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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 사외이사제 돋보기]이사회 개선 '속도' 내는 롯데, '사외이사 의장' 선임 중간단계③신동빈 회장, 상장사 4곳 사내이사…그룹 차원 도입, 10개사 일제히 선임

김동현 기자공개 2024-05-24 07:40:49

[편집자주]

사외이사 제도가 국내에 들어온 지 25년이 흘렀다. 1998년 외환위기(IMF) 극복 과정에서 경영 투명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며 도입됐고 시간이 흘러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도 올라가는 방향으로 강화됐다. 금융권의 경우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도 별도로 의무 선임해야 한다. 기업의 사외이사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비금융 사업자도 하나둘 선임 사외이사제를 도입하고 있다. 더벨이 비금융사 선임 사외이사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08: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은 이사회 의장 자리를 사외이사에게 개방한 사례가 없다. 오랜 기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게 하는 관행을 유지했고 그러다 보니 이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선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올해만 놓고 봤을 땐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서서히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연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투명한 경영 전략 수립을 주문한 지 3개월 만에 비상장사 사외이사 의장과 상장사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계열사의 변화가 눈에 띈다.

상장사에 적용되는 선임 사외이사제의 경우 계열사별로 이사회 날짜에 따라 일자가 다르긴 하지만 롯데칠성음료(3월20일)를 시작으로 롯데지주(3월28일)까지 10개 상장사(부동산투자회사 제외)가 선임 사외이사를 임명하는 데 열흘이 채 걸리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 사내이사 겸직 4곳, 손발 맞출 선임 사외이사

선임 사외이사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때 사외이사의 경영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하는 제도다. 금융권은 법(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일 경우 의무적으로 선임 사외이사를 두어야 하지만 비금융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의무 사항이 아니지만 롯데그룹은 경영 투명성과 사외이사 독립성을 높이겠다는 목표 아래 선임 사외이사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비상장사는 물론이고 상장사에서도 유지하던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관행을 개선하는 과정의 중간단계로 선임 사외이사제를 도입한 것이다. 그룹은 사외이사회 소집과 경영진 현안보고 요구 등을 선임 사외이사의 권한으로 명시했다.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에는 오너인 신동빈 회장이 활동하고 있는 곳이 많다. 신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등 4곳의 대표이사직을 겸직하며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신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배경으로 '책임경영'을 들고 있다.



사외이사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선임 사외이사와 신 회장의 호흡도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은 롯데웰푸드(손문기 경희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롯데케미칼(남혜정 동국대 회계학과 학과장)의 선임 사외이사와는 4년째, 롯데칠성음료(조현욱 더조은 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선임 사외이사와는 2년째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조 선임 사외이사와의 활동 기간이 짧은 이유는 신 회장이 지난해 3월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2019년 12월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가 3년 만에 복귀한 바 있다. 롯데지주의 선임 사외이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 사외이사 5명 전원이 신 회장과 함께 3~4년째 이사직을 수행 중이다.

◇'사외이사 의장' 연착륙 기대

롯데렌탈, 롯데쇼핑,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정밀화학, 롯데이노베이트, 롯데하이마트 등 나머지 상장 6개사도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 이후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선임 사외이사를 임명했다. 전체 10개사의 선임 사외이사가 임명되는 데 걸린 시간은 열흘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롯데그룹은 상장사의 선임 사외이사제 도입과 함께 비상장사(대홍기획·롯데GRS)의 사외이사 의장 체제를 도입했다. 당시 그룹은 사외이사 의장 제도를 상장사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상장사에는 선임 사외이사제를 먼저 도입해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를 운영해 보고 이후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의 연착륙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비금융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선임 사외이사제를 도입한 SK하이닉스의 경우 해당 제도 도입 다음해인 2019년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고 2021년엔 사외이사에게 의장직을 맡겼다.

대표이사와 의장을 처음 분리했을 때 의장직을 맡은 인물은 기타비상무이사였던 박정호 당시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현 SK하이닉스 부회장)이다. 이후 2021년 첫 사외이사 의장으로 선임된 인물이 바로 당시 선임 사외이사였던 하영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전 전국은행연합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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