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점유율 상승 핵심 '종목 경쟁성' 수수료 재수취 후에도 점유율 유지, 경쟁사엔 없는 '흥행 종목' 덕
노윤주 기자공개 2024-02-21 07:32:03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거래 수수료 유료화 이후에도 점유율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알트코인 상승세에 힘입었다. 점유율 상승 전략 중 하나로 내세웠던 공격적인 알트코인 상장의 효과가 이제서야 나타나는 모양새다.빗썸에는 월드코인, 네오핀, 핀시아, 클레이튼 등 경쟁사에 상장돼 있지 않은 종목들이 포진해 있다. 상장 직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사업 호재, 합병 이슈 등으로 가격 급등락이 이어지면서 투자 수요가 몰렸고 덩달아 빗썸도 수혜를 입고 있다.
◇20% 후반대 점유율 유지 성공
20일 가상자산 정보제공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른 빗썸의 24시간 거래량은 1조8066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수료를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한 이후 거래량이 오히려 늘였다. 빗썸은 한달여 전부터 0.04% 가량의 거래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다. 수수료가 무료였던 약 한달 전인 1월 31일 거래량은 1조3094억원이다.
빗썸은 이달 2일 거래수수료 재편 공지를 게재한 후 5일부터 수수료를 다시 받기 시작했다. 공지 이후 마지막 거래수수료 무료에 탑승해 '포인트'를 쌓으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3일과 4일 거래량이 급등했다. 4일 거래량은 4조4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단일 기준으로 보면 국내 거래소 1위 규모다.
당시와 비교하면 거래량이 일부 하락했다. 다만 일시적인 현상임을 감안하면 수수료 수취 후에도 고객 이탈이 거의 없다. 이날 기준 빗썸의 시장 점유율은 29%다. 점유율 상승 기류를 탔던 2023년 12월(27%)보다 높다.
일각에선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가 끝나면 빗썸의 거래대금이 수직 하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었다. 하지만 경쟁사에 없는 종목들의 호재가 연이어 나오면서 예상 외로 선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으로 확대한 상장 종목, 효과 나타났다
수수료 무료라는 빗썸의 파격 결정 이후 장기적 관점에서 상장 종목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업계 의견이 많았던 상황이다. 일시적 이벤트가 종료되면 고객 이탈이 줄이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전통적으로 빗썸에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과 같은 시가총액이 크고 발행기간이 오래된 메이저코인이 주로 거래됐다. 사용 연령층이 30대와 40에 몰려 있는 고객의 투자 성향도 반영됐다.
정작 가상자산 시장에서 거래량이 높은 건 20대와 30대 투자자다. 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알트코인을 부각시킬 필요성이 대두됐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업비트에 상장돼 있는 '가스(GAS)' 시세가 급등하면서 빗썸은 점유율을 순식간에 빼앗겼다. 빗썸엔 가스가 상장돼 있지 않았다. 빗썸이 이후 가스와 가스의 모체 코인 네오(NEO)를 상장한 건 지난달 31일이다.
빗썸은 업계 의견을 반영해 수수료 무료 이벤트 진행과 동시에 상장 종목 수를 공격적으로 늘렸다. 올해만 16개 코인을 신규 상장했다. 거래지원 종목을 확대해 왔고 지난해 4분기에는 23개 종목을 신규 상장했다. 경쟁사에 상장된 종목을 따라 상장하고 또 경쟁사에 없는 종목을 미리 발굴해 선점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런 상장 전략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가 끝난 후에도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가상자산 상승장과 맞물려 시너지가 나고 있다. 최근 샘 알트만 오픈AI CEO가 개발한 월드코인 가격 변동성이 발생하면서 이를 상장해둔 빗썸에 거래량이 몰렸다.
월드코인 가격은 최근 일주일 사이 190% 상승했다. 업비트에는 월드코인이 상장돼 있지 않다. 20일 기준 빗썸의 월드코인 24시간 거래량은 3303억원으로 비트코인(1920억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클레이튼과 핀시아 블록체인 합병으로 가격이 상승한 코인들도 빗썸 점유율 유지에 일조했다. 클레이튼, 핀시아, 네오핀 모두 업비트에는 없다. 빗썸 거래량 상위권 종목의 국내 거래량을 빗썸이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의 공격적 상장이 가상자산 상승장과 맞물려서 점유율 유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빗썸만의 경쟁력이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상장 종목을 늘리다 보면 부실 코인을 거르지 못할 수 있다"며 "추후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에 각 종목 프로젝트의 사업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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