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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키우려 판교 시대 연 KT…공사대금 갈등에 '골치' 'AI 담당' 기술혁신부문 입주 시작, 쌍용건설과 증액 분쟁 '법원으로'

노윤주 기자공개 2024-05-16 13:05:5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1: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판교 시대를 열었다. 경기도 성남시 제2 판교 테크노밸리에 만든 판교 신사옥으로 기술혁신부문 인력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판교는 지리적 상징성을 지닌다. 게임사와 플랫폼 기업들이 모여 있어 IT 개발 인력을 수혈하기 용이하다. KT도 기존, 신규 인력을 판교로 결집시켜 IT 사업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IT부문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시점이지만 KT의 판교 입성이 순탄치만은 않다. 건설사인 쌍용건설과의 공사비 증액 갈등이 가장 큰 부담이다. 쌍용건설은 원자재값 상승에 따라 171억원을 추가로 요구했고 KT는 물가변동배제특약을 근거로 들며 이를 거부 중이다.

◇여기저기 흩어졌던 IT 인력, 판교로 모은다

KT는 최근 판교 신사옥 입주를 시작했다. 오승필 KT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을 필두로 약 500명의 인력이 판교 사옥을 사용한다. 판교사옥은 작년에 준공됐지만 건설사와의 공사대금 증액 갈등으로 입주가 1년 남짓 미뤄졌다.

IT 부문은 원래 분당, 송파, 우면 등 여러 사옥에 흩어져 있었다. KT는 떨어져 있던 사업부가 한 곳으로 합쳐지면서 부문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판교 사옥을 AI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판교 사옥을 총괄하는 오 CTO는 지난해 말 KT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외부서 영입한 AI 전문가다. 당시 IT부문과 융합기술원을 통합해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하고 오 CTO 산하로 편입시켰다.

기술혁신부문은 판교서 AI, 클라우드 등 KT 미래 먹거리 사업을 키울 예정이다. IT B2B 사업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섭 사장이 밀고 있는 'AICT'의 주춧돌이 되는 부서인 셈이다.

KT 판교 신사옥

KT는 AI 사업 전략이 스타트업 연합군 구축인 만큼 3월에 개소한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사옥 내 600평 규모를 따로 빼 유망한 스타트업 12곳을 입주시켰다. 삼성전자 C랩처럼 사외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KT와의 시너지도 내보겠다는 목표다.

판교사옥은 송파사옥이 해오던 IT 신사업 테스트배드 역할도 물려받는다. KT는 송파사옥에 서빙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을 도입하며 시장에 선보이기 전 사내에서 사전 검증하는 절차를 거친 바 있다. 판교사옥의 태스트배드 역할은 시작됐다. 계열사인 지니뮤직과 주스가 판교사옥에 AI가 창작한 배경음악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공간별 특성을 고려해 AI가 음악을 자동선곡해 틀어주는 시스템도 갖췄다.

◇쌍용건설과 갈등에 입주 차질…KT, 공사비 증액 협상 없다

이렇듯 KT는 판교사옥 청사진을 모두 그려놨다. 사업에 가속도를 붙일 일만 남았다. 하지만 건설을 맡은 쌍용건설과 공사비 증액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 인력 입주가 더딘 상태다.

KT가 판교 사옥을 짓기 시작한 건 2020년이다. 같은 해 8월 입찰을 진행한 후 시공에 착수, 지난해 4월 준공됐다. 최초 계약금액은 96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은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했다며 공사비 171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KT는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계약을 진행한 건이기 때문에 코로나19를 이유로 증액을 요구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계약에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조정이 없는 '물가변동배제특약'도 포함돼 있는 점을 강조했다.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 45억5000만원과 공기 연장 100일 요청까지 모두 수용했다는 게 KT의 주장이다. 이에 쌍용건설이 국토교통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양측이 조율 중에 있었다.

이 과정에서 KT는 더 시간을 끌 수 없다 판단해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쌍용건설 외에도 진행 중인 공사비 증액 분쟁이 있이게 이 기회에 '증액은 없다'는 쐐기를 박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KT는 쌍용건설 외에도 광화문 사옥 리모델링을 맡은 현대건설과도 300억원 증액을 두고 분쟁을 진행 중이다. KT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와 부산 초량 오피스텔 개발 사업을 계약한 한신공영도 140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조정을 신청했다.

KT 관계자는 "본 건의 파급효과를 고려했을 때 회사 경영에 중대한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 판단했다"며 "법원의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잡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지난 3월 판교사옥 앞에서 유치권 행사 시위를 한 바 있다.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도 공사비 증액 시위를 할 예정이었지만 협상을 이유로 한 차례 연기했었다. KT가 더 이상 협상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KT 사옥을 둘러싼 쌍용건설 측 시위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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