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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스마트폰 시대]'상장 5년' 라닉스, 적자 지속·부채 확대 '지배력에 악영향'③R&D 비용 여파, 주가도 하락…최대주주 지분 '27%' 남짓 부담

김도현 기자공개 2024-09-04 07:40:22

[편집자주]

전기차, 자율주행 시장이 확산하면서 전동화를 위한 부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중 핵심이 차량용 반도체로 꼽힌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전례 없는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완성차업계가 공급망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외산업체 독무대였다면 대기업부터 중견 및 중소기업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생태계 확장에 한창인 국내 차량용 반도체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 라닉스는 수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 전후 반도체 호황기를 맞이했을 때도 그랬다. 주가도 2021년 초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장기간 부진하긴 했지만 마냥 부정적인 건 아니다. 라닉스가 진입하려는 전방 분야 특성상 연구개발(R&D)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됐다. 흑자를 달성하지 못한 배경은 연구개발비용을 그만큼 많이 썼기 때문이다. R&D 비용 투입 결실이 언제쯤 실적으로 나타날 것이냐가 관건이다.

◇늘어나는 매출 '희망', 흑자전환 언제쯤

라닉스는 2019년 9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무대에 데뷔했다. 상장한 지 5년이 흘렀는데 공교롭게도 상장 이후 매년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마지막 흑자는 2018년이다.

최승욱 라닉스 대표는 "기업공개(IPO) 이래로 계속 적자에 그치고 있는데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자금이 들어가면서 영업이익을 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라닉스는 차량사물통신(V2X), 보안 관련 칩을 설계 중인데 각각 14년, 10년 넘는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진다. 기술 난도 자체가 높은 데다 까다로운 검증 절차가 수반되는 영향이다.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이는 라닉스의 연간 R&D 비용에서도 나타난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21억8000만원, 29억8000만원으로 매출에서 20~30% 수준을 차지했다. 해당 비중도 동종업계 대비 높은 편인데 상장 다음 해인 2020년부터는 40%대로 치솟았다.

금액으로는 △2020년 39억5000만원 △2021년 41억8000만원 △2022년 45억6000만원 △2023년 48억9000만원 순이다. 번 돈의 절반 가량을 R&D에 사용한 셈이다. 2020~2023년 영업손실이 16억원, 22억원, 18억원, 30억원임을 고려하면 R&D 비용을 빼면 흑자전환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적자 기조가 계속되면서 라닉스의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부채비율이 2023년 3분기 148.05%에서 2023년 4분기 174.92%, 2024년 1분기 213.29%, 2024년 2분기 261.25%까지 치솟았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경우 2022년 말 17억4000억원에서 2023년 말 13억3000만원, 2024년 상반기 말 3억2000만원으로 감소세다.

문제는 올해 실적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매출 증대를 이뤄내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나갔다면 올 상반기(약 39억원)는 전년 동기(약 66억원) 대비 매출이 대폭 축소했다. 가장 큰 부분은 차지하는 오토모티브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매출이 급감한 탓이다.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현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에는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은 반도체가 탑재되는데 글로벌 경기침체, 화재 이슈 등으로 전기차 확산 속도가 급감하면서 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태다.

라닉스도 해당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의료기기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라닉스는 스마트 헬스케어 부문의 매출이 본격화하는 내년 또는 내후년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이 시기에 V2X칩, 보안칩 등도 출격할 예정이다.

*라닉스 5년 주가 추이 / *출처 : 네이버증권

◇사상 '최저점' 수준 주가, 반등 요원

실적과 재무 등 펀더멘털의 손상이 라닉스 주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상장 이후 주가가 지지부진하다가 2021년 초 1만845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기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간중간 반등의 기운이 있긴 했으나 결국에는 내림세로 이어졌다. 올 3월에는 3370원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올 6~7월 5000원대로 회복하기도 했으나 8월 들어 다시 3000원대로 떨어졌다. 2일 오후 기준으로 37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라닉스 주가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사업 성과 시점이 주가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 대표는 "반도체 쪽은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데 헬스케어 쪽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또한 반도체는 아웃풋이 나오는데 5~10년 걸리지만 헬스케어는 비교적 짧다. 헬스케어 성과가 이른 시일 내 가시화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주가가 크게 약세를 보이다 보니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부담이 다소 생긴 모양새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최 대표의 지배력이 견고하지 않은 가운데 주가마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 보유 지분은 올 상반기 말 기준 24.37%다. 경영진으로서 자사주를 갖고 있는 특수관계인 주식을 모두 합해도 지분율이 27.1% 남짓이다. 71.68%에 달하는 지분을 소액주주들이 들고 있다.

특수관계자 포함 최 대표 측 지분을 가지고는 정관변경이나 이사해임 등 특별결의 요건(출석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충족할 수 없다. 일반결의는 문제가 없다고 해도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지배력을 최대주주가 확보하지 못한 경우 통상 적대적 M&A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로 통한다.

이런 가운데 최 대표는 아직 경영을 한창 이어갈만한 나이의 CEO다. 1962년생으로 성균관대에서 물리학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밟았고 동일교역 연구원, 서두로직 책임연구원, 실리코니어 연구소장, 서두인칩 연구실장 등을 거쳤다. 2003년 라닉스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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