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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분, 마케팅본부장 전격 교체 '곰표 새국면' 보유 브랜드 활용 'B2B→B2C' 전환 총력, 동원F&B·매일유업 출신 '외부 영입'

김선호 기자공개 2024-06-20 08:17:3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제분이 ‘곰표’ 라이선스 사업을 담당하는 마케팅본부 임원을 전격 교체했다. 곰표 밀맥주가 흥행을 하자 브랜드를 활용한 B2C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20년 마케팅본부를 신설하고 담당 임원을 외부 영입했다. 그러다 3년 만에 마케팅본부장을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제분의 2024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본부장이 김익규 상무에서 여성구 상무로 전격 교체됐다. 마케팅본부장으로 신규 선임된 여 상무는 1970년생으로 과거 동원그룹의 계열사 동원F&B에서 유가공CM그룹장을 맡으며 ‘덴마크’를 리브랜딩한 이력을 지닌다.

대한제분이 곰표 브랜드를 활용한 라이선스 등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 건 2017년부터로 분석된다. 2017년 기획조정실을 신설하고 그 아래 전략기획·경영관리·재무기획·인사기획파트를 뒀다. 이를 총괄하는 상위 조직으로 그룹기획부문을 운영했다.

그 다음해인 2018년에는 창업주 3세인 이건영 회장이 ‘회장 타이틀’을 달았다. 이와 함께 2세인 고(故) 이종각 전 회장의 직위는 명예회장으로 바뀌었다. 시기적으로 보면 이 회장이 현 직위를 얻기 바로 이전부터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선제적으로 진행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외부 영입된 임원이 김남경 부사장이다. 대한제분의 대표는 오너 3세인 이 회장과 전문경영인 송인석 부사장이 맡고 그룹기획부문장은 이종민 부회장이 맡는 형태였다. 이 가운데 2027년 그룹기획부문 산하 기획조정실을 모건스탠리 출신 김 부사장에게 맡겼다.

그는 서울대 소비자학과를 졸업한 후 국내 대기업을 거친 후 2000년 모건스탠리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오피스빌딩 투자 업무를 맡았는데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주말마다 학원을 다니며 MBA를 준비했다. 이후 2017년 대한제분에 영입됐다.

김 부사장이 기획조정실을 맡은 후 다음해인 2018년에 개편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마케팅·사업개발팀이 구성됐다. 제분·소맥분 등을 판매하는 B2B 사업구조에 집중했던 대한제분으로서는 그동안 마케팅에 대한 수요가 없었던 와중에 이때 전략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이를 계기로 2018년 빅사이즈 전문 패션 브랜드 4XR과 협업해 티셔츠·패딩 제품을 출시한 후 2020년 편의점에서 흥행을 거둔 ‘곰표 밀맥주’가 탄생했다. 곰표 브랜드를 활용한 화장품, 치약, 맥주, 팝콘, 에코백, 주방세제 등을 잇따라 출시하기도 했다.

곰표 브랜드 제품 판매/홍보 등이 이뤄지고 있는 곰표하우스 홈페이지.

브랜드를 활용한 라이선스 사업을 보다 확장해나가는 동시에 전문적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대표 직속 부서로 마케팅본부를 새로 신설한 후 2021년에 외부 영입한 김 상무에게 이를 맡겼다. 이를 통해 대한제분의 라이선스 사업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패션·유통기업에 곰표 사용권을 주고 이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라이선스 사업을 운영했다면 김 상무가 마케팅본부장을 맡으면서부터는 직접 기획·제조한 후 이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맡겨 판매하는 형태로 전환을 해나갔다.

그러나 이러한 라이선스 등 신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제분이 사업보고서에 기재한 주요 사업영역은 소맥분 식품, 사료, 하역·보관, 반려동물사업, 식음료, 기타가 기재돼 있지만 라이선스 운영에 따른 수익은 별도로 표기하지 않았다.

그만큼 곰표 브랜드 등 상표권을 활용한 마케팅본부 사업이 주목할 만큼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대한제분은 김 상무를 영업2본부장으로 배치하고 마케팅본부장을 새로 선임했다.

곰표 등 라이선스 사업을 진행할 신임 마케팅본부장으로는 여 상무가 발탁됐다. 여 상무는 동원F&B 유가공CM그룹장을 거쳐 매일유업 유음료사업본부장을 지냈다. 그러다 2023년 9월에 매일유업 임원에서 퇴임한 후 대한제분에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

여 상무의 이력을 봤을 때 대한제분은 곰표를 활용한 식음료(F&B) 사업을 본격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유가공 혹은 유음료 브랜드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여 상무를 중심으로 라이선스 사업을 보다 확장해나가겠다는 전략으로도 분석된다.

다만 대한제분 관계자는 "김 상무를 영업2본부장으로 이동시키고 마케팅본부장으로 여 상무를 새로 선임하는 등의 인사를 진행한 것은 경영진의 판단으로 그 배경까지는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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