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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철강, 올해는]'불황 속 선방' 세아그룹, 또 이겨낼까④고객사 재고조정으로 불안한 출발…지속되는 수주 소식은 호재

이호준 기자공개 2024-01-15 10:38:33

[편집자주]

원재룟값, 공급과잉, 그리고 수요. 이 모든 요소가 한 번에 악화한 분야도 아마 드물 것이다. 코로나 이후 경기 회복 국면에서 많은 수익을 낸 철강 업계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시황 부진 속에 가장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눈여겨볼 건 안타까운 악재를 겪는 이곳이 '탈탄소'에 여념이 없는 업계라는 것. 사업 재편에 갈 길이 먼 철강사들이 또 다른 험난한 여정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강 업계는 갖은 역경 속에서도 자신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더벨은 국내 대표 철강사들의 현상황을 짚고 그 안에서 의미와 과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그룹의 양대 축인 세아홀딩스(특수강)와 세아제강지주(강관)는 지난해 철강 시황 부진에도 3분기까지 전년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주가도 어두운 대외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동반 상승하며 충분히 선방한 한 해를 보냈다.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이 수요 부진으로 고전한 가운데 나온 기록이여서 더욱 빛났다. 주요 수요처들의 재고조정 움직임으로 올해 출발은 다소 좋지 않지만, 세아그룹은 신규 수주,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상황을 반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특수강·강관 모두 웃었다…시장 존재감도 '확대'

세아그룹은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 두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 중이다. 세아홀딩스는 특수강(특수 열처리를 해 강도 등을 향상시킨 철강) 사업에, 세아제강지주는 강관(원형 형태로 내부가 비어있는 철강 제품)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두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성장했다. 세아홀딩스의 핵심인 세아베스틸지주는 작년 3분기 연결 기준 199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60%가량 증가한 수치다. 자동차 생산 호조로 제품 믹스가 개선된 덕이 컸다.

세아제강지주의 숫자는 더 좋았다. 핵심 계열사인 세아제강이 작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조4235억원, 1875억원을 올렸다. 최대 규모 실적인 전년 동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원유 시추가 늘면서 유정용 강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단위: 백만원)

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11일 기준 수익성 측면에서 비교우위의 성과를 낸 세아제강지주의 시가총액은 1년 전에 비해 40% 증가한 9713억원이다. 이날 세아홀딩스의 시가총액 역시 42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 증가한 상황이다.

시황 부진 속에서 세아그룹만큼은 과실을 챙긴 셈이다. 특히 지난해 특수강 사업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강관 사업은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석유회사 아드녹와 수주 소식이 거론·확정되는 등 대외적으로 사업 존재감도 커졌단 평가다.

◇출발은 불안하지만…'사업 확대·신규 수주' 지속

다만 올해는 출발이 다소 좋지 않다. 상반기까지 선적 지연 이슈, 미국 유정관 수요 하락 흐름이 예고돼 이 기간 제품 판매 수입이 작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업황 흐름도 이어져 주요 수요처들의 재고조정 가능성도 높아졌다.

작년 하반기부터 신호가 감지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지주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0% 감소한 290억원으로 추산된다. 세아제강의 영업이익 역시 시장 기대치(470억원)를 하회한 382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반등을 준비하는 과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세아그룹의 양대 사업군은 현재 신규 시장 개척을 예고한 상태다. 세아베스틸지주의 경우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이 상반기 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스테인리스 무계목 강관 공장 건설을 마무리한다.

작년 초 세아창원특수강과 아람코와의 합작법인 ‘SGSI’의 사우디 스테인리스 무계목 강관공장 착공식

결실이 나온 곳도 있다. 세아제강은 500억원을 들여 작년 상반기에 풍력 하부구조물 핀파일 제조를 위한 롤벤더 1기와 후처리 설비 증설을 마쳤다. 최근 자회사인 세아윈드가 영국에서 관련 공급 계약을 따냈는데 수주 규모만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특수강 사업은 올해가 고부가가치 쪽의 경쟁력을 갖추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강관 사업은 단기적으로는 주춤하겠으나 미국 내 에너지용 강관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보이는 2분기 이후부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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