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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다변화 '한창' 이종통화, 발행 확산될까신한카드, 첫 캥거루본드 성과…’'익숙한' 호주달러·스위스프랑 공략 전망

이정완 기자공개 2024-10-18 17:07:02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의 이종통화 데뷔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초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처음으로 스위스프랑채 조달을 시도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민간 영역에서 신한카드가 캥거루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중소 규모로 공모 한국물 발행을 노리는 기업들에게 호주와 스위스 시장은 훌륭한 조달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통화 중에선 두 나라에서 채권 발행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편하다는 것도 메리트다.

◇2010년대 초반 비G3 통화 발행 비중 20% 넘기도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호주달러 채권 발행을 위해 북빌딩에 나섰다. 발행 주관사는 호주계 IB인 ANZ를 비롯해 HSBC와 ING가 맡았다. 신한카드는 3년물로 고정금리 기준 호주 스와프금리(SQ ASW·Semi-Quarterly Asset Swap Rate)에 145bp를 더한 수준으로 최초제시금리(IPG)를 정했다.

캥거루본드 초도 발행이었음에도 흥행에 성공했다. 15억호주달러 주문이 확인돼 3억호주달러(약 2700억원)를 SQ ASW+130bp로 마련했다. 특히 호주·뉴질랜드 투자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그동안 한국물 발행사가 캥거루본드를 찍을 때 아시아 투자 비중이 높던 것을 감안하면 현지 투자자에게 인정 받은 셈이다.

신한카드는 중소형 규모 공모 한국물 조달을 원하는 기업에게 양호한 선례를 남기게 됐다. 글로벌본드 형태로 달러채를 발행한다면 3억달러(약 4100억원)를 조달 출발점으로 삼는다. 유로채의 경우 최소 5억유로(약 7400억원) 발행을 목표로 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달 초 스위스프랑채권 데뷔전에 성공한 한국해양진흥공사도 비슷한 전략을 택했다. 올해 4월 달러채로 6억달러, 7월에는 포모사본드로 4억달러를 조달한 경험이 있는데 이번에는 1억스위스프랑채 발행을 결정했다. 약 1600억원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대규모 조달을 택해야 하는 달러채·유로채와 다르게 필요한 만큼 외화를 조달하는 목적에선 유의미한 시도"라고 평했다.

이로 인해 한국물 발행사 조달 통화가 다변화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금은 압도적인 달러 선호도 덕에 비G3 통화 발행 비중이 현저히 낮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동안 전체 한국물 발행 중 비G3 통화 발행액은 18억달러로 4%에 불과하다. 올해만의 이례적 현상도 아니다. 비G3 통화 발행 비중은 2022년 6%에서 지난해 4%로 줄더니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물 발행사가 원래부터 G3 통화에만 집중했던 건 아니다. 201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비G3 통화 비중이 10~20%를 꾸준히 유지했다. 2012년에는 전체 한국물 발행액 322억달러 중 83억달러인 26%를 비G3 통화로 조달하기도 했다. 당시 말레이시아 링깃(MYR), 태국 바트(THB), 중국 위안(CNH), 브라질 레알(BRL)이 선택지에 있었다.

◇상대적 '간편' 절차에 호주·스위스 선호

하지만 이들 통화를 조달하다 보니 발행사와 주관사도 노하우가 쌓였다. 일부 국가에서는 해당 통화로 한국물을 발행하기 위해 정부 승인까지 받아야 해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종통화 중에서 호주달러와 스위스프랑은 준비 작업이 다른 통화 대비 간결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종통화로 조달 영토를 넓히기 위해선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IB업계의 조언이다. 이번에 데뷔전에 도전한 신한카드가 그랬다. 새로운 통화를 개척하기 위해 호주달러를 택했지만 현지 투자자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걸림돌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호주 지역 IR(Investor Relations)에 더욱 공을 들였다. 지난달 초 시드니와 멜버른을 찾아 투자자를 만났다. 물론 아시아 투자자란 텃밭 공략을 위해 대만을 방문하기도 했다. 현지 IR로는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지난주 주관사 멘데이트(Mandate)를 공식화한 뒤 인베스터 콜을 추가로 실시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철저한 사전 준비 덕에 첫 발행이었음에도 투자자 관심이 컸다"며 "호주·뉴질랜드 지역 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게 성과"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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