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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SK넥실리스 '공격 증설'에 커진 부담, 실적 개선은 언제쯤현금창출력 회복 '당분간 어려울 듯'

김위수 기자공개 2024-06-17 07:43:50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3일 17: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넥실리스의 증설 투자는 2020년 SK그룹으로 편입된 뒤 속도가 붙었다. 인수 당시 연산 3만4000톤(t)이었던 SK넥실리스의 동박 생산능력은 현재 10만톤 수준으로, 내년이면 16만60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보유 중이며 올해 중 폴란드 소재 유럽 생산거점의 설립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SK넥실리스가 2020년부터 4년간 소요한 자본적지출(CAPEX) 총 1조6931억원으로 집계됐다. SK넥실리스는 인수됐을 당시부터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췄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곳이었다. 충분한 이익체력을 확보하지는 못했던 만큼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원과 차입활동으로 투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되며 모회사인 SKC의 크레딧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1조 넘긴 차입금, 레버리지 지표 일제 상승

SK넥실리스가 SK그룹에 인수됐을 당시에도 차입금의존도가 낮지 않았다. 2019년 말 SK넥실리스의 차입금의존도는 30%대 후반이었다. 당시만 해도 총차입금은 2000억원이 되지 않은 수준으로 SK그룹 다른 계열사들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금액 규모 자체가 크지는 않은 편이었다.

당시 SK넥실리스의 연간 순이익은 300억원대였다.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만으로는 글로벌하게 진행할 증설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어려웠다. SK그룹이 이차전지 밸류체인에서의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시점이다. 모회사인 SKC는 SK넥실리스의 자본조달 활동을 기꺼이 지원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2021년 2550억원, 2022년 950억원을 내려보냈다.


SK넥실리스는 SKC로부터 받은 현금에 더해 차입,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병행해 투자금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 기준 SK넥실리스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조1286억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 이후 늘어난 차입금은 9000억원이 넘는다. 이와 동시에 RCPS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들을 유치했다. 2021년부터 말레이시아 법인과 유럽법인은 RCPS를 통해 각각 3000억원, 40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RCPS 발행으로 총 7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었다.

RCPS가 부채성을 내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SK넥실리스가 갚아야 할 차입금과 RCPS는 1조8000억원에 달하게 된다. 사업활동에서의 현금창출력이 충분히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인만큼 부담이 크다. 올해 폴란드 공장 설립이 마무리된다는 점은 사업적으로 희소식이다. 단 동박 사업의 수익성 자체가 크게 훼손된 상태다. 공급과잉으로 재고는 쌓인 반면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SK넥실리스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동박 사업은 당분간 수익성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SK넥실리스가 차입금 규모를 단기간에 축소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용등급 방어 핵심 실적회복, "시간 필요하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SKC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가중되는 차입부담과 주력 사업의 부진이 원인이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이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반도체 소재 기업에 대한 투자가 병행되기는 했지만 SKC의 차입금 부담이 확대된 가장 큰 원인은 SK넥실리스로 보인다. SKC의 총차입금은 올 1분기 3조5672억원으로 2020년(2조5830억원)보다 1조원가량 늘어났다. 필름 사업, SK피유코어, SK엔펄스의 파인 세라믹스 사업부 등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와 맞지 않는 부분은 정리해 나갔음에도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투자금을 충당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매출의 88%가량을 차지하는 화학·동박 사업의 동반 부진으로 현금창출력이 저하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기업평가는 SKC의 신용등급 하향변동 요인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 8% 미만 △부채비율 150% 초과 등을 꼽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EBIDTA 마진 10% 미만 혹은 EBITDA 대비 총차입금이 3.5배를 지속적으로 초과할 경우를 지목한다. NICE신용평가는 EBITDA 대비 순차입금이 5배를 상회하거나 EBITDA가 4500억원을 하회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한다.

EBITDA 자체가 크게 하락했다는 점에서 신용등급 하향조정 트리거를 모두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 실적의 회복과 차입금 감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야 하는 상황이다. 단 화학 사업은 물론 SK넥실리스의 동박 사업의 실적 정상화가 이뤄지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반도체 소재 부문의 수익성은 견조한 상황이나 화학 및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실적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손익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며 "2024년까지 2차전지 소재 부문의 폴란드 공장 신축투자 등 높은 수준의 투자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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