시켜 4·5·8·14나노 공정의 성숙도를 높이며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DS부문은 지난해 미래를 위한 신사업으로 어드벤스드 패키지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2.5D 제품으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카바이드, 갈륨나이트라이드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마이크로 LED 기술 등을 적극 개발해 2027년부터는 시장에 참여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경 사장은 "2024년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올해는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부문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상징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사업 경쟁력 확보, 기술 리더십 강화, 신사업의 준비, 도전하는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DS를 인재가 모이는 최고의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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