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자전문 VC 줌인]미시간벤처, 공연·콘텐츠로 투자 스펙트럼 '확장'③리스크 큰 뮤지컬·페스티벌서도 성과…7배 멀티플 잭팟 '래디쉬', 스타트업 투자 확대
유정화 기자공개 2024-08-02 06:26:06
[편집자주]
문화콘텐츠 투자로는 큰 돈을 벌기 어렵다는게 VC업계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지난 23년 간 미시간벤처캐피탈의 뚝심은 빛났다. 문화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오면서 영화와 공연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이바지했다. 메인투자자로 나서 영화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천만 영화도 여러편 배출했다. 글로벌 페스티벌의 국내 유치를 주도하는 등의 족적도 남겼다. 올해는 한 발 더 나아간다. 문화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메타버스 펀드를 시작으로 3년 내 AUM 5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의 성장 히스토리와 투자 전략, 청사진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1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로 설립 23년차를 맞이한 미시간벤처캐피탈은 영화에 편중돼 있던 기존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 스펙트럼을 지속적으로 넓혀온 하우스다. 공연, 뮤지컬, 애니메이션, 콘텐츠 기업까지 다방면으로 투자하며 전문성을 쌓아왔다.특히 2010년대 초 벤처캐피탈 투자 불모지였던 공연예술 부문에 투자해 성과를 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음악 축제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을 2012년 최초로 국내에 유치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뮤지컬 부문에서도 최근 해외 유명 지적재산권(IP)를 확보해 국내에 선보이는 식으로 안정적인 회수 성과를 거뒀다.
미시간벤처는 문화콘텐츠 기업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이미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에 투자해 잭팟을 터뜨린 경험도 있다. 최근 모태펀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돼 2002년 설립 이래 최대 규모 500억원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고 있는 만큼 콘텐츠를 중심으로 기업 투자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뮤지컬, 축제 '돈 되는 IP' 발굴해 국내 도입
흔히 VC 투자처로서 공연예술은 인기가 높지 않다. 투자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 상방이 높지 않고, 외부 요인이 흥행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뮤지컬이 상연되는 장소나, 배우별 팬덤의 크기도 뮤지컬 흥행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미시간벤처는 공연예술 분야 투자를 할 때, 콘텐츠 제작관련 지표 외에 외부 지표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행사 진행 기간 △좌석수 △IP 매력도 등을 함께 살핀다. 특히 IP 매력도는 N차 관람을 유도할 수 있는 지표로 보고 공을 들여 심사하는 항목이다.
미시간벤처는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을 기점으로 공연업계, 특히 뮤지컬 분야에 대한 관객들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대중성이 이미 검증된 해외 뮤지컬 판권을 확보해 뮤지컬 프로젝트에 잇따라 투자했다.
미시간벤처는 지난 2022~2023년 '미세스다웃파이어', ‘테레즈라캥’, ‘종의기원', ‘메리샐리', '아가사' 등에 투자해 모든 뮤지컬 프로젝트에서 수익을 냈다. 투자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회수에 성공했는데, 내부수익률(IRR)은 3.6%에서 24.4%까지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페스티벌 문화에도 한 획을 그었다. 미시간벤처는 글로벌 EDM 축제인 UMF의 국내 유치를 주도했다. 메인투자자로 참여해 라이선스 도입 단계부터 출연자 섭외, 기획관리 등에 참여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UMF는 한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와 칠레, 크로아티아, 스페인, 일본,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음악축제다.
결과도 좋았다. 해당 축제가 국내 관객뿐 아니라 해외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면서 미시간벤처는 꾸준한 수익을 거뒀다. 미시간벤처캐피탈 한 관계자는 "최근 해당 공연의 국내 및 아시아 시장의 공연 IP를 가진 기업 대상 지분투자로 전환해 의미있는 투자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기업 포스크리에이티브·로커스 회수 기대감
과거 미시간벤처는 영화나 공연 등 프로젝트 투자를 주로 진행했다. 최근 들어선 스타트업 투자 비중을 높이면서 현재는 운용자산(AUM)의 절반 가량이 지분 투자로 구성돼 있다. 콘텐츠 투자 강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타트업 지분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콘텐츠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해 대박을 낸 경험도 있다. 미시간벤처는 앞서 288억원 규모 'KT-미시간글로벌콘텐츠펀드'를 통해 북미 기반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에 2018년에 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3년 만인 2021년 약 1400만달러로 회수했다. 멀티플 성과는 7배다. 달러화 강세 효과까지 반영해 수익이 더욱 커졌다.
이외에도 콘텐츠 기업 가운데 회수 성과에 기대를 모으는 포트폴리오도 있다. 먼저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는 올해 코스닥시장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기업은 봉준호, 박찬욱 감독의 VFX 파트너로도 유명하다. 올드보이, 괴물, 설국열차 등 약 200여편 영화에서 CG, VFX를 담당했다. 미시간벤처는 '미시간팬아시아콘텐츠투자조합'을 통해 10억원을 투자했다.
미시간벤처는 같은 펀드를 통해 버추얼 휴먼 개발사이자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로커스에도 5억원을 투자했다. 로커스는 '레드슈즈', '유미의 세포들', '스즈메의 문단속' 공동 투자, 배급으로 알려진 회사다. 지난해 말 24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한 뒤 IPO 채비에 나섰다.
이외에도 미시간벤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A2Z엔터테인먼트' △광고·영화 제작 '써티세븐스디그리' △미디어아트 전문 '버스데이' △BGM팩토리 운영사 '리틀송뮤직' 등 콘텐츠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해왔다.
미시간벤처는 최근 500억원 규모 펀드레이징에 나서며 투자 재원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500억원은 미시간벤처가 설립하고 만든 펀드 중 가장 큰 규모의 펀드다. 이전 가장 큰 규모는 350억원 규모 '미시간팬아시아콘텐츠투자조합'이었다.
회사는 모태펀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계정 수시 출자사업 메타버스 분야 GP로 선정돼, 펀드 결성 발판을 마련했다. 주목적 투자 대상은 메타버스 서비스를 구현하는 주요 기반기술 관련 중소·벤처기업이다. 문화콘텐츠 산업과 맞물려 있는 투자 섹터가 많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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