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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ing Watch]하나증권, 등급전망 '부정적' 달게 된 배경은부동산PF·해외 대체투자가 발목 잡아, 한기평·한신평은 '안정적' 유지

김슬기 기자공개 2024-04-22 08:32:28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3: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이 최근 몇 년간 해외 대체투자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고전했던 여파가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나증권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는 등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여타 신용평가사의 경우 신중한 모습이었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하나증권의 등급 전망 변동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손실을 기록하면서 우려를 키웠다. 하나증권 전망 변동이 여타 증권사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의깊게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 나신평, 하나증권 '부정적' 평가…선제적으로 나섰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나증권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현재 하나증권의 신용등급은 AA0이며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여전히 전망을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 신용평가사 3사는 모두 계열 지원가능성을 반영, 자체 신용도 대비 1노치(notch) 높게 평가한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전망을 조정한 데에는 2023년 실적과 그간 성장을 견인해왔던 IB부문의 이익창출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하나증권은 별도 기준 지난해 2645억원 영업적자, 31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자산건전성이 추가적으로 저하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정원하 책임연구원은 "2023년 중 국내외 대체투자와 관련된 손상을 선제적으로 인식하고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고금리 장기화 등 투자환경의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투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 역시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등급 전망이 다시 '안정적'이 되려면 하나증권의 국내외 대체투자 손실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가운데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5% 이상으로 회복되어야만 한다. ROA는 2022년 0.4%, 2023년 -0.7%였다. 만약 ROA가 0.5% 이하의 저하된 수준으로 지속되거나 수익구조 안정성이 약화되면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 증권업 내 하나증권만 전망 조정…여타 신용평가사 움직임은

나이스신용평가의 하나증권 등급전망 변동은 시장에 많은 궁금증을 가져왔다. 하나증권의 적자폭이 크긴 했으나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인데다가 금융지주 계열로 모회사의 지원 여력이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부동산PF나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우려 역시 타 증권사에도 남아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비슷한 패턴으로 수익성이 저하되는 회사들이 있지만 그 폭이 아직 크지 않고 잠재부실이 보이면 다른 곳들 역시 변경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각 사별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따져 수익성을 보완할만한 버퍼가 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을 비롯, 여타 증권사에 대한 등급 전망 변동에 대해서는 다른 신용평가사들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2023년 결산실적이 모두 발표된만큼 신용평가사 3사는 회사채 장기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정기 신용평가에 돌입하는만큼 개별 기업에 대한 언급이 쉽지 않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증권업을 비롯, 캐피탈, 저축은행업권 전반이 부동산PF와 해외 대체투자 등으로 몇 년째 우려가 있었다"며 "결산실적을 바탕으로 충당금 자료를 토대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개별 회사의 등급 조정가능성에 대해 먼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 대형 증권사 전이 가능성 높지 않지만 우려는 있다

크레딧업계에서 하나증권 등급 전망 변동은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평이 나온다. 이와 더불어 하나증권 외에 종투사인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의 등급에도 주목해야 한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이슈나 지난해 적자 폭 등을 고려하면 하나증권의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금융지주 계열인만큼 지원 가능성이 높은데 신용평가사가 등급 전망을 조정할 때 이에 대한 계획을 물었을텐데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앞선 관계자는 "다른 대형 증권사로 위험이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상황을 더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걱정이 있었으나 일회성 요인으로 등급 하락을 방어했고 NH·삼성·KB증권 등은 실적이 좋았던만큼 하나증권처럼 등급 전망이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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