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은행권 신경쟁 체제]지방 맹주 BNK, 공격받는 '부울경' 벨트 사수 전략은⑫지역 내 중견·중소기업 유대 강화 총력…수도권 진출해 리테일 공략

고설봉 기자공개 2024-05-09 12:54:18

[편집자주]

은행권 신경쟁 체제가 도래했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과 상생금융, ELS 사태 등 여러 이슈를 겪으면서 영업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 이 과정에서 은행간 이슈 대응 전략에도 미묘한 차이가 발생했다. 위기를 기회로 성장세에 올라탄 은행이 있는 반면 수세적으로 시장을 관망하면서 성장성이 저하된 곳도 있다. 그 결과 은행간 순위 경쟁의 판도도 미세하게 바뀌고 있다. 올해 은행권 경쟁은 또 다른 전기를 맞았다. 새로운 경쟁체제가 마련된 은행권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그룹 산하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은 부산과 울산, 경남 일대 제조업 벨트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조선과 석유화학, 자동차, 전자 등 다양한 제조업 기반이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만큼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저변을 확대해왔다.

더불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리테일영업에서도 꾸준히 성장했다. 부울경은 수도권에 이은 국내 최대 인구밀집 지역으로 리테일 영업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기업금융과 연계한 개인금융 강화로 수익성이 확대되는 등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BNK금융의 부율경 지역에서의 위상이 도전받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기업금융 강화를 앞세워 부울경 지역 공략에 나서고 있다. 또 핀테크 발달로 리테일 영업도 특정 지역 및 시간에 구애받이 않는 만큼 다양한 은행들과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BNK금융의 은행업 기반 '부울경' 국가산단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주 무대인 부울경 권역은 전국 최대 규모 산업기반시설이 조성돼 있는 곳이다. 부산 서부권에 집중된 녹산지구와 명지지구 국가산업단지부터 시작해 김해를 거쳐 창원국가산업단지까지 제조업 벨트가 이어진다. 또 울산에는 온산과 미포 국가산업단지가 대규모로 조성돼 있다.

더불어 부울경 지역은 동해와 남해 등으로 이어지는 국내 최대 규모 항만시설이 구축돼 있다. 이에 따른 물류 인프라도 많다. 부산에는 부산신항을 중심으로 배후국제산업물류도시 등이 조성돼 있다. 울산에는 울산항과 울산신항 등 항만과 연계한 물류업이 성업 중이다.

이러한 탄탄한 기업금융 기반을 통해 그동안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성장해왔다. 실제 부산은행의 실질총자산(평잔)은 2019년 말 52조5256억원에서 2023년 말 69조2303억원으로 31.80% 성장했다. 같은 기간 경남은행 총자산은 29조171억원에서 50조1169억원으로 28.45% 성장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실질총자산을 합산하면 2023년 말 기준 126조3875억원으로 불어난다. NH농협은행에 이어 국내 20개 은행 가운데 7번째로 많은 규모다.

자산 성장에 따른 순이익 극대화도 이뤄졌다. 2019년 2747억원 수준이던 부산은행 순이익은 2023년 3831억원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경남은행 순이익은 1824억원에서 2460억원으로 커졌다. 두 은행의 순이익을 합산하면 2023년 기준 6291억원으로 불어난다.


◇공격받는 부울경 기업금융…수도권 확대로 맞불

부울경 내 탄탄한 기업금융과 그와 연계한 리테일 영업을 활성화 하며 성장가도를 달려왔던 BNK금융의 은행업은 최근 도전에 직면했다. 시중은행들이 기업금융 강화를 목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나 부울경 등 지방금유의 텃밭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국가산단이 밀집한 부울경 벨트는 시중은행 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기업금융을 확대하기 적합한 곳이다. 더불어 기업금융과 연계한 급여이체 등 활동성고객 수를 늘리며 리테일 영업을 강화하는데도 안성맞춤이다.

실제 2024년 순이익 1등을 목표로 하는 우리은행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기업 특화센터를 개설하며 부울경을 타깃으로 영업을 확장 중이다. 인천과 안산 등 수도권에이어 창원, 부산 등 국가산단에 센터를 개소해 영업반경을 넓히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몇 년 지방 영업을 통해 기업금융을 확대해왔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부울경 지역 중견기업 오너들을 만나 영업을 펼치면서 자산을 늘려왔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영업조직을 개편하고 본부장급 이상 임원을 대거 배치하며 부울경 기업금융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대출자산 성장세가 꺾이며 우려를 사고 있다. BNK금융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오랫동안 거래했던 중견·중소기업들과 유대를 강화하는 한편 소상공인 대출증대를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동시에 리테일 영업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중소기업대출 의무 규제가 해소되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가 생겼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4월 회의에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 차등 적용되고 있는 중소기업대출비율(중기비율)을 50%로 일원화하기로 의결했다.

그동안 시중은행은 신규 대출시 45%, 지방은행은 60%의 중기비율을 맞춰야 했다. 이로 인해 지방은행은 가계대출 증대 등 대출 자산을 다양화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관련 규제가 사라지면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가계대출 등을 활성화하는 모습이다.


리테일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BNK금융은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부울경에 집중됐던 영업 네트워크를 서울·경기권으로 확대하다. 부산은행의 경우 2019년 대비 2022년 부울경 지역 점포수를 17.23% 감축했다. 같은 기간 서울과 경기권에선 11개였던 영업네트워크를 12개로 더 늘렸다. 비율로는 16.35%다.

경남은행도 비슷하다. 2019년 150개였던 부울경 지역 영업네트워크를 2022년 145개로 줄였다. 반면 서울경기권에선 8개였던 영업네트워크를 9개로 18.18% 가량 늘렸다. 특히 경남은행은 부울경 지역에선 지점을 대거 출장소로 전환하며 외형을 축소하고 있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선 지점을 개설하고 있다.

BNK금융의 은행 영업네트워크는 2022년 말 기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통틀어 지점 271개, 출장소 94개 등 총 365개다. 5년 전인 2019년 말 410개(지점 322개, 출장소 88개) 대비 45개 가량 축소됐다. 전체적으로 축소되는 가운데 수도권에서만 확장이 일어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