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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주성엔지니어링]오너 2세 멘토, '롤모델' ASML 출신 낙점황철주 회장 아들 은석·전문경영인 이우경 공동대표 체제, 안정적 승계 초점

김도현 기자공개 2024-08-16 07:29:01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8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지주사 체제 출범 계획이 구체화했다. 인적 및 물적분할을 통해 주성홀딩스, 주성엔지니어링, 주성룩스 등 3개사로 나뉘게 된다. 창립 31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이다.

그동안 주성엔지니어링을 일궈온 황철주 회장은 주성홀딩스를 맡아 그룹 전반을 통솔할 예정이다. 반도체 장비를 담당할 주성엔지니어링은 황 회장 아들 황은석 미래전략사업부 총괄 사장이 이끌게 됐다. 2세 경영의 본격화하다.

다만 황 사장이 핵심 사업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공동대표를 두기로 했다. 이우경 전 ASML코리아 대표를 영입했다. ASML은 주성엔지어링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기업이다. 경영 승계 과정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37년 전문가 영입, 주성엔지니어링 반등 이뤄낼까

올 5월 주성엔지니어링은 분할 소식을 전하면서 황 사장의 등판을 공식화했다. 황 회장이 반도체 설비 사업에서 손을 떼고 아들에게 주력 제품군을 맡기게 되는 순간이었다.

황 사장은 1986년생으로 젊은 최고경영자(CEO)로 활약하기 충분한 나이다. 서울대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따고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는 등 관련 전문지식도 갖추고 있다.

이우경 전 ASML코리아 대표

그럼에도 황 회장은 단독으로 일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는 앞서 6월 기자와 만나 "반도체 쪽은 공동 CEO를 염두에 두고 있다. 아들의 경험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했다. 내부 승진이 될 수도 있고 외부 영입이 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6일 주성엔지니어링은 황 사장을 보좌할 인사를 공개했다. 이우경 전 ASML코리아 대표(사진)다.

1964년생 이 전 대표는 인하대 응용물리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노벨러스코리아(현 램리서치코리아), ASML코리아 등을 거친 인물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만 37년을 몸담을 정도로 잔뼈가 굵다.

특히 2009년 ASML코리아 합류한 이래 국내 반도체 업계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도 있다. 본사를 네덜란드에 둔 ASML은 최신 노광 방식인 극자외선(EUV) 기술을 독점하는 기업이다.

이 전 대표는 2010년대 EUV 장비 샘플을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2019년 양산라인에 투입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삼성전자 고객담당 총괄 임원(부사장)을 거쳐 202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약 4년간 ASML코리아 대표로 재임한 바 있다.

화려한 경력 외에도 황 회장과 같은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출신이라는 점도 영입 배경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주성엔지니어링의 메인 고객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이 전 대표를 전격 투입하는 건 표면적으로는 반도체 사업 부흥 차원으로 읽힌다. 재작년 하반기와 작년 반도체 불황으로 SK하이닉스 등 투자가 급감하면서 주성엔지니어링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올해부터는 반도체 시장이 살아났고 중국 고객 중심으로 장비계약이 재개됐다. SK하이닉스 역시 D램 투자에 나서면서 주성엔지니어링도 분주해지는 시점이다. 원자층증착(ALD), 시공간분할(TSD) 등 원천 기술 기반으로 반도체 장비 라인업도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숱한 과제를 황 사장이 혼자 짊어지기에는 쉽지 않다. 이 전 대표는 EUV라는 신장비를 안착시킨 성과를 바탕으로 사세 확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받는다.

실질적으로는 황 사장 지원에 초점을 맞춰진다. 황 회장이 수차례 황 사장의 '경험치'를 언급한 만큼 이 전 대표가 사실상 멘토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황 회장에서 황 사장으로 이어지는 승계 작업의 안정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2020년대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EUV 장비를 다루는 ASML코리아 수장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협력해왔다. 시스템반도체에만 적용되는 EUV 기술이 메모리까지 전파된 데는 이 전 대표도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주성엔지니어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분할까지 절차도 남았고 내정자인 만큼 추후 변동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태양광·디스플레이 장비사, 사명 및 내정자 변경

물적분할되면서 주성홀딩스 자회사가 된 주성에스디(가칭)는 이번에 주성룩스라는 새 사명을 갖게 됐다. 주성룩스는 태양광 및 디스플레이 장비사업을 영위한다.

이름 외에도 사령탑 내정자에 변화가 생겼다. 당초 이용현 주성엔지니어링 솔라개발실장이 대표로 맡기로 했다. 그는 디스플레이사업부 내 디스플레이 개발본부 그룹장 등을 역임하면서 두 분야 전문성을 쌓아왔다.

그러다 분할을 앞두고 유진혁 주성엔지니어링 반도체 개발실장이 대표 내정자로 변경됐다. 유 실장은 주성엔지니어링에서 SK하이닉스 영업그룹장, 반도체 개발본부장, 반도체 개발실장 등을 거쳤다. 유 실장은 주성룩스 사내이사로 근무할 예정이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태양광과 디스플레이 부문이 부진한 점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실장은 대표로 올라서지는 않으나 당분간 기존 역할을 이어간다. 향후 행보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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