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SK넥실리스, 전방위 조달 필요성…SKC 증자 가능성은[전지박] ②자본화된 RCPS 7000억도 사실상 '부채', 순차입금비율 100% 육박
박기수 기자공개 2024-04-15 08:17:56
[편집자주]
광풍이 몰아쳤던 2020년대 초반을 지나고 국내 배터리 사업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유럽, 미국 등에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이에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수익 전망이 전보다 어두워졌다. 손익의 악화는 부정적이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성장통일 수도 있다. THE CFO는 2024년 현재 한국 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재무 현주소와 향후 과제를 짚는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4:5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넥실리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악화하면서 그간 이어졌던 '전방위 조달'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의 유형자산 취득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외부 조달 없이는 현금흐름 대응이 힘든 경영 환경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모회사 SKC로부터의 증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모회사의 재무 상태 역시 업계 관심사다.그간 SK넥실리스의 조달은 전방위적이었다. 금융권 차입과 모회사 SKC로부터의 증자, 외부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의 현금 유입 등 다양한 루트를 거쳤다.
배경은 두 가지다. 우선 영업활동에서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았다. 영업활동에서 현금흐름을 기록한 때가 2020년 461억원과 2022년 706억원이 전부다. 2021년에는 49억원을, 작년에는 1008억원이라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또 매년 늘어나는 자본적지출(CAPEX)도 전방위 조달의 배경이었다. SK넥실리스는 연결 기준 2020년부터 작년까지 각각 유형자산 취득으로 1179억원, 1858억원, 6286억원, 7505억원을 현금으로 지출했다. 영업활동에서 현금창출이 원활하면 CAPEX 대응이 비교적 수월했겠지만 영업적자 상황에서 늘어나는 투자는 재무 부담을 더욱 가중시켰다.
실제 매년 SK넥실리스는 순차입이 늘어났다. 2020년에는 960억원, 2021년에는 1362억원, 2022년에는 2976억원, 작년에는 3703억원을 금융권에서 빌렸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모회사 SKC에서 각각 2549억원, 950억원을 수혈했다.
그래도 모자랐다. 말레이시아와 폴란드 지역 시설투자를 위해 SK넥실리스는 FI들에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2021년에 1000억원, 2022년에 2000억원, 작년에 4000억원을 발행했다.
해당 RCPS는 자본 내 비지배지분 계정으로 포함돼있다. 다시 말하면 4000억원의 자본 확충 효과가 있었다는 의미다. 다만 SK넥실리스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은 매년 늘어가는 추세다. 작년 말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140.1%, 96.1%로 2022년 말 118.7%, 54.6% 대비 21.4%포인트, 41.5%포인트 높아졌다.
각각 다른 FI들에 발행한 RCPS의 세부 내역을 모두 확인할 수 없지만, 폴란드 법인에 투자한 FI들이 사간 RCPS의 경우 만기가 5년이다. 또 발행 후 36개월, 42개월, 48개월, 54개월이 되는 날 SK넥실리스는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SK넥실리스가 상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발행 후 약 4.75년이 지나면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말레이시아 법인과 유럽(폴란드) 법인 내 FI들의 비지배지분은 각각 45.9%, 61.7%이었다. 그러다 올 초 SK넥실리스가 유럽 법인에 2800억원을 증자하면서 FI들의 유럽 법인 지분은 45.3%로 하락했다. SK넥실리스는 조항 상 전환권보다 상환권이 우선되는 만큼 상환권을 행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곧 SK넥실리스가 현재 보유한 금융권 차입금 외 7000억원의 빚이 더 있다는 소리다. 회계 상으로는 자본이지만 상환권 행사를 가정하면 머지 않은 때 원금을 갚아야할 금액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그때까지 영업활동이 정상화해 원활한 현금을 뽑아낼 수 있다면 괜찮겠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증권가는 동종업계 경쟁사인 솔루스첨단소재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에 대해서도 올해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본다. 유진투자증권은 솔루스첨단소재의 턴어라운드 시점을 2025년으로 제시했다.
올해부터 CAPEX를 줄인다고 해도 추후 전지박 시장 시장 점유율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설투자는 피할 수 없다. SK넥실리스는 금융권 차입과 FI 유치 등 조달 카드를 꺼낸 상황에서 모회사 SKC의 증자 카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SKC는 2021년 2550억원, 2022년 950억원을 SK넥실리스에 수혈한 전례가 있다.
관건은 SKC의 재무 상황이다. 작년 말 별도 기준 SKC의 현금성자산은 14억원에 불과하다. 작년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기업인 ISC의 지분 인수를 위해 5225억원을 쓰는 등 대규모 현금 유출이 있었다.
SKC는 화학(에스케이피아이씨글로벌), 전지박(SK넥실리스) 등 주요 사업을 자회사로 두고 지분을 관리하는 지주회사다. 자체 사업보다 자회사들로부터 수령하는 배당금이 주요 수익 원천이다. SKC가 작년 자회사들로부터 수령한 배당금 수익은 704억원이다. SKC의 별도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68.3%로 SKC만 보면 부채 부담이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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