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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회장의 현장경영]무분별한 경쟁 지양, 영업의 본질에 집중②2022~23년 공격적 영업 확장…경쟁 과열되자 수익성 위주 전략 수정

고설봉 기자공개 2024-06-21 07:52:37

[편집자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왕성한 활동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직접 영업현장을 누비며 영업자산을 확보해 그룹 영업실적 증대를 이끌고 있다. 실무자와 임원 시절 ‘영업통’으로 불리며 하나금융 성장을 주도했던 함 회장은 CEO의 자리에서도 한결같이 영업현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은행을 넘어 비은행 계열사들의 영업을 측면지원하며 경쟁사 CEO들과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함 회장의 현장경영 행보를 점검하고 그가 이룩한 성과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현장경영이 인정받는 이유는 단순히 실적 증대란 결과 때문은 아니다. 영업의 본질을 꾀뚫어 전략을 세우고 왕성한 활동력으로 현장을 누비는 행동력 자체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다. 함 회장이 오랫동안 현장영업을 통해 체득한 경영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전장을 가리지 않고 영업현장 누빈 ‘영업통’ 함영주

함 회장은 1956년 11월 충청남도 부여에서 태어나 강경상고를 졸업했다. 옛 서울은행에 입행해 금융가의 길을 걸었다. 행원 시절부터 줄곧 현장영업에서 강점을 보였다. 오랫동안 영업점에서 다양한 영업활동을 경험하며 실력을 쌓았다.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에 인수합병된 뒤에도 영업 현장을 누볐다. 하나은행 남부지역본부장, 충남북지역본부장, 대전영업본부장, 충청사업본부 본부장, 충청영업그룹 대표를 역임했다. 특히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대전·충남 권역 영업을 총괄하던 충청영업그룹 대표 시절 뛰어난 영업성과를 발판으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획득했다.

옛 외환은행 인수 뒤에는 통합 하나은행 은행장을 맡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주도하며 ‘원뱅크’ 기틀을 다졌다. 2015년 9월 초대 통합은행장 선임 당시 하나은행 사외이사를 포함한 임추위원들은 입을 모아 함 회장의 최대 강점으로 영업력을 꼽았다. 개인과 기업 영업을 두루 거치며 영업통이란 별명을 얻은 함 회장이 통합은행의 영업력 회복을 위한 적임자란 평가를 내렸다.

2019년 겸직체제를 떼고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으로 근무할 당시 비영업조직을 이끌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 시기 경영관리, 인사 등 다양한 업무를 보는 가운데서도 거점 지역의 영업을 직접 챙기면서 계속해 현장과 소통했다. 지주사에서 부회장직에 전념할 때를 빼곤 함 회장은 40년 이상 은행원 시절을 고스란히 영업현장에서 보냈다. 이를 기반으로 2022년 3월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현장영업에서 증명된 감각…확장할 때와 관리할 때를 아는 CEO

함 회장이 실무자와 임원 시절 영업통이란 별명을 얻은 이유는 탁월한 현장 감각 때문이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함 회장은 대출자산을 늘릴 때와 줄일 때를 읽을 줄 아는 능력이 탁월하는 평가를 받는다. 무분별하게 자산을 늘리거나 줄이지 않고 철저히 수익성 위주로 자산성장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함 회장의 강점이다.

은행권에선 단순히 대출자산을 늘리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정상과 부실 여신의 경계에 있는 차주들에게 대출을 풀어주면 그만큼 빠르게 대출자산이 증대된다. 본점의 영업 지침에 따라 양적 증대 전략이 하달되면 심사도 그만큼 느슨해지기 때문에 자산이 일순간 크게 증가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은행산업의 구조에 비춰 함 회장의 영업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단순히 대출자산의 크기만 키우지 않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대출자산을 기초로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과 시장을 읽는 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함 회장의 현장경영 능력이 입증된 사례는 최근 3년간의 대출자산 증가세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금융은 2022년 함 회장 취임을 계기로 대출자산을 크게 늘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경쟁사들은 리스크 우려를 이유로 대출자산 확대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축소 기조와 맞물려 전체적으로 대출자산 영업을 지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시장의 요구와 정부의 기대는 은행권의 무분별한 대출자산 축소를 바라지는 않았다. 여전히 기업금융에 대해선 은행권에서 적극 지원하기를 원하는 환경이 조성됐다. 그럼에도 경쟁사들은 현장영업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코로나19 이후 어수선한 시장환경과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를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또 경쟁사들의 경우 지배구조 이슈를 겪으며 영업이 위축됐다.

하나은행은 영업현장에 빠르게 침투해들어갔다. 주로 기업대출 위주로 차주를 발굴하고 자산을 늘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SOHO 등 기업금융 섹터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넓혔다. 이 과정에서 중견그룹 이상 차주와 그동안 하나금융이 주영업 무대로 삼지 않았던 지방 거점도시들의 기업체가 새롭게 발굴됐다.

경쟁사들이 적극적으로 개척하지 않고 있던 시장에서 하나금융이 회장까지 나서 영업을 펼치자 성과는 극대화됐다. 대출자산이 크게 늘어나고 그에 따라 수익도 크게 증가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2022년과 2023년 가계대출은 크게 줄이고 기업대출은 크게 늘리는 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서면서 하나은행은 눈에 띄게 대출자산 성장세를 조절했다.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현장 영업에서도 활동보폭을 좁혔다. 각 지점간 경쟁체제를 도입해 시장을 종횡무진했던 2022년과 2023년 상반기와 달리 지난해 하반기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올해 은행권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대출자산 증대 경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와 다르게 경쟁이 촉발되면서 하나은행도 시장에서 다시 한번 대출자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양상은 다르다.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공공과 대기업 등 비교적 안전한 자산 위주로 영업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또 그동안 잘 들여다보지 않았던 가계대출도 우량 차주 위주로 발굴하는 모습니다.

올해 부동산 PF와 부실기업 여신, 저신용 개인대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펀더멘털이 약화된 차주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함 회장은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및 효율성 배가를 위해 여신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한편에선 기존 대출자산에 대한 리스크 해소를 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하며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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