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오너 3세, 3년만에 지분 매입…주가 하락 활용 8일 연속 장내 매수…1억여원으로 0.06% 주식 추가 확보
김형석 기자공개 2024-08-07 09:20:2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양약품 오너 3세인 정유석 사장이 3년 만에 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대표이사직에 오른 만큼 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주가가 하락하며 적은 비용으로 지분을 대거 매입할 수 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8일 연속 장내 매수…2021년 11월 이후 2년여만
5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석 사장은 7월 24일부터 8일 연속으로 장내에서 지분을 인수했다. 정 사장이 매입한 주식은 총 1만2000주다.
정 사장은 24일 1500주를 2011만원에 매입한 이후 8월 2일까지 매 영업일 1500주를 인수했다. 그가 8차례 지분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1억6465만원이다. 이번 지분 인수로 정 사장의 지분율은 4.08%에서 4.14%로 상승했다.
그가 지분 인수에 나선 것은 2021년 11월 15일 이후 2년 8개월여 만이다. 그는 2021년 한 해에만 34차례에 걸쳐 3만366주를 인수했다. 다만 이후 올해 7월 중순까지 단 한차례도 주식 인수에 나서지 않았다.
일각에선 그가 지난해 대표직에 오른 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부친 정도언 회장과의 지분율 격차가 큰 만큼, 경영에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지분 인수라는 분석이다.
1976년생인 그는 창업자인 정형식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정도언 회장의 장남이다.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일양약품 마케팅담당 과장으로 입사했다. 일찌감치 후계자로 지목된 그는 2011년 5월 상무이사로 승진하며 이사회 멤버로 올라섰다. 이후 재경·해외업무 등을 맡아 2014년 전무, 2018년 부사장에 올랐다.
부친인 정 회장은 2013년 3월 대표직과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했다. 2019년 10월 이후 회장직에는 복귀했지만 미등기이사로 남아있어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오너가 인물은 정 사장이 유일하다.
2023년 4월엔 사장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부친이 대표직에서 내려온 지 10년 만이다. 현재는 전문 경영인인 김동연 부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부친에 이어 대표직에 오른 그이지만 지분 상속 문제는 마무리되지 못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정 사장의 지분율은 4.08%에 불과하다. 부친의 지분율인 21.84%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최소 부친의 지분 10% 이상을 증여받아야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친인 정도언 회장이 미등기이사정 사장은 오너일가에서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인 부친과의 지분 격차는 큰 상황"이라며 "주가가 저점인 현재가 지분율을 높일 수 있는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가 저점에 매입…3년 전 절반 가격에 지분 확보
정 사장이 지분 인수 시점을 7월로 잡은 데에는 주가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적은 자금으로 지분율을 올릴 수 있어서다.
지난해까지 2~3만원 선을 유지하던 일양약품 주가는 올해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7월5일에는 장중 한때 1만2300원까지 하락하며 10년 내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
실제 정 사장이 8차례에 걸쳐 지분을 인수할 당시 주당 평균가액은 1만3000원대다. 2021년 지분 인수 당시 주당 인수가액이 3만원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하다. 결국 그는 3년 전의 절반 가격으로 주식을 인수할 수 있었던 셈이다.
3년 전과 비교해 투입한 자금도 큰 격차를 보인다. 정 사장이 3년 전 1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해 3만366주(지분율 0.1%)를 확보했다면 올해는 2억원이 채 안되는 돈으로 1만2000주(지분율 0.06%)를 확보했다.
이는 3년 전 정 사장이 지분 인수에 나섰던 시점과도 유사하다. 당시 정 사장이 주가 매입에 나선 때는 2021년 3월 12일부터다. 일양약품은 8일 전인 3월 4일 자사 신약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의 효능 입증에 실패했다고 공시했다. 한때 10만원 선을 넘었던 주가는 3만원 초반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일양약품이 R&D 결과를 왜곡 발표하며 주가 변동성을 부추겼다며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일양약품 측은 주주의 지분 매입 상황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주주의 지분매입 소식을 나중에 알게 됐다"면서도 "주가 하락한 시점에 오너 일가가 주가 회복을 위해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주가하락에 따라 비교적 손쉽게 지분율을 올릴 수 있었던 부분도 일부분은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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