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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증권, 우발채무 줄이자 부실채권 급증⑭PF 리스크 탓 충당금 11배 증가, IB부문 11년 만에 적자전환

원충희 기자공개 2024-04-26 07:49:14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3: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은 한때 4조원이 넘던 우발채무를 매년 감축해 작년에는 2조원 밑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다만 이와 반대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위험 및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미수금 탓에 고정이하자산(부실채권)은 1년 만에 15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로 인해 기업금융(IB) 실적이 2013년 첫 공개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PF 부실리스크가 커지면서 충당금 부담이 11배 이상 증가한 게 사업부문 적자를 촉발했다. 다만 위탁매매와 세일즈&트레이딩(S&T) 실적 호조가 이를 커버했다.

◇3조 넘는 우발부채 1.9조로 감축, 부실채권 14.8배 증가

삼성증권의 2021년 말 우발부채는 4조2444억원(단순출자약정 제외)으로 별도기준 자기자본(5조9255억원)의 71.6% 수준이었다. 우발부채는 현재 채무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향후 특정상황이 발생하면 부채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인 채무를 뜻한다. 금융사와의 약정이나 매입보장 및 기타인수약정, 소송 등에 따른 잠재적 손해배상액 등으로 구성돼 있다.

건설·부동산 경기가 휘청거리면서 증권사가 PF에 제공한 각종 확약, 약정들이 우발채무로 잡혀있는데 장부에 제대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문제시됐다. 이에 삼성증권은 우발채무를 매년 줄이면서 리스크를 관리해 왔다. 2022년 말 3조1687억원에서 작년 말 1조9011억원으로 감축했다. 이제는 자기자본 대비 30% 수준까지 낮아졌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이런 가운데 부실채권 규모는 폭증했다. 2022년 말 586억원이었던 고정이하자산이 지난해 말에는 8723억원으로 14.8배 늘었다. 고정이하는 원리금 연체기간이 3개월 넘은 대출자산 등을 뜻한다. 이에 따라 충당금커버리지 비율은 220.4%에서 63.7%로 급락했다. 아직은 충당금이 부실채권 규모를 모두 감내하고도 남을 정도지만 버퍼가 상당히 줄었다.

우발부채 감축 요인 중 하나로 대출에 적용되는 순자본비율(NCR) 위험값이 완화됨에 따라 직접대출 형태로 전환된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부동산 PF 신용위험이 확대되면서 대출자산의 일부가 부실채권으로 변했다.

삼성증권의 작년 말 기준 채무보증, 대출채권, 사모사채, 펀드 등을 합산한 부동산 익스포져는 4조2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PF 관련 익스포져는 78%(3조3000억원)다. 절대적인 규모는 초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높은 축에 속하나 선별적 인수를 통해 수도권 및 주택 투자비중이 높고 해외투자 규모가 작아 포트폴리오 질적 위험이 낮은 편이다.

◇기업금융 1122억 순손실, 충당금 283억→3249억 급증

부동산 PF 리스크는 삼성증권의 IB부문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PF 등 투자은행업과 관련된 성과를 보고하는 단위인 기업금융 부문이 지난해 말 1122억원의 세전순손실(법인세차감전순손실)을 기록했다. 2013년 사업보고서에서 부문별 실적을 기재한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삼성증권의 IB부문은 2013년 50억원 세전순이익을 거둔 이래 꾸준히 실적이 성장해 왔다. 2019년 1000억원대를 돌파한 이후 2021년에는 2000억원을 웃돌며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는 1771억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하긴 했지만 순익을 유지했으나 작년에는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원인은 충당금 부담이다. 금융사는 운용하는 자산의 손실위험을 측정해 그만큼 자기 이익에서 일정분을 떼어 신용손실충당금으로 따로 쌓아둔다. PF와 CFD 미수금에 대해 거액의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이익이 대폭 줄어든 탓이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말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 기준 신용손실충당금은 3249억원으로 전년(283억원)대비 11배 이상 늘었다.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은 원리금을 받을 목적의 금융자산을 뜻하는데 예·적금, 파생상품거래 예치·증거금, 채권, 대출자산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충당금 규모가 가장 늘어난 부분은 PF 등 기타대출채권이다. 137억원(2022년 말)에서 2373억원(2023년 말)으로 1636% 증가했다.

다만 IB 외 다른 부문에서 견조학 수익흐름을 기록하면서 삼성증권 전체적으로는 호실적을 거뒀다. 위탁매매 세전순이익은 6094억원으로 전년(4129억원)대비 47.5% 늘어났고 2022년 1467억원의 적자를 냈던 S&T 부문은 지난해 채권 성과에 힘입어 세전순이익 128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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