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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모녀 불참, 후보자 추천부터 '삐그덕' 호통친 임종윤"한미 수준 알겠다"…등기이사 아닌 의장 권한대행에 '불신임' 선언도

화성(경기)=차지현 기자 공개 2024-03-28 14:05:44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8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의 운명을 가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이날 자리를 지킨 오너가 형제와 달리 모녀는 끝내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남은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한미의 수준을 알겠다"면서 호통을 치기도 했다. 형제와 모녀 간 갈등의 골이 돌이키기 어려울 만큼 깊어졌다는 걸 엿볼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 51회 정기 주총은 28일 당초 예정됐던 오전 9시를 3시간가량 넘긴 오후 12시 24분께 시작됐다. 많은 주주들이 참석한 만큼 의결권 집계 및 위임장 확인 절차 등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원래 주총 진행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맡았어야 했다. 하지만 송 회장이 건강상의 사유로 불참한 탓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신성재 전무이사가 직무대행자로서 총회 의장을 맡았다.

가족 간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지점은 부의안건 중 이사 선임 배경을 설명할 때였다. 신 전무이사는 한미사이언스 측 후보자를 추천한 배경을 설명한 이후 임종윤·종훈 측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안건에 대해서는 사유를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주총에 앞서 공시한 주주총회소집공고에서도 형제 측이 제안한 후보 이사진에 대한 추천 사유를 작성하지 않았다. 공시에는 "해당 후보는 주주제안에 의해 추천된 후보이므로 이사회의 추천 사유를 작성하지 않는다"고 적시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임종윤 전 사장은 즉시 화를 냈다. 그는 "한미 수준 알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격양된 어조로 자신을 포함한 나머지 이사진을 후보로 추천한 사유를 한 줄 정도 읊었다.

동생 임종훈 전 사장에 대해 소개할 땐 "한미약품에서 평생을 바친 인물로 잘 아시죠"라고 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나머지 후보자를 소개한 뒤엔 "이상 후보자들의 설명을 급조해 마치겠다"고 했다.

임종윤 전 사장 측이 신 전무이사가 직무대행자로서 총회 의장을 맡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미등기 임원이 의장을 맡는 게 적법하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임종윤 전 사장은 신 전무이사를 향해 "등기임원이 맞냐"며 "미등기 임원인데 좀전에 등기이사로 자신을 소개한 게 사기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임종윤 전 사장 측 변호인 역시 "미등기임원은 (대표이사의) 직무대행자가 될 수 없다는 고등법원 판례가 있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진행 과정을 보고 이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절차진행 적법성을 따져 의장을 불신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 정관 제36조 이사의 직무 부분을 보면 대표이사 유고 시에는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이사 순서로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이들 이사는 모두 미등기 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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