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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엑스게이트, 정점에 선 김홍국 대표 '약화된 지배력'②특수관계인 지분 52%→26%…외국계 지분이 안전판? '엑시트 우려'

이상원 기자공개 2024-08-06 07:46:58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엑스게이트는 2015년 회사 설립 15년 만에 가비아에 인수됐다. 네트워크 보안 전문기업을 자회사로 편입해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단순 도메인·호스팅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인터넷 비즈니스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던 김홍국 가비아 최대주주의 전략적 판단이었다.

인수 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났다. 가비아는 보안을 강화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해줬다. 엑스게이트는 모기업과 빠르게 성장해나갔다. 하지만 반대로 지배구조는 '불안정한' 상황이 됐다. 가비아를 향한 김 대표의 지분이 지속해 줄어든 탓이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과반을 넘겼던 지분율도 어느덧 20%대로 떨어졌다.

◇가비아, '도메인·호스팅' 기업 이미지 탈피…클라우드·보안 시너지

1999년 설립된 가비아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부가사업 분야인 도메인 등록으로 시작됐다. 회사 설립 초기 사업은 홈페이지 구축이나 호스팅 등 부가 서비스에 한정됐다. 그러다 이듬해 미국 '엑슨모빌닷컴' 도메인 스쿼팅 사건이 발생했다. 엑슨과 모빌의 합병으로 '엑슨모빌'이 탄생했지만 해당 도메인이 한국인에 의해 선점된 것이다. 엑슨모빌이 거액을 들여 이를 인수하자 도메인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가비아는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이를 통해 2005년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었다. 상장 후 가비아는 기존의 도메인·호스팅 사업을 넘어 새로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현재는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보안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2007년 국내 최대 익스체인지 포인트 제공기업(IXP) KINX를 인수한 데 이어 2015년에는 엑스게이트를 인수하며 사세를 키워왔다. 이외에도 현재 △가비아씨엔에스 △놀멍쉬멍 △에스피소프트 △어퍼코리아 등 총 6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IT 기업으로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가비아는 엑스게이트 인수에 앞서 자체적으로도 보안조직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클라우드 확산에 따른 강력한 보안 요구가 잇따르면서 사업 구조의 개선이 필요했다. 국내 IT 업계는 공공기관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문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보안인증을 받아야만 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가비아 자체로는 이런 과정이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가비아는 당시 KINX와 함께 엑스케이트 지분 54.1%를 인수했다. 엑스게이트 창업주 주갑수 대표로부터 지분을 취득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당시 가비아는 49억원에 지분 40%를 취득하고 나머지 14.1%는 KINX가 확보해 이사회 의사결정에 과반을 넘길 수 있게 됐다.


◇연이은 증자에 줄어든 주식수, 안정권에 '미달'…외국계 지분 최소 20%

엑스게이트를 지배하는 가비아그룹 정점에는 창업주 김홍국 대표가 있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다. 1997년 솔루션 개발기업 TCP를 설립한 후 1999년 가비아를 창업해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시켰다. 자신이 보유한 가비 지분을 통해 모든 자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가비아와 KINX가 보유한 지분을 감안하면 엑스게이트에 대한 지배력은 공고하다. 하지만 가비아에 대한 김 대표의 지분이 꾸준히 감소하며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공모 직후 김 대표가 보유한 가비아 주식 수는 78만9600주로 지분율 27.09%에 달했다. 창업 멤버이자 부인 서은경 씨 등 특수관계인까지 더하면 지분은 51.97%에 달해 과반을 넘겼다.

하지만 이후 가비아는 수차례에 걸쳐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 발행으로 주식 총수는 291만5000주에서 1353만5684주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도 늘어났지만 장내매도를 통해 지분을 처분했고 일부 주주와의 특수관계가 해소되며 김 대표의 지배력은 줄어만 갔다.

특히 2012년 주가가 급등하는 사이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매도를 하는 행보를 보였다. 투자자들로부터 질타가 쏟아진 일이다. 당시 주가가 상승하자 6600원에 60만주를 매도하고 이튿날 신주인수권(워런트) 인수로 60만주를 신규 취득했다. 앞서 주식 처분 금액의 3분의 1 수준에 재취득한 것이다. 이후에도 김 대표는 5만주를 추가로 장내매도 하는 등 지분 감소는 이어졌다.

1분기 말 기준 김 대표의 보유 주식수는 247만7042로 지분율은 18.3%에 그친다. 여기에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더해도 25.9% 수준이다. 통상 재계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안정권은 지분율 30% 이상이다. 이를 넘지 못할 경우 경영권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여겨진다.

외국계 지분이 변수로 꼽힌다. 피델리티와 미리캐피탈은 각각 10%씩 보유하고 있다. 10년 넘은 장기 투자자인 만큼 당장은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지역 포트폴리오에 맞춰 가비아 주식을 펀드에 담은 것에 불과하다. 엑시트를 결정하면 20%에 달하는 주식이 시장에 풀리게 된다. 적대적 M&A 부담도 그만큼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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