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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실적부진 자회사 신설법인 이관 'IPO 정지작업' 사실상 굿·배드컴퍼니 분할, 존손법인 순손익 개선 기대

노윤주 기자공개 2024-03-26 08:26:55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11: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사업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기로 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번 분할로 관계사 주식 일부, 금융상품, 투자증권 등을 신설법인으로 승계하기로 했는데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러운 결정이다.

기본적으로 IPO 준비 작업 일환으로 보인다. 빗썸은 2025년경 IPO 추진이 예상돼 왔다. 이 경우 올해는 흑자를 실현해야 한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217억원대 순이익을 올렸지만 4분기에는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이 겹쳐 적자 전환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투자사업부문을 제외하면 흑자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IPO 주체가 될 존속법인의 재무 부담도 덜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분할은 사실상 IPO 성공율을 높이기 위해 굿컴퍼니와 배드컴퍼니를 분리한 것으로 여겨진다.

◇6월 분할 마무리 계획, 6대4 구상안

빗썸이 제출한 분할 계획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중 인적분할을 완료하기로 했다. 내달 중 주주명단을 확정하고 5월에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인적분할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주총에서 분할 안건이 통과되면 신설법인 '빗썸에이(가칭)' 등기를 6월 중 처리한다.

주총서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적다.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빗썸홀딩스로 빗썸 지분 73.56%를 보유하고 있다. 빗썸홀딩스 주주는 이정훈 전 의장 측과 비덴트 측으로 나뉘지만 이들은 사전에 인적분할건 합의를 완료했다.


이번 인적분할로 빗썸 주주들은 존속법인 빗썸과 신설법인 빗썸에이 주식을 나눠 취득하게 됐다. 두 법인 모두 비상장사이고 단순 인적분할 형태이기 때문에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빗썸에이 법인 설립 시점에 발행할 주식수는 174만3677주다. 액면가는 5000원이며 발행예정주식 총수는 1억주다. 분할 비율은 빗썸 0.588, 빗썸에이 0.411이다. 비율에 따라 나눴을 때 1주미만의 단주가 생길 경우 분할신설회사가 자사주로 취득한다.

현재 빗썸 자산총계는 2조2675억원이다. 분할 후에는 빗썸 1조7600억원, 빗썸에이 5075억원으로 나뉜다. 인적분할에 따라 빗썸은 감자차손 4129억원이 발생한다. 이익잉여금 1조1255억원이 쌓여 있었기 때문에 감자 후에도 7254억원의 자본이 남아 있다.

◇자회사 넘겨받는 신설법인, 신성장 동력 발굴 과제

빗썸이 인적분할을 결정한 배경에는 IPO가 있다. 2025년까지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는 게 목표다.

빗썸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 아닌 일반기업회계기준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다. 자회사 중 외감대상 기업도 없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는다. 이에 자회사 실적은 지분법손익으로 잡고 있다.

자회사의 적자가 빗썸 실적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고 있다. 작년 3분기에만 86억9395만원의 지분법손실이 발생했다. 누적으로는 179억원의 손실을 계상했다.

영업외손익으로 잡히는 가상자산 가치 변동과 자회사들의 부진이 상장심사 조건인 당기순이익 실현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인적분할 과정에 투자, 지주업 등을 분할 회사로 넘기기로 한 배경이다.

신설법인이 가져가는 관계기업 주식은 545억원 상당이다. 작년 3분기 중 빗썸 자회사 지분 장부가액은 978억원이었다. 신설법인의 사업 목적에는 투자업, 부동산업 등이 명시돼 있다.

관련 기업인 아시아에스테이트와 비티씨인베스트먼트, 비티씨아이제1호 2021벤처투자조합 등이 신설법인에 승계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서비스 등은 빗썸 산하에 남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분할로 장기금융상품 81억원과 장기대여금 72억원도 신설법인으로 승계된다. 대부분 자회사에게 사업 운영비 목적으로 빌려준 자금들이다. 대여금은 대손충당금이 잡히지 않는 부분만 넘기기로 했다. 금융상품이 포함된 기타제예금 2590억원, 단기금융상품 1747억원 등 유동자산 4374억원이 빗썸에이로 넘어간다.

승계하는 부채는 없다. 부채 대부분이 가상자산거래소 운영과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예수부채인 원화예치금이 대표적인 항목이다. 빗썸 부채총계는 1조346억원인데 이 중 회원예치금이 9884억원을 차지한다.

현재까지 투자 관련 자회사의 실적은 부진하다. 비티씨인베스트먼트는 작년 3분기 847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벤처투자조합은 20억원의 손실이 났다. 종전과 같은 기조로 투자를 이어간다면 신설법인의 기업가치 상승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빗썸은 법인 분할 후 존속회사의 IPO에 구애받지 않고 속도감 있게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무제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유망 포트폴리오를 편입시킨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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