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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홀딩스, 오너일가 지분 매각 배경은 굳건한 지배력 이순형 회장·박의숙 부회장, 각각 18만6000주 팔아

조은아 기자공개 2024-05-02 10:26:09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그룹 오너일가가 세아홀딩스 지분 9.3%를 블록딜(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오너일가가 지주사, 그것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지분을 친인척에게 증여하거나 상속하지 않고 시장에 넘기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기존 오너일가 지분율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늘려야 한다는 판단 역시 영향을 미쳤다.

◇개인회사 에이치피피의 세아홀딩스 지분율 9.38%

30일 재계에 따르면 세아그룹 이순형 회장과 박의숙 부회장이 25일 세아홀딩스 주식 각각 18만6000주를 주당 9만6000원에 매도했다. 전체 357억원 규모로 지분율로는 4.65%씩이다.

이 회장의 지분율은 4.01%로, 박 부회장의 지분율은 6%로 각각 낮아졌다. 세아그룹 오너일가 보유 지분율도 89.98%에서 80.68%로 낮아졌다. 박의숙 부회장은 고(故) 이운형 선대회장의 부인으로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의 모친이다.

세아그룹은 현재 양대 지주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세아홀딩스는 두 지주사 중 하나로 이태성 사장이 지분 35.12%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이밖에 법인 '에이치피피'도 세아홀딩스 지분 9.38%를 들고 있다.


에이치피피는 이태성 사장이 93.2%, 이 사장의 배우자가 6.8%의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다. 이 사장과 에이치피피의 지분율에 박 부회장의 지분율 6%를 더하면 이 사장 측의 세아홀딩스 지분율은 50.5%로 여전히 50%를 웃돈다. 경영권을 이미 안정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점이 지분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운형 선대회장이 별세한 후 세아홀딩스 계열은 그의 장남인 이태성 사장이, 세아제강지주 계열은 이순형 회장과 그의 장남 이주성 사장이 지배하는 쪽으로 구도를 재정립했다.

지분 정리 역시 어느 정도는 마쳤다. 이태성 사장은 세아홀딩스의 최대주주이며 이주성 사장은 세아제강지주의 최대주주다. 현재 지분율은 21.63%며 부친 이순형 회장의 지분율은 12.56%다.

◇세아제강지주와 비교해 낮은 주가…엇갈린 주가 흐름

지분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됐기 때문에 이태성 사장에게 세아홀딩스 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것 역시 반갑지 않다. 이 역시 오너일가가 지분을 시장에 내놓은 결정적 이유로 보인다.

2018년 세아그룹이 양대 지주사 체제를 구축한 이후 두 회사의 실적과 주가 등 경영성과는 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이태성 사장과 이주성 사장 두 동갑내기 사촌의 경영능력을 살펴보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아홀딩스가 특수강, 세아제강지주가 강관으로 양사 주력제품이 서로 다르지만 큰 틀에서 철강이라는 업종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때문에 과거에는 양사 실적과 주가 추이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2021년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양쪽의 희비가 엇갈렸다. 세아제강지주가 수익성 측면에서 한층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이 흐름이 그대로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세아홀딩스는 자회사들을 통해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용 특수강을 개발하고 고객사를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2021년 매출 6조55억원, 영업이익 3082억원을 내며 영업이익률 5%를 넘어섰다. 그러나 2022년과 2023년 영업이익률은 각각 2.9%, 3.1%로 다시 뒷걸음질했다.

반면 세아제강지주는 수익성 방어를 넘어 '고공행진' 중이다. 영업이익률이 2021년 10.5%, 2022년 14.3%까지 높아졌으며 지난해는 다시 15.1%까지 높아졌다. 세계 각국의 에너지 개발이 본격화하자 세아제강지주는 부가가치가 높은 에너지용 강관의 수출을 늘려 나갔다. 여기에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출이 제재되면서 다른 에너지 보유국들의 자원 개발 심리에 더욱 불이 붙었다.

세아홀딩스 시가총액은 현재 4500억원 안팎을 오가는 중이다. 3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세아제강지주는 설립 초기와 코로나19 진입기, 2021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세아홀딩스보다 시총이 낮았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세아홀딩스의 시총을 앞선 뒤 꾸준히 격차를 벌리는 추세다. 최근 시총은 9500억원대까지 늘어나면서 세아홀딩스를 2배 이상 앞서고 있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율이 워낙 높다 보니 주식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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