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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온·리벨리온 합병, SK 가치올리기 구원투수 될까 안팎 이슈 맞물려 매각·투자유치 향방 관심↑…FI 영향 '촉각'

김경태 기자공개 2024-06-14 07:46:23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1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작년 말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실시한 뒤 사업 '리밸런싱'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올 5월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개인적인 이슈에 관한 판결이 나온 뒤 더 분주해졌다.

현재 SK그룹은 다양한 기업가치 올리기 방안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다. 최 회장의 가장 큰 자산인 SK㈜ 지분 가치 올리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게 핵심 이유다. 사업재편 외에는 별다른 방안이 없다.

자산 매각의 경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제값을 받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가운데 계열사를 합병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때맞춰 나온 발표가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의 합병이다. 최 회장과 SK그룹의 고민을 덜어줄 '새로운 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기관, SK 행보 '예의주시'…IMM 등 투자사 행보 촉각

최근 투자은행(IB)과 국내 기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에서는 SK그룹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다. SK그룹은 작년 말부터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섰다. 여기에 지난달 나온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 판결이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는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SK그룹이 계열사 경영권 지분 또는 소수지분 매각, 투자유치, 합병 등을 추진할 경우 딜 기회를 노리는 곳들이 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매각에 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지분 매각 성사에 관해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SK그룹에서 여러 이슈로 급하게 매각하는 인상을 줄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한 공산이 크다는게 IB업계 관계자 평가다.

매각 외에 계열사 간 합병도 카드로 거론된다. 이 때문에 기존에 SK그룹에 투자한 PEF 운용사, 기관들이 자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있다. SK온과 SK엔무브(옛 SK루브리컨츠) 합병설이 나오자 국내 기관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게 대표적이다.

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관련 내용이 알려진 뒤 국내 기관들이 SK엔무브에 투자한 운용사 IMM크레딧앤솔루션(이하 ICS)에 진의를 파악했다. 다수의 LP들이 SK온과의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는 후문이다. 합병을 위해서는 ICS의 동의가 필요한데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투자를 위해 자금이 필요한 SK온과 달리 SK엔무브는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국내 기관들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ICS은 2020년 7월 SK엔무브 지분 40%를 1조1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5500억원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고 나머지는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프로젝트펀드에는 20곳에 육박하는 기관들이 참여했다. 한국캐피탈, 산은캐피탈, 전문건설공제조합, MG새마을금고중앙회, 군인공제회, 농협중앙회, 공무원연금, 신협중앙회, 경찰공제회, 신한캐피탈, 신한금융투자, 한국증권금융, 현대해상, 하나은행, 미래에셋증권, 농협캐피탈, IBK중소기업은행 등이 LP로 이름을 올렸다.

출처: SK온 링크드인

◇사피온코리아·리벨리온 합병, 경영보다 '가치상승' 초점

이런 가운데 발표된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의 합병은 SK그룹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줄 수도 있는 방안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합병 구조를 보면 SK그룹이 경영보다는 보유 지분의 가치 상승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아직 구체적인 합병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합병 이후 리벨리온 측이 경영을 책임질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전략적투자자(SI)로 합병법인의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진출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사피온코리아의 모회사 사피온(SAPEON Inc.)의 주주인 SK스퀘어,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리벨리온은 올 1월 시리즈B 투자유치에서 1650억원을 조달하면서 기업가치 8800억원을 인정받은 바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으며 기업가치가 1조~2조원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의 합병으로 경영권은 넘어가지만 사피온 주주사들은 보유 지분 가치 증대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된다. 이번 합병으로 사피온의 가치가 올라가면 주주사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SK 지주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분 매각과 달리 당장 수중에 현금을 확보하지는 못하지만 추후 더 큰 이익을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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