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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등 켠 롯데면세점]영업면적·조직축소 '허리띠 졸라맨다'②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 '기대에서 위기로',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

김선호 기자공개 2024-06-04 10:31:16

[편집자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국내 면세점에서는 오히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시장점유율 1위를 점한 롯데면세점은 비상경영체제 도입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비용 절감 등 선제적 대응 방안 수립에 나섰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면세점의 생존이 또 다시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롯데면세점의 '선택과 집중' 전략과 앞날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면세산업의 악화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전무)가 '비상경영체제 돌입'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에 따라 주요 지점의 영업면적 축소와 조직 슬림화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최근 개최한 지점 '직원 간담회'에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사업전략 개편 등 변화한 환경에 따른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상경영체제 돌입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전반적인 사업전략을 다시 손보겠다는 의지다.

롯데면세점이 2022년 12월 희망퇴직을 진행한데 이어 또 다시 단계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질 방침이다. 이를 보면 고강도의 효율화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전과 같은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대량 구매'에 따른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데 따른 결과다.

◇'지는 해 시내면세점' 영업면적 축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5년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개최한 '상생 2020' 신포식에서 "202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되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 비전을 선포한 이후 잇따른 악재가 발생했지만 이를 딛고 매출 성장을 이뤄내는 저력을 보였다.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심사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2016년 문을 닫아야 했다. 또한 2017년부터는 중국발 경제보복이 이뤄지면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금감했고 이로 인해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2018년에는 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주류·담배를 제외한 전 점포를 철수했다.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 롯데면세점은 2016년 관세청이 발급한 신규 특허를 재획득해 월드타워점을 재개점했고 코로나19 이전 2019년에 6조원이 넘는 매출 성과를 달성했다.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된 2020년에 특허를 갱신한 롯데면세점은 당시에 2023년 6조1976억원, 2024년 6조4518억원, 2025년 6조6956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매출 목표를 수립했다. 이러한 사업계획서를 관세청에 제출하고 시내면세점 특허를 갱신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위기기간이 장기화됐고 이전의 매출 규모를 지탱했던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면세품 대량구매가 사라지는 등 면세산업의 성격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도 사업전략을 모두 재편해야 하는 시기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이러한 작업은 사실상 김 대표가 롯데면세점 수장으로 취임한 2023년부터 이뤄졌다. 롯데그룹 정기인사 발표 이후 롯데면세점은 채널을 재정비하기 위해 한국사업본부를 채널운영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도 교체하는 인사를 진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 김 대표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국내에 위치한 시내면세점의 영업면적 축소 등 비용을 최대한 절감시키는 전략을 실현할 방침이다. 이를 완료하고 재도약을 위한 '로드맵'을 재구상하는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HQ와 사업부 통합이 남긴 '메시지'

롯데그룹은 2022년 정기인사에서 기존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보다 신속한 실행력을 갖춘 헤드쿼터(HQ·Head Quarter) 체제로 전환시킨 후 호텔롯데 등이 속한 호텔군에 HQ조직을 신설했다. 이때 호텔군HQ 총괄대표로 외부 영입한 임원을 앉혔다.

현재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안세진 대표에게 호텔군HQ를 맡겨 호텔롯데에 신성장 동력을 탑재하고자 했다. 호텔롯데는 롯데면세점(면세사업부)을 비롯해 호텔사업부, 리조트사업부 등이 운영되고 있는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다.

호텔롯데의 전체 매출 중 롯데면세점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을 발굴·투자해 새로운 사업구조를 짜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과 사업전략을 담당해온 임원이다.

그러나 2023년 정기인사에서 호텔군HQ 총괄대표가 안 대표에서 이완신 전 사장으로 전격 교체됐다. 안 대표가 롯데미래전략연구소로 이동하고 롯데홈쇼핑을 이끌었던 이 전 사장을 호텔군HQ 총괄대표로 선임하는 등 호텔롯데 사업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이러한 인사 조치에도 불구 이 전 사장이 중도에 사임을 하면서 호텔군HQ 조직이 사실상 해체되는 수순을 밟았다. 호텔군HQ에 속했던 임원을 이전 부서로 복귀시키고 현재는 재무와 ESG 기능만 남아 운영되는 등 대폭적인 조직 축소가 이뤄졌다.

신 회장은 2024년 초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몇 년을 해도 잘 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타사에 부탁하는 것이 직원들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앞으로도 몇 개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중을 표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롯데면세점은 고강도의 효율화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신속하게 이뤄내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롯데의 효율화 작업 차원에서 리조트사업부가 호텔사업부에 2023년 1월 통합됐고 그 다음 롯데면세점의 조직 슬림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기본적으로 유통 사업구조를 지녔기 때문에 호텔롯데 내 호텔사업부, 월드사업부와 통합될 가능성은 낮다. 때문에 호텔롯데 내 면세사업부는 존속시키되 그 안에서 조직과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호텔군HQ의 조직 해체와 호텔·리조트사업부 간 통합을 고려한다면 롯데면세점은 선제적으로 비상경영체제를 돌입시켜 생존해나가겠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희망퇴직과 조직개편 이후 또 다시 고강도의 효율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소비심리 위축 등이 장기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면세업계 회복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화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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