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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인베스트먼트는 지금]'첫 각자대표 체제’ 도입, 대형 VC 도약에 미칠 영향은①김동준 대표 키움PE 겸직 이후 변화 가속화…김대현 대표 중심 'VC'로 노선 변경

최윤신 기자공개 2024-05-02 08:38:56

[편집자주]

2018년 오너 2세인 김동준 대표이사 체제를 맞은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운용자산을 빠르게 키우며 6년만에 대형 벤처캐피탈(VC) 반열을 넘보는 하우스로 성장했다. 최근 경영 리더십 체인지와 맞물려 앞으로의 성장 전략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첫 각자대표 체제를 시작한 키움인베스트먼트의 리더십과 향후 밸류업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김대현 각자대표를 선임하며 기존 김동준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이는 지난 2018년 김동준 대표가 단독대표로 취임한 지 6년만의 리더십 변화다. 지난 2007년 한국아이티벤처투자와 합병해 현재의 키움인베스트먼트가 만들어진 이후 첫 각자대표 체제다.

오너인 김동준 대표가 부임한 이후 키움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AUM)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왔단 점에서 이번 변화가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김동준 대표가 CEO를 맡고 있는 키움PE와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과정이 본격화하는 영향이라고 바라본다.

김동준 대표는 키움PE에 집중하고,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심사역 출신인 김대현 대표를 앞세워 VC 중심 대형 하우스로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대현 대표는 취임 이후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2028년까지 AUM을 1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청산 예정인 펀드를 감안해 매년 1500억~2000억원 규모의 VC펀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2500억 AUM, 5년만에 1조 넘봐

김동준 대표는 일찌감치 다우키움그룹의 승계작업을 통해 그룹의 유의미한 지배력을 확보했다.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이머니’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다우데이타의 지분을 간접보유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이머니가 가진 다우데이타의 지분율은 31.56%로 김익래 회장(23.01%)보다 높다. 김 대표는 다우데이타 지분 6.53%를 직접 보유하기도 했다.

그룹 지배력을 확대해가던 그는 키움인베스트먼트에서 첫 대표이사 타이틀을 얻었다. 지분구조나 역할 상 그룹의 ‘핵심’이라곤 보기 어려운 회사지만 경영능력을 대내외에 입증하기 위해 걸맞은 계열사로 여긴 것으로 파악된다. 다수의 그룹 오너가 자제들이 VC에서 경력을 쌓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 행보다. 벤처투자업은 다른 금융계열사보다 더 확실히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분야로 여겨진다.

김동준 대표의 이력을 고려할 때 키움인베스트먼트의 대표 자리는 향후 그룹의 중심으로 가기에 적합한 자리로 평가됐다. 1984년생인 그는 미국 몬타비스타 고등학교와 서던캘리포니아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코넬대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삼일회계법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부터 다우기술, 다우데이타 등 그룹 내 비금융계열사에서 근무해왔다.

키움증권 등 금융계열사가 그룹의 핵심축으로 자리잡는 가운데, 벤처투자업은 산업 영역과 금융 영역에서의 인사이트를 모두 필요로하는 업으로 여겨진다. 비금융계열 경력이 많은 그가 자연스럽게 금융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교두보’가 될 수 있었다.

김동준 대표는 2018년부터 키움인베스트먼트의 대표를 맡으며 투자심사역의 역할보다는 하우스 운영에 집중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실제 키움인베스트먼트가 운영하는 펀드에 단 한번도 대표펀드매니저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투자는 전문 심사역들에게 맡기고 하우스의 전략과 펀드레이징 측면에서 역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아이티벤처투자와 옛 키움인베스트먼트의 합병으로 현재의 법인이 출범한 2007년 말 기준 총 AUM은 863억원가량이었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합병 이후 조금씩 AUM을 늘려왔지만 속도는 제한적이었다. 김 대표가 부임하기 전인 지난 2017년 말 기준 키움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은 2565억원 수준이었다.


그가 부임한 이후 키움인베스트먼트의 AUM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8년 말 3435억원, 2019년 말 4780억원, 2020년 말에는 5521억원으로 늘어나며 매년 앞자리를 바꿨다. 2021년에는 7072억원으로 퀀텀점프 하더니 2022년엔 8990억원으로 1조원을 바라보는 수준까지 늘어났다.

결성하는 펀드 규모가 대형화 된 게 가장 주효했다. 그간 키움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하는 펀드의 규모는 1000억원 미만이었는데, 김 대표 취임 이후 1000억원 이상의 펀드 조성이 본격화됐다.

시작은 PEF 계정인 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사모투자합자회사다. SKS 프라이빗에쿼티(PE)와 공동운용으로 결성한 이 펀드는 2019년 10월 1045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원스토어 투자를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펀드이자 Co-GP 펀드이긴 하지만 키움인베스트먼트의 첫 1000억원 이상 펀드로 의미가 컸다.

이후 블라인드펀드로도 1000억원을 초과하는 펀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2021년 10월 결성한 키움뉴히어로4호스케일업펀드를 1400억원 규모로 결성에 성공했다. 이듬해 결성한 키움뉴히어로5호 디지털혁신펀드는이보다 큰 1414억원 규모로 만들어졌다. 1000억원대 펀드 결성에 힘입어 AUM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멈춰 선 PE비히클, VC 펀드레이징은 가속

이런 흐름에는 지난해부터 변화가 찾아왔다. 2022년까지 매년 AUM을 키우던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말 기준 AUM이 줄어들었다. 2023년 말 기준 AUM은 약 8625억원이다. 지난해 펀드레이징이 어려운 시장상황이 지속되며 300억원 규모의 키움뉴히어로7호핀테크혁신펀드 하나만을 결성하는 데 그친 영향이다. 키움고성장가젤기업펀드(600억원)가 청산되며 AUM이 줄어들었다.

일각에선 이런 변화가 단순히 펀딩시장 환경의 영향이라고 보지 않는다. 다우키움그룹 차원에서의 ‘역할분담’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이다. 김 대표가 2021년 초 그룹 내 사모펀드운용사인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의 대표를 맡은 것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키움인베스트머트는 2020년 11월 키움히어로제4호사모투자합자회사를 결성한 이후 PE 비히클로 펀드를 결성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가 키움PE와 키움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사를 모두 맡고 있는 만큼 두 회사 간 역할을 확실히 구분했다는 추정이다.

올 초 키움인베스트먼트에 각자대표 체제가 도입된 건 이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다. 김 대표가 키움PE의 단독대표직을 유지하는 만큼 당분간은 키움PE에 그룹의 역량이 집중될 것이란 게 업계의 주된 예상이다. 실제 김동준 대표는 키움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심의위에서도 빠지고,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김대현 대표가 맡고 있다.

결제라인도 김대현 대표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현 대표는 다우키움그룹 전략경영실 출신으로 2006년 키움인베스트먼트로 넘어와 현재까지 투자 심사역으로 근무해 온 인물이다. 김동준 대표가 부임한 2018년부턴 투자1본부장을 맡아 지난해까지 투자1본부를 책임져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충분한 대형화가 이뤄졌고, 지속적인 성과도 내고 있는 만큼 김동준 대표가 심사역 출신 CEO에게 역할을 위임하고 키움PE에 집중하는 모양새”라고 봤다.

물론 그룹 내에서 키움인베스트먼트의 역할이 줄어들었다고 보긴 어렵다. 김동준 대표가 여전히 키움인베스트먼트의 각자대표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키움인베스트먼트의 성과는 여전히 김동준 대표와 연결된다. 김동준 대표는 올해 이사회에서 중임하며 3년의 임기를 추가했다. 적어도 오는 2027년 주총까지는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AUM의 변화는 역할 분담 과정에서 PE비히클 운영을 중단한 영향이다. VC 계정을 중심으로 적극 펀드레이징에 나서면 장기적으론 AUM 증가 추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올 들어 적극적인 펀드레이징에 나서며 이미 1000억원대 펀드 결성을 가시권에 둔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장기적으로는 PE 펀드가 없이 VC로만 펀드를 구상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며 “AUM이 늘어날수록 PE 계정을 키우는 다른 대형하우스와 차별화된 행보라 이목을 모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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