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 IB]공모채 재차 찍는 AJ네트웍스, 주관사단 '확' 바꿨다신한·키움·신영, 대표주관 복귀…사모 시장서 인연 지속
이정완 기자공개 2024-07-16 08:00:13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BB급 발행사인 AJ네트웍스가 올해 한 번 더 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지난해 2년 만에 공모 시장에 복귀했는데 공모채 발행 주기를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연초 발행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어 재차 등판을 자신 있게 결정했다.하지만 이번 발행을 앞두고 지난번과 전혀 다른 주관사단을 꾸렸다. 3~4년 전 공모채 발행을 함께한 증권사가 참여한다. IB업계에서는 AJ네트웍스가 번갈아 가며 주관사 지위를 주면서 자본시장 내 접점을 넓히려 한다고 분석한다.
◇DCM 파트너 접점 넓힌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J네트웍스는 오는 17일 무보증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모집액은 2년물 300억원, 3년물 100억원으로 총 400억원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억원까지 증액을 목표로 한다.
AJ네트웍스는 올해 2월에도 49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한 바 있다. 당초 300억원 조달을 계획했는데 수요예측에서 1000억원 가까운 주문이 들어와 증액을 결정했다.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공모채를 다시 택한 건데 주관사단은 전면 교체했다. 연초 발행 때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았는데 이번에는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이 조달 파트너 역할을 한다.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3년 전, 신영증권은 4년 전에 공모채 대표주관을 맡은 경험이 있는데 오랜만에 공모 발행을 함께한다.
그렇다고 해서 연초 발행이 불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기대를 뛰어넘는 주문을 확보한 덕에 1년물의 경우 개별 민평금리보다 80bp 낮은 연 5.06%로 금리가 결정됐다. 2년물 금리 또한 개별 민평금리 대비 52bp 낮은 연 5.841%였다.
AJ네트웍스 입장에선 직전 공모채가 사모채 금리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B2B 렌털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 성격상 자산을 미리 사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공모채 발행이 주춤할 때는 사모채를 꾸준히 발행하면서 현금을 마련해왔다. 지난해는 물론 올해도 사실상 매달 사모채로 조달을 이어왔다.
지난해 초 최대 연 8.5%에 달했던 사모채 금리는 지난해 8월 공모채 발행에서 연 6%대로 금리가 형성되자 연 5~6%대로 낮아졌다. 올해 공모채 금리를 1년물의 경우 연 5% 초반까지 끌어내리면서 4월 발행된 사모채 1년물은 금리가 연 4.95%까지 낮아지기도 했다.
IB업계에서는 AJ네트웍스가 사모 시장에서 조달이 활발한 만큼 DCM(부채자본시장)에서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지금까지 공모채 발행 사례를 살펴봐도 한 증권사에 주관사 지위를 몰아주지 않는다는 평이다.
지난 2월 발행 때는 DCM 시장 1위와 3위인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단에 포함시켰는데 지난해 8월에는 2위 NH투자증권이 참여했다. 이번에는 4위 신한투자증권에 주관사 지위를 부여하며 고른 선임 기조를 드러낸다.
주관사단에 포함된 중소형 증권사는 사모 시장에서 맺은 인연이 공모로 연결됐다. 키움증권과 신영증권은 사모채 발행 때 줄곧 파트너로 활약했다. 신영증권은 이달 초 AJ네트웍스가 2년물로 100억원을 조달할 때 주관사를 맡았다. 지난달에는 키움증권이 2년물로 15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할 때 조력자로 나섰다.
◇먹거리 필요한 IB "BBB급 발행 수요 잡자"
대형 하우스 입장에서도 AJ네트웍스 같은 BBB급 발행사 딜(Deal)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올해 DCM은 연초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바탕으로 시장의 핵심인 AA급 발행사가 일찌감치 공모채를 발행한 바 있다. 상반기 DCM 발행액은 102조원으로 역대 반기 최대치를 돌파했다.
먹거리 확보를 위해선 BBB급 발행사 등판이 필요하다. 실제로 역대급 조달 수요를 뒷받침할 만큼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도 풍부하다는 평이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지속 축소되는 기조를 보이며 AA급 회사채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가 A급은 물론 BBB급 회사채를 담고 있다. 하이일드 펀드의 BBB급 채권 편입 수요 증가도 이 같은 트렌드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최근 BBB급 수요예측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BBB0, 안정적’ 등급인 두산퓨얼셀은 이달 초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400억원 발행을 계획했는데 2450억원 수요가 확인돼 두 배 증액한 800억원을 마련했다. 마찬가지로 ‘BBB0, 안정적’ 등급인 ㈜두산 역시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400억원을 모집했는데 2500억원 넘는 주문이 들어와 750억원을 조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채 발행이 주춤하면서 발행사 확보를 위한 영업에 한창"이라며 "조달을 계획하는 A급이나 BBB급 발행사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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