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그룹 시총 리뷰]'인보사' 업은 티슈진, 코오롱그룹 시총 1위로⑫코오롱인더 주가 하락 겹치며 구도 변동, 격차 3500억까지 벌어져
김위수 기자공개 2024-07-19 10:07:26
[편집자주]
올 상반기 그룹별 시가총액 순위는 산업 변화에 따라 요동쳤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삼성그룹은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이차전지 캐즘,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확장 등 대내외 요인으로 SK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의 순위가 뒤바뀌기도 했다. 그룹을 떠받치는 핵심 계열사의 등락이 이러한 변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룹 기업가치 상승에 함께 노력한 여러 계열사의 역할을 무시할 순 없다. 더벨이 그룹별 계열사의 상반기 기업가치 변화를 살펴보고 그 배경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7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그룹은 총 7개의 상장 계열사 중 덩치가 가장 큰 곳은 코오롱인더스트리다. 별도 기준 자산총계는 4조8126억원(올 1분기), 연간 매출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그룹내 계열사 중 규모가 최대다. 산업자재부터 필름, 패션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이며 그룹의 미래 사업으로 지목되는 이차전지·수소 등 사업도 진행 중이다.자연스레 그룹에서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왔다. 다른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보통주)이 '천억원' 단위라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시총은 1조원을 가뿐히 넘겼다. 수년간 이어진 이런 구도에 변화가 생긴 건 올 상반기다.
석유화학 사업의 부진에 따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보사를 등에 업은 코오롱티슈진의 진격이 동시에 일어나며 그룹내 시총 순위에 변화가 생겼다. 올 상반기 중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코오롱티슈진에게 그룹 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시총 증가 이끈 코오롱티슈진
지난해 말 코오롱그룹 상장사들의 시총은 총 3조995억원이었다. 올 상반기 말 코오롱그룹의 시총은 3조3373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7.7% 증가한 것으로 계산됐다. 그룹 계열사 중 올 상반기 시총이 상승한 계열사는 코오롱글로벌·코오롱모빌리티그룹·코오롱티슈진 세 곳이다.
사실 시총이 하락한 계열사의 숫자가 네 개로 더 많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시총이 지난해 말 대비 13.8% 하락, 1700억원여가 빠졌음에도 그룹의 전체 시총은 오히려 올랐다. 코오롱글로벌·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주가 역시 상승하기는 했지만 그룹의 시총 증가세를 이끈 계열사는 단연 코오롱티슈진이다.
지난해 연말 6558억원이었던 코오롱티슈진의 시총은 올 상반기 말 1조990억원으로 6개월간 총 67.6% 치솟았다. 시총이 약 4500억원 올랐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다른 계열사들의 시총 하락분을 상쇄하고도 남는 규모였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2400억원여의 그룹 시총 증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코오롱티슈진의 주가 상승 배경은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다. 과거 '인보사'라는 이름으로 불린 치료제다. 이웅열 명예회장이 1996년 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뒤 투자처를 찾던 중 개발을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인보사는 과거에도 코오롱그룹의 주가 오름세를 견인한 일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3상 임상시험 허가, 국내 상업화 임박 등의 소식이 전해진 2015년 ㈜코오롱의 주가는 1조원을 넘겼다. 당시 코오롱티슈진은 비상장사였다. 현재 ㈜코오롱의 주가가 2000억원 남짓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인보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굉장히 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2019년 미국에서 임상 3상 중이던 인보사의 성분이 연골 세포가 아닌 신장 세포로 밝혀지며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받았다. 여기에 횡령·배임 혐의를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이때만 해도 코오롱티슈진은 그룹 시총의 상승이 아닌 하락의 주범이었다. 2019년 5월 정지됐던 주식 매매거래는 3년 5개월만인 2022년 10월 재개됐다.
코오롱티슈진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에 진입한 것은 올 상반기다. 미국 FDA 임상 3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지난 5월 지주사인 ㈜코오롱이 코오롱티슈진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478억원을 지원하며 부채질했다.
이같은 상황에 올 상반기 동안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67.6% 올랐고, 이같은 추세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TG-C의 임상 3상 투약을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7일 오후 현재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1조4163억원이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주가 상승률이 116%에 달한다. 그룹내 시총 2위인 코오롱인더와의 시총 차이는 약 3500억원으로 벌어졌다.
◇코오롱인더 '뒤집기', 당분간 어려울 듯
당분간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그룹내 시총 순위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추세적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가는 2021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가는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구간에 속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아라미드 등 사업이 전방 시장의 수요 위축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차전지·수소 등 신사업에 대한 로드맵이 구체화되지 않고 있어 주가 상승 모멘텀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산업자재 부문의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기대를 걸 수 있는 소식이다. 타이어 업황 호조와 5세대 이동통신(5G) 광케이블 시장 확대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수익성이 회복될 수 있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자본적지출(CAPEX) 등 지출을 제어해 현금흐름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기반으로 재무구조 개선 혹은 주주환원, 신성장동력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이같은 흐름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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